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2' 정해인도 궁금한 박선우? "소패 성향 다분...프로파일러 면담도 찾아봤죠" [mhn★인터뷰①]

장민수 기자 2024. 9. 1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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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2' 박선우 역 출연
"캐릭터 동기화 어려웠지만...새로운 도전 환영"
"심리학 책 보고 연구...눈동자 움직임까지 계산했죠"

(MHN스포츠 장민수 기자) 영화 '베테랑' 1편의 메인 캐릭터가 빌런 조태오(유아인)였다면, 이번 '베테랑2'는 박선우다. 조태오와는 결이 다르지만, 임팩트는 그에 못지않다. 배우 정해인의 선한 얼굴에서 나오는 은은한 섬뜩함이 돋보인다.

정해인의 데뷔는 2013년 AOA의 'MOYA' 뮤직비디오다. '베테랑' 1편의 개봉은 2015년. 이에 그는 "1편 개봉할 때 완전 신인이었다. 시사회 초청돼 볼 수 있는 정도도 아니었다. 극장에서 돈 주고 봤는데 너무 재밌었다"라며 "9년이 지나서 참여하게 되니까 처음엔 꿈인가 생시인가 싶었다"라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새로운 도전은 늘 환영이다. 설렘이 두려움보다 컸다. 그게 배우라는 직업이 갖는 재미이기도 하다"라며 기쁜 마음을 드러낸 정해인. 그러나 동시에 의문도 따랐다. "나한테 왜?"라는 생각이 스쳤다. 

정해인은 "첫 미팅에서 류승완 감독님께 왜 캐스팅했냐고 물어봤더니 출연했던 전작들을 통해 유심히 지켜보셨다더라. 신기했다"라며 "처음부터 선우 역에 저를 염두에 두셨다더라"라고 설명했다.

아마 류 감독이 정해인을 택한 건 특유의 선한 얼굴 때문일 것. 극 중 선우는 정의감 넘치는 경찰이지만, 동시에 자신만의 신념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범죄자이기도 하다. 선한 얼굴과 달리 속내를 알 수 없는 표정. 그래서 더 강렬하게 다가온다.

극 중 선우의 행동은 명확히 설명되지 않는다. 어떤 동기가 있는지, 그의 전사는 어떤지. 류 감독이 의도한 바이기도 했다. 정해인은 "배우 입장에서 캐릭터 동기화가 어려웠다. 전사나 사연이 없기에"라고 막막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그걸 나름 만들어서 감독님과 얘기도 나눴다. 근데 그러면 더 복잡해지니 상황과 신에만 집중하면 더 좋겠다고 하셨다. 오히려 전사가 드러나지 않기에 저 인물은 왜 저럴까 궁금해진다. 정의로운 심판자인 줄 알았는데 죄 없는 이들도 해치려니까. 왜 그럴까 궁금해진다. 그게 감독님이 원하신 포인트였다"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관객들은 여전히 궁금하기 마련. 정해인 역시 대본 속 선우에 대한 분석과 조사를 철저히 하며 캐릭터를 쌓아갔다. 그가 바라본 선우는 어떤 인물일까.

정해인은 먼저 "나르시시즘도 있고, 소시오패스 성향도 다분하다. 원하는 목적과 결과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는다"라며 "나로 인해 혼란스러워진 사회와 현상을 즐기고, 해치로 신봉 받는 것에 쾌감을 느끼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미소를 띄는 경우는 내가 원하는 상황과 원하는 판대로 움직일 때다. 계획과 다른 방향으로 가면 분노 조절이 안 되고 폭발한다"라며 "경찰이 된 것도 사회가 자신으로 인해 혼란에 빠지는 것에 쾌감을 느끼니까 그걸 더 극대화하고 즐기기 위해 된 걸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이를 토대로 디테일한 연기 방향을 세웠다. 정해인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범죄자들이 프로파일러와 면담하는 영상을 찾아봤다. 공통적인 특징이 많이 안 움직인다는 것. 또한 시선이 계속 상대의 눈에 머무른다. 근데 심리학책을 보면 사랑하는 사이가 아닐 경우 몇초 이상 눈을 마주하면 불쾌감을 준다더라. 그걸 보고 더 연구하기도 했다"라고 준비 과정을 전했다.

그의 의도는 꽤 성공적이었다. 스크린 속 정해인의 초점 없는 눈을 보면 어딘가 섬뜩한 기운이 느껴진다. 정해인은 "원래 계산하고 연기하는 타입이 아닌데 이번에는 눈동자가 어디로 향하는지, 몇 번 깜박이는지까지 준비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런 샷들이 많기도 했다. 연기가 진심도 중요하지만 기술도 중요함을 이번에 많이 배웠다"라고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작용도 있었다. "평소 연기와 삶을 명확히 구분 지으려 한다"는 정해인이지만 이번만큼은 쉽게 캐릭터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그는 "촬영 때는 사람을 일부러 잘 안 만나려고 했다. 근데 사람을 만나야 사회성도 다시 생기는데 끝나고도 계속 그렇게 되다 보니 좀 오래가더라"라며 "말도 많이 안 하고 은둔형으로 지내다 보니 대화가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어머니도 낯설다고 하시더라"라며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베테랑2' 정해인 "액션 대가 류승완, 츤데레 황정민...덕분에 효도까지" [mhn★인터뷰②]에서 계속됩니다.

 

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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