고려아연 vs 영풍·MBK 법적공방 치열… 법원, 누구 편 설까

경영권 분쟁 논란 지속… 자기주식 취득 금지 가처분 인용 여부 발표 전망

MBK·영풍측이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 '고려아연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 결과가 2일 나올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설명 중인 강성두(왼쪽) 영풍 사장. /사진=뉴스1

경영권 분쟁 논란이 불거진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이 분수령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번 결과에 따라 고려아연의 경영권 방어 전략 윤곽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법원은 이날 MBK·영풍 측이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취득을 금지한 가처분 인용 여부를 발표할 전망이다.

MBK는 앞서 공개 매수를 시작하면서 법원에 고려아연과 그 계열사가 자사주를 사는 것을 막아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냈다. 자본시장법은 공개 매수 기간에 주가조작 가능성 등을 막기 위해 공개 매수자와 매수자의 특별 관계자가 공개 매수가 아닌 방법으로 지분을 늘리는 것을 금지한다.

법원이 기각을 결정한다면 고려아연 입장에서는 곧바로 자사주 매입에 나설 수 있다. 자본시장에선 고려아연의 동원 가능 자금이 2조원을 넘겼을 것으로 예상한다. 고려아연은 현재 8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4000억원대 CP(기업어음)를 발행하기도 했다.

법원이 영풍·MBK 측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다면 고려아연의 경영권 방어 수단 가운데 하나인 자사주 매입은 불가능해진다. 이 경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공개매수만으로 경영권을 지켜야 한다.

고려아연은 가처분 신청이 기각돼 자사주 취득이 가능해지면 이후 이를 전량 소각하겠다는 방침이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인정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기존의 최대 주주의 지배력이 커지는 효과가 있으며 우호적인 기업과의 주식 교환을 통한 우호지분 확보도 가능해진다.

최유빈 기자 langsam4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