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 김재관號 1년, 실적 후퇴에 ‘리딩뱅크’ 애물단지 전락

그룹 순익 기여도 7.9%→5.6% 급감…해외 적자·업계 순위 하락 등 위상 ‘흔들’
[사진=KB국민카드]

KB국민카드가 KB금융지주의 ‘리딩뱅크’ 수성 전략에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은행 의존도를 낮추고 비이자이익을 확대해 그룹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KB금융지주의 중장기 전략과 달리 핵심 비은행 계열사인 국민카드의 실적 기여도는 오히려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사들이 상품 차별화와 데이터 기반 리스크 관리로 존재감을 키우는 사이 국민카드는 수익성 둔화와 해외법인 부진이 겹치며 그룹 내 위상이 약화되고 있다.

지난해 KB국민카드의 당기순이익은 3302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8% 감소했다. 조달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비용 확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수익 감소, 카드론 규제 강화 등 업권 전반의 부담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카드 이용액과 회원 수가 급감한 것은 아니지만 수익성 지표는 크게 후퇴했다. 비용 절감과 건전성 관리로 방어에 나섰지만 성장 동력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KB국민카드의 실적 부진은 그룹 차원의 수익 기여도 하락으로 직결되고 있다. KB금융지주의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2024년 5조782억원에서 지난해 5조8430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KB국민카드의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4027억원에서 3302억원으로 무려 18%나 줄었다. 이에 따라 국민카드가 그룹 당기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약 7.9%에서 2025년 약 5.6%로 2%p 이상 하락했다. 그룹 전체 이익이 확대됐지만 카드 부문의 기여도는 오히려 축소된 셈이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비이자이익 비중을 높여 은행 중심 구조를 탈피하겠다는 전략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카드 사업은 가맹점 수수료, 결제 수익, 데이터 기반 부가 서비스 등 비이자이익의 핵심 축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국민카드의 이익 비중이 감소한 것은 그룹 차원의 수익 다변화 전략에 균열이 생겼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리딩뱅크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은행 외 계열사의 안정적 수익 창출이 필수인데 카드 부문이 기대만큼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경쟁사와의 대비도 뚜렷하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3503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하면서 국민카드를 제치고 카드업계 3위로 올라섰다. 삼성카드와 신한카드 역시 감소 폭은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했다. 반면 KB국민카드는 4대 카드사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순이익 감소를 기록하며 순위 경쟁에서도 밀렸다.

▲ 비용 통제와 건전성 관리에 초점을 맞춘 방어적 경영은 단기 리스크를 낮출 수 있지만 성장 전략 부재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사진은 김재관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 [사진=KB국민카드]

해외 사업 부진은 또 다른 부담이다. KB국민카드의 인도네시아 법인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2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폭을 확대했다. 인도네시아는 KB금융그룹이 글로벌 수익 비중 40% 확대를 목표로 전략적으로 공략하는 시장이다. 은행, 증권, 보험 등 주요 계열사가 진출해 종합 금융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는 가운데 카드 부문의 적자는 그룹 글로벌 전략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같은 시장에 진출한 경쟁 카드사들이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 역시 뼈아픈 대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김재관 KB국민카드 사장의 경영 리더십을 둘러싼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그룹 재무라인 출신으로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물이라는 평가 속에 지난해 초 대표이사에 올랐지만 취임 이후 실적은 뚜렷한 반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서다. 비용 통제와 건전성 관리에 초점을 맞춘 방어적 경영은 단기 리스크를 낮출 수 있지만 성장 전략 부재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카드는 연체율을 1% 미만으로 관리하고 대손비용 증가 폭을 억제하는 등 건전성 지표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 기반 심사 시스템 고도화로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내놓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수익성 방어’ 전략에 가깝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플랫폼 제휴, 데이터 사업, 해외 사업 확장 등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한 구체적 성과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그룹 내 카드 부문의 위상은 더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비은행부문 강화는 모든 금융지주사가 떠안고 있는 숙제인데, 특히 리빙뱅크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KB금융과 신한금융 입장에선 민감할 수 밖에 없다”며 “증시 호황에 힘입어 증권사가 선방하고 있지만 결국 리딩뱅크를 판가름할 곳은 보험사나 카드사 실적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어 “카드업계가 전반적인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곤 하지만 KB국민카드의 경우 경쟁사와의 순위경쟁에도 밀리고 있다는 점은 뼈아픈 대목이다”고 지적했다.

글=임현범 르데스크 기자

☞ 기사 속 Q&A
Q1. KB국민카드의 순이익이 KB금융지주 전체 당기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어떻게 변했나?
A. 2024년에는 약 7.9% 수준이었으나 2025년에는 약 5.6% 수준으로 하락했다. KB금융지주 내 카드 부문의 기여도가 축소됐음을 의미한다.

Q2. KB금융지주의 전략 방향과 KB국민카드 실적은 어떤 점에서 대비되나?
A. KB금융지주는 비이자이익 확대를 통해 리딩뱅크 지위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카드 부문 순이익 감소와 기여도 하락으로 KB국민카드의 영향력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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