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 G] 동성제약, 주총 앞두고 ‘경영권 분수령’…지배구조 재편 시나리오

기업 지배구조(Governance)를 분석합니다.

경영권 분쟁 국면에 놓인 동성제약이 이달 12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지배구조 개편이 결정되는 최대 분수령을 맞는다. 이양구 동성제약 전 회장의 지분 14.12% 전량을 이어받으며 최대주주에 오른 마케팅 업체 브랜드리팩터링이 그의 조카인 나원균 대표를 상대로 사내이사 해임안 카드를 꺼내면서다.

이런 상황에서 이 전 회장과 브랜드리팩터링이 나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대표이사 및 이사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에 대한 항고를 서울고등법원이 기각했다. 나 대표는 법원이 지정한 법정관리인에도 속하는 만큼 기업회생기간 동안 실질적 경영권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나원균 대표 '경영권 키' 유지할 듯

3일 서울고등법원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동성제약 지분 전량을 인수한 브랜드리팩터링과 함께 조카인 나 대표를 상대로 직무집행정지 및 전환사채 발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이에 따라 이 전 회장 측이 이의 신청과 항고를 제기했지만, 지난 2일 항고 역시 기각됐다.

이 회장이 동성제약 경영권을 다시 노리며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나 대표 등 현 경영진의 해임안을 두고 표대결을 예고한 상황 속에서 이 같은 법원의 조치는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이 전 회장 측의 가처분 신청을 잇단 기각하면서 나 대표에게 실질적인 경영권이 인정되는 등 힘이 실렸다는 분석이다.

동성제약의 최대주주는 지난달 기준 이 회사의 지분 11.16% 보유한 브랜드리팩터링이다. 같은 기간 나 대표의 지분율은 2.88%에 불과하다. 경영권을 놓고 양측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나 대표의 사내이사 해임안을 핵심 안건으로 한 임시 주주총회를 앞둔 상황 속 그의 우호지분이 충분하다면 대표이사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

동성제약 관계자는 “주총을 앞두고 나 대표의 표를 다수 확보해 놓은 상태”라며 “최대주주인 브랜드리팩터링이 나 대표의 해임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미 주주들을 통해 상당한 의결권을 확보한 만큼 계획대로 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주총에서 나원균 대표가 해임되더라도, 법정관리인의 자격을 지닌 만큼 경영권의 ‘키’를 여전히 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원이 나 대표를 관리인으로 선임한 만큼 그는 단순한 사내이사를 넘어 법원 권한을 위임받은 회생관리인 지위에 속한다. 법원에서 해임을 받아들이지 않는 한 실질적 경영권은 유지된다. 이 전 회장이 나 대표의 법정관리 자격 박탈 소송 등을 제기했던 이유다.

아울러 나 대표가 의안 상정 금지 가처분을 통해 주주총회에서 해임안을 무력화할 수 있는 방안도 존재한다. 만약 법원이 가처분을 인용한다면 주총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법원에 신청된 가처분이 긴급성을 인정받으면 24시간 이내에 긴급 심리를 열고 가처분 결정을 내리는 경우도 많다.

향후 출자전환 시나리오 유력

이번 주총 결과와는 별개로 향후 나 대표는 기업회생 절차에서 주로 쓰이는 최대주주의 지분율을 낮추는 방안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법정관리인 자격을 보유한 나 대표가 출자전환을 시도하는 방안이다.

동성제약의 지난 7월 말 기준 시가총액은 약 259억원이다. 총 부채는 약 2500억원으로 알려졌다. 기업회생을 진행하는 기업들이 통상 출자전환 시 채권자가 전체 지분의 50%를 넘게 확보하는 것을 감안해 약 1250억원 규모의 채무가 출자전환될 경우, 기존 자본금 대비 약 5배 이상의 주식이 새롭게 발행된다. 채권단이 사실상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

여기에 무상감자까지 단행한다면 기존 주주의 지분율은 단순 희석을 넘어 극단적으로 축소된다. 특히 감자비율이 90% 이상일 경우, 기존 주주는 보유 주식 10주당 1주 수준으로 감소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채권단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을 염두에 둔 전략적 수순을 밟을 수 있다. 기존 최대주주의 영향력을 제한하고 회생계획 이행에 탄력을 주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된다.

주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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