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연히 미니 컨트리맨을 얻어 탔다. 정확한 트림은 기억나지 않지만 JCW가 아닌 그냥 가솔린 모델이었다. 난 미니를 소유하고 있지만 남의 떡이 더 커 보이기에 고급 차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글 | 안진욱 사진 | 최재혁

지하 주차장에서 올라오는 길에 섀시가 뒤틀리는 느낌도 나지 않았다. 조용하고 단단한 것이 딱 유럽 고급 차를 타는 기분이었다. 우연에 우연이 이어지면 운명이었던가! 다음날 미니 컨트리맨을 촬영하게 되었다.
그것도 JCW다. 올 블랙 코디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귀여운 '뚱미니'다. 헤드램프에 각을 주고 근육을 키웠다 한들 그래도 '뚱미니'다. 이전에 탔던 것과 다른 점은 유니언잭 디자인의 테일램프다. 미니의 유니언잭 사랑은 차 안에서도 이어진다.

시트 헤드레스트에 영국 국기를 그려 놨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이전에는 시트가 헤드레스트 일체형에 알칸타라로 마감되어 있었던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가죽으로 감싼 지금의 시트가 더 좋다. 착석감이 좋고 사이드 볼스터도 어느 정도 있어 코너에서도 운전자를 잘 잡아준다.

스티어링 휠을 두툼하고 직경이 작은 편이다. 말랑말랑하기까지 해 잡는 맛은 일품이다. 계기반은 하나의 LCD 패널로 대시보드에 놓여 있고 공조기 컨트롤러와 토글스위치의 만듦새와 조작감 모두 훌륭하다.
이런 작은 감각 하나도 신경 써야 고급 차가 된다. 큰 미니이니 뒷좌석에도 앉아보자. 키 180cm의 건장한 성인 남성이 타도 레그룸과 헤드룸이 여유롭다. 등받이 각도도 적당히 누워있어 장시간 이동에도 불편하지 않다.

뒷좌석 승차감도 나쁘지 않다. 괜히 미니라고 하면 통통 튀어 승객을 힘들게 할 것만 같은데 생각보다 준수한 모습을 보여준다.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 충격이 다른 차들 보다 짙게 전달되지만 이 세팅으로 이득을 보는 게 있으니 눈 감아 줄 수 있다. 코너링 퍼포먼스가 높다.
차고가 높고 공차중량이 1.7t이지만 BMW 지원 아래 미니가 만들었다. 도는 재미를 보장한다는 것이다.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왔으니 오랜만에 코너를 타보자. 개인적으로 이 정도 힘을 가진 차로 와인딩을 타는 것을 좋아한다.
모자라지도 그렇다고 넘치지도 않는 출력을 이용해 타이어 스키드 음을 듣는 즐거움이 있다. 산에 도착했고 스티어링 휠을 꺾으면서 코너에 진입한다. 스티어링 피드백은 빠르고 솔직하다. 살짝 언더스티어가 일어나지만 이상적인 라인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진입 속도만 적절하게 맞추면 깔끔하게 코너를 돌 수 있다. 탈출 시 가속 타이밍을 일찍 가져가는 것은 상관없다. 전륜기반 사륜구동 시스템이기에 트랙션 마진이 높다. 이 끈적한 트랙션으로 복합코너에서도 어리둥절한 모습은 전혀 없다.
한쪽으로 쏠린 중량을 반대로 넘기는 리듬이 자연스럽다. 와인딩을 타면서 차가 높고 무겁다는 생각이 들지 않은 것만으로도 합격이다. 이제 고속도로에 미니 JCW 컨트리맨을 올렸다. 앞서 제원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달리기 전에 간단하게 성능을 확인하자. 후드 안에는 4기통 2.0ℓ 터보 엔진이 담겨 있다. 이 파워유닛은 최고출력 306마력, 최대토크 45.9kg·m을 생산한다. 글을 쓰다 문뜩 떠올랐다. 이 정도 토크는 과거 8기통 4500cc 엔진은 돼야 느낄 수 있었는데 세상 기술이 참 좋아졌다.
이 수치에 감흥이 없을 정도로···. 내가 옛날 사람이 맞긴 한가 보다. 여하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스펙을 이어가자.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1초, 최고시속은 250km에 달한다. 숫자만 놓고 봐도 제법 매콤한 가속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패들 시프트로 기어를 내린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아니지만 변속 속도는 빠른 편이다. 답답하지 않고 다운 시프트에도 적극적이다. 이내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 스로틀을 활짝 연다. 초반 응답성도 괜찮고 터보랙이 짧아 마음에 든다. 게다가 엔진회전수가 높아져도 토크 하락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제원을 자세히 살펴보니 최대토크가 뿜어지는 영역인 1750~4500rpm이다. 꽤 넓은 범위에서 견인력 최대치가 나오는 것이다. 그 후에는 탄력을 받은 상태이니 마력으로 밀어붙이기에 어느 엔진회전수 구간에서도 힘에 여유가 있다. 여기에 고속안정감이 보장되니 운전자는 마음 놓고 가속 페달을 지질 수 있다.
미니 배지를 달고 있지만 BMW 특유의 고속안정감이 느껴진다. 속도가 올라갈수록 차체가 노면으로 깔린다. 섀시 완성도가 높다는 증거다. 차체 강성은 높고 댐퍼 스트로크와 스프링 레이트에는 긴장감을 살짝 뺀 세팅이다. 승차감을 어느 수준 이상은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타이어의 편평비만 봐도 그렇다. 19인치 휠에 225/45 타이어를 끼우고 있는데 20인치 휠에 225/40 타이어로 세팅하면 외관 미적 지수가 더 올라갈 텐데 자제했다. 내가 컨트리맨 오너라면 20인치를 끼우겠지만 승차감에 더 욕심을 내고 싶은 이라면 18인치 휠을 끼우면 된다.
마지막으로 제동 성능만 확인하면 된다. 브레이크 시스템 성능은 섀시와 출력을 다루기에 충분하다. 브레이크스티어 혹은 노즈다이브와 같은 불편한 현상은 잘 억제했고 고속에서 강한 제동이 연거푸 들어가도 쉽게 지치지 않는다. 트랙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공도에서 이 브레이크 시스템이 혹사당할 일은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코너를 돌면서 속도를 줄여도 차체가 안으로 말리지 않는 것도 칭찬한다. 브레이크 페달의 답력과 스트로크는 보통 차보다 살짝 무겁고 짧다.

어느 하나 기본기가 모자라지 않는다. 교장 선생님처럼 진짜 마지막이다. 결론이다. 미니 JCW 컨트리맨의 가장 큰 매력은 대체 불가 상품이라는 점이다. 경쟁 상대가 없다. 이 크기 SUV도 흔치 않을뿐더러 만약 있더라도 이러한 성능을 가지고 있지 않다.
미니이기에 운전이 재미있는 것은 당연하다. 오리지널 3도어 해치백 미니보다는 재미가 떨어지지만 이 사이즈 및 장르 중에서는 가장 재미있다. 또한 미니는 고급 차가 확실하다. 구조와 조립 완성도에서도 고급 차라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부피당 가격을 놓고 봐도 고급 차가 맞다. 미니 JCW 컨트리맨은 미니라는 프리미엄으로 접근하면서 실용성까지 챙길 수 있는 모델이다.
SPECIFICATION
길이×너비×높이 4299×1822×1557mm
휠베이스 2670mm | 공차중량 1700kg
엔진형식 I4 터보, 가솔린 | 배기량 1998cc
최고출력 306ps | 최대토크 45.9kg·m
변속기 8단 자동 | 구동방식 AWD
0→시속 100km 5.1초 | 최고속력 시속 250km
연비 9.6km/ℓ | 가격 6430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