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투어-LIV골프 합병 이끈 사람은 ‘파워 브로커’ 지미 던 PGA투어 정책 이사

이태권 2023. 6. 9.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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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태권 기자]

2년간 골프 패권 다툼을 하던 남자 골프계에 깜짝 놀랄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바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LIV골프를 후원하는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DP월드투어와 함께 공동 영리법인을 설립하고 각 투어에 대한 사업적 권리를 공동 소유하며 PIF는 이 새로운 공동 영리법인에 독점 투자 권리를 가진다는 합의였다. 말그대로 골프계 대통합을 알리는 '깜짝 발표'였다.

한편 미국 골프위크에 따르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사우디 국부펀드(PIF)의 통합하는 과정에는 PGA투어 정책 이사회장을 맡고 있는 헐리 힐과 이사회 멤버 중 하나인 지미 던의 역할이 컸다는 후문이다.

PGA투어 제이 모나한 커미셔너는 지난 7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맨 처음 야시르 알 루마얀 사우디 국부펀드(PIF) 총재에게 초기 계약과 관련해 얘기를 나눈 것은 PGA투어 이사회장인 에드 헐리히와 지미 던이었다"고 밝히며 "그 둘의 첫 대화가 긍정적으로 끝나서 후속 회의를 가져야 했다. 이것이 합의로까지 이뤄진 시발점이었다"고 덧붙였다. 첫 단추를 잘 꿴 그들의 역할이 컸다는 뜻이다.

실제로 지난 7일 발표된 합병 관련 소식에서 지미 던과 에드 헐리히 모두 제이 모나한 PGA투어 커미셔너와 야시르 알 루이만 사우디 국부펀드(PIF) 총재와 함께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새로운 공동 영리법인 이사회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자본력과 영향력을 바탕으로 미국 골프계의 '대부' 노릇을 한 지미 던 PGA투어 정책위원회 이사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미 던은 PGA투어 정책위원회 이사이기전에 파이퍼 샌들러 투자 은행의 부회장이자 시니어 운영 책임자를 맡고 있어 미국 금융계의 '큰 손'으로 꼽힌다. 지난 2018년 AT&T 페블비치 프로암 대회에 출전할 정도로 골프를 좋아하는 그는 마스터스를 주관하는 오거스타 내셔널의 회원이자 세미뇰 골프클럽의 회장이기도 하다. 이에 필 미컬슨, 조던 스피스는 물론 은퇴한 미식축구 스타 톰 브래디와도 골프를 즐긴다고 전해졌다.

지미 던은 지난해 11월 PGA투어 정책 이사로 선임됐다. 당시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그를 두고 자금력과 영향력을 모두 갖춘 '막강한 파워 브로커'라고 부르기도 했다. PGA투어 선수들의 LIV골프 이적을 설득하는 업무를 수행했던 그는 PGA투어와 LIV골프가 반목하는 상황을 '전시 상황'이라고 표현하며 "PGA투어를 돕겠다"는 소감을 전한 바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던은 LIV골프를 후원하는 사우디에 악감정이 있다.

지난 1988년 샌들러 오닐&파트너스 투자 은행의 공동 설립했던 그는 세계 무역센터로 회사를 한 차례 옮겼는데 2001년 9·11테러로 76명의 직원을 잃었다. 그 역시 테러의 희생양이 될 뻔했지만 US미드아마추어 챔피언십 예선 출전을 위해 회사를 비워 비극을 피했다. 어찌보면 골프가 그를 살린 셈이다.

그 후 지미 던은 테러로부터 회사를 재건하는 한편 희생당한 동료들의 유가족을 책임지며 언론에 노출이 자주 돼 유명세를 탔다. 그럴때마다 그는 "오사마 빈 라덴이 나와 내 동료를 죽이는데 그는 우리에게 사업을 새롭게 하는 것을 바라는 것인지 그만두고 도망치기를 원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하며 9·11사태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던은 사우디 국부펀드(PIF)의 후원을 받는 LIV골프에 대해서도 적대적인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LIV골프가 골프의 대중화를 이끈다는 소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말도 안된다. 심지어 가족때문에 LIV골프로 이적했다는 말도 듣기 싫다. 얼마나 삶의 방식이 끔찍하면 LIV골프로 이적을 해야 가족들이 살 수 있는가"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LIV골프와 사우디에 적대적인 감정을 가진 던이었지만 수십년간 은행을 운영해오며 워낙 인수 합병에 능했던 던은 사우디 국부 펀드를 책임지는 야시르 알 루마얀 PIF총재와의 첫만남에서 '골프계 대통합'과 관련해서도 상당한 진전을 이뤄냈다고 전해졌다.

여기에 로펌을 운영한 에드 헐리히 PGA투어 정책 이사회장까지 던과 함께 사우디 국부펀드(PIF)와의 초기 협상에 달라 붙은 결과 PGA투어는 새로운 영리 법인 이사회에서의 과반수 이사 선임권과 의결권 등을 확보했다. 던과 헐리히는 지난 2013년 4억 8500만 달러(약 6300억원) 규모의 인수합병을 함께 진행하기도 했다. 현재 둘은 모두 이번 합병 관련 취재 요청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과정이 어찌됐건 이번 합의는 LIV골프만에 PGA투어, DP월드투어와 새로운 공동 영리 법인 설립을 끌어낸 사우디 국부펀드(PIF)의 승리로 끝나는 모앙새다.

하지만 계속되는 사우디와의 자금 전쟁에 부담을 느꼈던 PGA투어로서는 적어도 새로운 영리 법인의 과반수 의결권을 확보하는 한편 새로운 투자처로 사우디 국부펀드를 이용해 자신들의 입맛대로 골프계를 꾸려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한편 깜짝 합병 발표 후 허탈한 PGA투어 선수들을 다독이는 것도 던의 몫이었다. 던은 합병 발표를 하기 전 PGA투어 간판 스타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에 전화를 걸어 합병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그를 위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PGA투어, DP월드투어, 사우디 국부펀드(PIF)의 새로운 공동 영리법인에서도 이사회 멤버로 이름을 올린 던은 "사우디와 함께 일을 하는 것이지 결코 사우디를 위해서 일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고 전해졌다.

(자료사진=지미 던)

뉴스엔 이태권 agony@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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