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3명이 수조원 자산 처분... 고려아연 “배임” vs 영풍 “합법”

이인아 기자 2024. 10. 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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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을 노리는 영풍의 이사회 구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려아연의 최대주주인 영풍은 현재 사외이사 3명이 고려아연 지분 매각 등 중요한 결정을 내리고 있다.

고려아연 측은 영풍의 사외이사가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지 않고 수조원대에 달하는 고려아연 지분 매각을 결정하고 고려아연 경영권을 MBK에 주려는 것은 배임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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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을 노리는 영풍의 이사회 구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려아연의 최대주주인 영풍은 현재 사외이사 3명이 고려아연 지분 매각 등 중요한 결정을 내리고 있다. 영풍의 대표이사 2명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영풍그룹 창업주 고(故) 장병희 영풍그룹 명예회장의 아들인 장형진 영풍 고문은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는다.

고려아연 측은 영풍의 사외이사가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지 않고 수조원대에 달하는 고려아연 지분 매각을 결정하고 고려아연 경영권을 MBK에 주려는 것은 배임이라고 주장한다. 영풍 이사회가 영풍 주주에 손해가 되는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반면 영풍은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고 반박한다.

그래픽=손민균

고려아연 계열사이자 영풍의 주주이기도 한 영풍정밀은 지난 6일 영풍·MBK 연합에 대해 경영협력계약 이행을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영풍과 MBK 간 계약 자체를 정지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앞서 영풍정밀은 장형진 영풍 고문과 강성두 사장, 영풍 사외이사 3명,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을 배임 등의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고려아연 지분 매각 결정을 내린 영풍 이사회는 사외이사 세 명이 꾸려가고 있다. 이사회는 주주들의 위임을 받아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는 기관이다. 영풍 이사회는 총 5명으로 구성되는데, 박영민 대표이사, 배상윤 석포제련소장은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상태다. 현재 이사회를 이끄는 사외이사 3명은 박병욱 회계법인 청 대표이사, 박정옥 설원복지재단 이사, 최창원 국재개발협력컨설팅협회 부회장 등이다.

6월말 기준 영풍 전체 자산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고려아연 지분 매각과 같은 결정은 통상 사외이사 업무 범위에서 벗어난다. 사외이사는 대주주, 지배주주의 사적 이익 추구 행위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기능을 주로 하는데, 영풍에서는 대표이사가 구속된 상황에서 사외이사가 사모펀드에 주요 자산을 매각하는 모습이 됐다.

영풍은 수조원 규모인 고려아연 지분 매각을 주주총회를 열지 않고 이사회로 결정했다. 보통 영업의 전부, 중요한 일부를 양도할 때에는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야 한다. 영풍은 영업 양도가 아니라 단순 주식의 일부 양도 사항으로 해석해 주주총회 특별 결의를 거치지 않았다. 영풍 관계자는 “이사회는 상법 및 당사 정관에 따라 적법하게 소집됐다. 변호사도 참석했다”고 말했다.

장형진 고문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장 고문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어 중대재해법과 같은 법적 책임에서 자유롭지만, 언론 인터뷰에서 고려아연 지분 매각 전말을 밝힌 점을 고려하면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것으로 보인다.

영풍은 3명의 사외이사가 내린 결정이 더 공정하다고 밝혔다. 강성두 영풍 사장은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에서 “(이사회 과반인)사외이사 3명이 충분한 회의를 거쳐 합법적으로 결정했다. 오히려 사외이사가 이런 결정을 내리는 게 객관적이고 올바르다. 이사회에서 MBK를 데려와 장 고문을 설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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