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오전, ‘ㅇㅇ’ 안마시면 두통이 찾아오나요? [건강+]

정진수 2024. 2. 24.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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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은 일차적으로 뇌표면의 혈관을 수축시키지만 이후에는 카페인의 효과가 소멸하면서 혈관을 확장시켜 두통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커피 끊기'는 카페인에 익숙해진 몸을 기존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편두통 등 다른 두통의 문제를 감별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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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 금단두통’ 왜 생기나
# 매일 오전 출근길에 아메리카노 한잔을 테이크아웃하는 A씨. A씨는 몇달 전부터 주말 오전이면 두통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그때마다 집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다. 커피 향과 함께 두통은 사라졌지만 A씨는 “주말만 되면 발생하는 이 두통이 괜찮은지 걱정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모닝커피’가 일상이 되다보니, 많은 직장인이 주말이면 ‘카페인 금단두통’을 겪는다.
카페인은 일차적으로 뇌표면의 혈관을 수축시키지만 이후에는 카페인의 효과가 소멸하면서 혈관을 확장시켜 두통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특히 하루 1∼2잔의 커피는 혈관을 수축하는 작용을 하지만, 하루 3∼4잔 이상을 마시면 혈관 확장작용이 우세해진다. 보통 커피 한잔에는 약 80∼120mg의 카페인이 포함됐다. 하루 카페인 권장량은 400mg 이하다. 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435mg 정도의 카페인을 섭취해도 이런 반동성 확장이 생기고, 이로 인한 두통이 6일 동안 지속하기도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커피를 자주, 많이 마시는 사람이 갑자기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수축된 혈관이 ‘반동성 확장’이 생기면서 머리가 아프게 된다. 이때 다시 커피를 마시면 머리가 덜 아프지만, 계속 커피를 마셔야만 이 두통이 해소된다.

커피를 자주 마시면서 몸이 이에 익숙해져 두통을 유발하지만, 커피를 마시면 다시 괜찮아지는, 사실상 커피가 두통 유발자이자 치료자인 ‘두 개의 역할’을 다하는 셈이다. 실제 편두통 진통·치료제에 카페인 성분이 포함되기도 한다. 카페인 자체가 치료제는 아니지만, 카페인 성분이 진통 성분과 결합하며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박홍균 일산백병원 신경과 교수는 “카페인을 공급하지 않았을 경우 두통이 생기고, 그때 카페인을 공급해주면 두통이 호전되는 경우에는 카페인 금단두통에 따른 것이니 일단 카페인을 중단하는 것이 낫다”며 “모든 중독이 그러하듯 서서히 줄여나가기보다는 1∼2주만 끊어보면 생각보다 쉽게 카페인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커피 끊기’는 카페인에 익숙해진 몸을 기존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편두통 등 다른 두통의 문제를 감별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만약 편두통 환자가 적당한 커피를 마셔서 통증이 해소된다면 이를 ‘진통제’처럼 적당히 복용하는 것은 괜찮을까. 

박홍균 교수는 “편두통 환자의 커피 복용은 의사들 간에도 의견이 갈린다”며 “일부 의사는 편두통이 있다면 커피는 한잔도 안 된다는 의견을 내기도 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편두통이 한 달에 두 세번 정도라면 커피를 마시는 것이 문제는 되지 않는다고 본다. 다만, 두통 횟수가 늘거나, 머리가 맑지 않은 날들이 생긴다면 커피 등 카페인 복용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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