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몰린 한국경제...1분기 '마이너스 성장' 쇼크

한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 대폭 하향 불가피...1% 이하 성장 가능성도

국내 정치 불확실성, 미국 관세정책 우려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역대 최대 산불 피해 등 악재가 겹치면서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0.2% 감소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당초 예상했던 0.2% 성장을 크게 밑도는 수치로 올해 연간 경제 성장률도 한은 전망치인 1.5%보다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경기도 평택항에 쌓여있는 컨테이너. / 연합뉴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자료에 따르면, 1분기(1월~3월) 실질 GDP는 전분기 대비 0.2% 감소했다.

우리 경제는 작년 2분기 -0.2%, 3분기 0.1%, 4분기 0.1% 성장률을 기록했는데, 분기 성장률이 4개 분기 연속으로 0.1%를 넘지 못한 것은 1960년 통계 작성 후 처음이다.

지출 항목별로는 민간소비와 정부소비가 모두 0.1% 감소했다. 특히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투자 감소가 두드러졌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3.2%나 줄었고, 설비투자도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 위주로 2.1% 축소됐다. 설비투자의 1분기 성장률은 2021년 3분기(-4.9%) 이후 3년 6개월만에 가장 낮았다.

수출은 화학제품, 기계 및 장비 등이 줄어 1.1% 감소했고 수입은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류를 중심으로 2.0% 하락했다.

1분기 성장률을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은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0.8% 하락했고 건설업은 건물건설 위주로 1.5% 줄었다. 반면 농림어업과 전기가스수도사업은 각각 3.2%, 7.9% 증가했다.

서비스업(0%)의 경우 금융·보험·정보통신업 등은 늘고 운수업·도소매·숙박음식업은 줄면서 전체로는 정체 상태를 나타냈다.

한편 1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도 전 분기보다 0.4% 감소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0.2%를 하회했다.

한은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민간소비와 정부소비, 건설 투자를 비롯해 수출과 수입 등 전 분야가 모두 안 좋았다"고 설명했다.

2분기부터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난 22일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의 무분별한 관세 부과 등 영향으로 한국의 올해 실질 GDP 성장률 전망을 2.0%에서 1.0%로 대폭 낮췄다. IMF의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1월 발표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한국은행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우리 경제가 1.5%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1% 이하 성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JP모건(0.7%), 씨티(0.8%)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대까지 낮췄으며 골드만삭스, 소시에테제네랄, 스탠다드차타드(SC) 등은 성장률이 간신히 1%에 턱걸이할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