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성남시장 선거기간 이재명 측에 4억 전달"

전형민, 안정훈 2022. 11. 21.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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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로전 가세한 남욱
석방후 첫 재판서 작심 진술
"李측 지분 김만배보다 많아"
"李 설득하려면 김태년 필요
보좌관 통해 2억 전달 들어"
24일 석방 김만배 입도 주목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는 21일 0시 구속기간 만료로 풀려난 후 재판에 출석하기까지 기자들 질문에 일절 대꾸하지 않았다. 하지만 증인으로 출석한 재판정에서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남 변호사는 재판정에서 2014년 이재명 대표의 성남시장 재선 자금 목적으로 최소 4억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는 등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우선 남 변호사는 2014년 4월부터 9월까지 분양대행사 대표 이기성 씨에게 22억5000만원을 빌린 다음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를 거쳐 최소 4억원을 이 시장 측에 건넸다고 진술했다. 이 중 12억5000만원가량은 김씨에게 전달했는데, 용처에 대해서는 "유동규 전 본부장을 통해 '형들'에게 지급한 선거자금, 강한구·최윤길 성남시의회 의원 등이 이재명 시장 재선에 쓴 자금, 이재명 시장 투표에 활용하기 위해 종교단체에 지급한 자금 등"이라고 설명했다.

대장동 민간사업자 중 유일하게 공개되지 않은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와 관련해 남 변호사는 "2015년 1월부터는 천화동인 1호 지분이 이재명 시장 측 지분이라는 것을 김만배 피고인에게 들어서 알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김씨가 428억원을 최종적으로 주려고 한다고 알려줬고 이 내용을 강남의 술집에서 유 전 본부장을 만나 종이에 써서 '428억원을 준답니다'라고 설명한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그간 대장동 일당은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가 김씨라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최근 진술을 잇달아 번복해 이 대표 측의 숨은 몫이 있다고 '폭로'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남 변호사는 자신이 언급한 '이재명 시장 측'이 정확히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이와 관련한) 일련의 일부 내용을 조사 당시 사실대로 말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그 이유에 관해 "당시에는 선거도 있었고 겁도 났고 입국하자마자 체포돼 조사받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진술했다.

유 전 본부장과 정민용 변호사가 함께 설립한 다시마 비료업체 '유원홀딩스'와 관련해서는 "유 전 본부장이 2020년 8월 '이재명 시장이 대통령이 되면 대북지원사업으로 자기가 추천해줄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막대한 이익이 생길 것'이라고 얘기했고 거기에 혹해 투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2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남욱 변호사가 대장동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또 남 변호사는 이날 재판에서 '김만배 씨에게 2억원을 건넸으며 이 돈은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전달됐을 것'이라는 증언도 했다. 김씨에게 돈을 전달한 이유를 묻는 검찰 신문에 "공영개발을 주장하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을 설득할 방법 중 하나로 김 의원을 설득하면 된다고 해 김 의원 보좌관에게 2억원을 전달하자는 얘기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도 그 부분에 동의해서 배 모 기자(천화동인 7호 소유주)에게 2억원을 빌려 김씨에게 건넨 사실이 있다"면서도 "(돈이 실제로 김 의원 측에 전달됐는지) 확인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김 의원 측은 이러한 의혹에 지난 2월 "명백한 허위사실이며 악의적인 정치공작"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한 바 있다. 아울러 남 변호사는 2013년 유동규 전 본부장에게 전달한 3억5200만원에 대해서도 "(유 전 본부장이) 본인이 쓸 돈이 아니고 높은 분들에게 드려야 하는 돈이라고 얘기했다"고 증언했다. '높은 분들'로는 현재 구속 수감 중인 정진상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목했다. 남 변호사는 3억5200만원 중 9000만원을 2013년 4월 한 일식집에서 건넸다고 했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유 전 본부장이) 받자마자 바로 다른 방으로 가서 9000만원을 누군가에게 전달하고 왔다"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이 돈이 든 쇼핑백을 가지고 나갔고 돌아올 때는 쇼핑백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조달자금은 정영학 회계사와 정재창 씨 등이 나눠 모았으며 유 전 본부장과 가장 친밀한 자신이 '자금 운반책'을 나눠 맡았다고 했다.

한편 2009년 대장동 개발사업을 추진하던 초창기 때 민간업자에 불법 대출을 알선한 혐의로 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가 수사받던 상황을 묻는 검찰의 질문에 남 변호사는 "대검 중수부가 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하자 김씨가 수사팀에 '알고 있던 쪽'에 조씨의 선처를 바란다는 부탁을 직접 했다고 김씨에게 들었다"고 답했다.

[전형민 기자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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