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 공공택지 입찰 리포트] 금강주택, 오너2세 지분 소유 계열사 '택지낙찰' 쏠림
금강주택은 원희룡 전 장관이 언급한 대표적인 '벌떼입찰' 의혹을 받는 업체다. 원 전 장관은 지난해 6월 국토교통부 유튜브 채널에서 금강주택을 언급하며 펜테리움개발, 펜테리움건설 등의 자격 미달 페이퍼컴퍼니를 활용해 공공택지 입찰에 뛰어들었다며 수사 의뢰를 하겠다고 밝혔다.
금강주택의 공공택지 입찰 내역을 살펴보면 오너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금강주택 관계사들이 입찰에 참여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를 통해 받은 '2018년~2022년 추첨방식 공공택지 당첨 상위 10개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5년간 금강주택은 관계사를 활용해 총 7개 택지를 낙찰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체들이 취득한 택지 면적은 34만6584㎡다. 파주, 양주, 화성, 아산, 대구 등 지역에서 낙찰받은 택지를 활용해 주택 사업을 펼쳐왔다.
'오너2세' 지분 보유 계열사 낙찰 택지 6곳
금강주택은 오너일가가 보유한 관계사를 통해 주택사업을 펼쳐왔다. 이들 회사에 자금대여와 같은 재무적 지원도 제공했다. 금강주택이 관계사를 활용해 공공택지 입찰에 뛰어든 건 2010년대 초반이다.
금강주택은 2013년 처음으로 도급순위 10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 시기 관계사를 통해 취득한 부산 명지지구 공공택지에 아파트를 시공하면서 공공택지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된다.
이후 금강주택은 화성 동탄2신도시를 비롯한 경기 의정부시 민락2지구, 남양주 다산 지금지구, 군포 송정지구 등에서 공공택지를 취득해 주택 사업을 확대해 나갔다. 2013년 도급순위 99위였던 금강주택은 10년 만에 도급순위를 60계단 끌어 올려 2023년 기준 39위를 기록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금강주택 계열사 및 관계사가 낙찰받은 택지는 총 7곳이다. 당시 택지를 낙찰받은 회사는 원 전 장관이 언급한 펜테리움개발, 펜테리움건설 외에도 하이아트개발, 하이아트, 하이아트이앤씨 등 총 5개사였다.
이들 회사의 주주 현황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오너일가의 이름이 등장한다. 창업주 김충재 회장을 비롯한 2세 김태우 부회장, 김동우, 김태연 씨 등이 지분을 소유한 회사들을 통해 택지를 낙찰받았다.
금강주택의 100% 자회사인 펜테리움개발은 설립 당시엔 김 회장과 아들 김 부회장이 보유한 금강비스타가 최대주주였다. 금강주택이 2018년 금강비스타를 흡수합병하면서 금강주택의 자회사가 됐다.
펜테리움개발은 파주 운정 3지구 A32블록을 낙찰받았다. 해당 부지엔 금강주택이 시공을 맡은 'GTX운정역금강펜테리움센트럴파크' 아파트가 들어섰다.
화성 동탄2 A59, 아산 탕정 2-A13 택지를 낙찰받은 펜테리움건설은 금강주택이 80%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나머지 20%는 차남 김동우 씨와 장녀 김태연 씨가 각각 10%씩을 보유하고 있다.
양주 회천 A22를 취득한 하이아트개발과 화성 동탄2 A57-2 택지를 낙찰받은 하이아트이앤씨의 주주구성도 펜테리움건설과 완벽히 동일하다. 모두 금강주택이 80%, 김동우, 김태연씨가 10%씩 20%를 보유한 형태를 띄고 있다.
오산 세교2 A8 택지를 낙찰받은 하이아트는 김 회장과 김 부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금강비스타 합병, 외형 성장ㆍ승계 밑그림 '일거양득'
2018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금강주택은 시공을, 금강비스타는 시행을 담당했다. 금강비스타 자회사인 하이아트개발, 하이아트이앤씨, 펜테리움건설, 펜테리움개발 등은 택지 입찰에 참여하는 용도의 회사였다.
금강주택이 2014년 당시 수주한 화성 동탄 A64, A19, A46 블록의 시행 관계사는 펜테리움건설, 펜테리움이앤씨, 하이아트였다. 당시엔 금강주택과 지분 관계가 전혀 없는 관계사를 통해 택지 입찰에 나선 뒤 시공을 금강주택에 맡겨왔다.
택지를 양도하고 분양 수익 등을 올리며 자회사들의 외형이 커지자 이들 회사를 보유한 금강비스타 또한 빠르게 성장해 나갔다. 2004년 설립된 금강비스타는 당시 김충재 회장 40%, 김태우 부회장 40%, 김경섭 10% 최영배 10% 등 지분 구조였다. 2007년 이후 김충재 60%, 김태우 40%로 지분 구조가 변경된 뒤에는 합병 전까지 지분율 변동이 없었다.
금강비스타가 합병되기 전 2017년 연결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현재 금강주택의 계열사인 하이아트개발, 하이아트이앤씨, 펜테리움이앤씨, 펜테리움건설, 펜테리움개발 등을 모두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었다.
금강비스타의 2017년 연결 기준 자산총액은 8788억원이었다. 같은해 금강주택의 연결 기준 자산 총액은 5747억원에 달했다. 금강주택은 금강비스타를 흡수하면서 2018년 기준 자산총액 1조7438억원 규모로 거듭난다. 합병 이후 2022년말 기준 금강주택의 자산총액은 2조3625억원으로 증가한 상태다.
본체보다 더 큰 회사를 흡수해 성장한 것이다. 해당 합병으로 김충재 회장 100% 소유였던 금강주택의 주주 구성도 변경된다. 2018년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김 회장 76.98%, 김 부회장 23.02%로 승계를 위한 밑그림이 그려지게 된다.
향후 승계를 위해 활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관계사는 하이아트다. 하이아트는 김 회장과 김부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2022년말 기준 자본총계는 4357억원으로 금강비스타때와 마찬가지로 하이아트를 합병할 경우 김 부회장의 지분율이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하이아트는 2014년 화성 동탄신도시 택지를 낙찰받았으며, 이후 판교 대장신도시, 동탄 2신도시, 다산 진건지구 택지를 취득했다. 2019년에는 오산 세교2지구 택지를 낙찰 받기도 했다.
김진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