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호 홈런 친 오타니 “미안합니다” 돌연 사과한 이유는

배준용 기자 2024. 4. 2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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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는 176호 홈런볼 회수 못하고 발 동동

“상대 팀 투수와 포수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지난 22일 미국 메이저리그 개인 통산 176호 홈런을 친 뒤 고개를 숙였다. 지난 22일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서 오타니가 친 176호 홈런은 메이저리그 일본인 선배인 마쓰이 히데키가 보유한 일본인 메이저리거 개인 통산 최다 홈런(175개)을 넘어선 역사적인 홈런이었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AP 연합뉴스

경기 후 오타니는 “지난 홈런 후 이번 홈런까지 시간이 좀 걸렸는데 (드디어 쳐서)안도감이 들고 행복하다”면서 이내 ‘상대 팀에 미안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왜일까. 오타니가 176호 홈런을 앞둔 상황에서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오타니가 타석에 설 때마다 진품 인증을 위해 상대 투수에게 특별한 각인이 새겨진 공을 쓰도록 했다. 따라서 이번 홈런이 나오기 전까지 오타니가 타석에 설 때마다 심판과 투수, 포수들은 ‘오타니 전용 공’으로 교체하는 번거로움을 겪었다.

일부 투수는 ‘공을 바꾸느라 투구 리듬이 깨진다’며 불평하기도 했다. 홈런 전까지 오타니도 이런 부분이 내내 맘에 걸렸던 것. 오타니는 “빠르게 홈런을 기록해 정상적인 경기가 되도록 하고 싶었다”며 홀가분한 마음을 표했다.

23일 미 현지 언론들은 “다저스가 오타니가 친 176호 홈런볼 회수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고 전했다. 일본 야구 전문 매체 ‘풀카운트’에 따르면, 오타니가 친 176호 홈런볼을 주운 행운의 주인공은 그날 다저스 홈구장에 처음 ‘직관’을 온 LA 주민 제이슨 파티노였다. 첫 직관에서 행운을 움켜쥔 파티노에게 다저스 구단은 176호 홈런볼 기증의 대가로 오타니의 사인 볼 기증 및 홈런볼을 박물관에 전시하는 조건을 내걸었다고 한다.

하지만 파티노는 성에 차지 않은 듯 다저스 구단의 요청을 단호하게 거부하고 “적절한 주인에게 팔겠다”며 홈런볼을 경매에 내놓을 뜻을 내비쳤다고 한다. 풀카운트는 “오타니 176호 홈런볼의 가치는 대략 1500만엔(약 1억3400만원)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미 현지 언론들은 “다저스가 오타니의 홈런볼로 앞서 벌어진 논란을 의식하는 듯 이번에는 섣불리 나서지 않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지난 4일 다저스 구단은 오타니가 다저스 소속으로 처음 친 홈런볼을 주운 관객으로부터 회수하려다 반(半)협박에 가까운 행태를 보여 언론의 지탄을 받았다. 당시 오타니의 다저스 1호 홈런볼을 주운 여성 관중이 “구단 직원들이 몰려와 남편과 나를 떼어놓고 어디론가 데려간 뒤 홈런볼을 오타니 사인 볼, 사인 배트와 교환하자면서 ‘교환을 거부하면 홈런볼의 진품 인증을 해주지 않을 수 있다’며 으름장을 놨다”고 했고, 이후 다저스 구단에 여론의 비판이 쏟아졌다.

결국 다저스로선 파티노에게 176호 홈런볼을 받기 위해 전보다 더 좋은 물질적 조건을 내놓는 수밖에 없어 보인다. 미 현지 한 매체는 “그래도 다저스가 지난 홈런볼 논란으로 교훈을 얻은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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