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처럼 변하고 있는 제주바다…갯녹음 현상 심각

성산 신천리, 남원 위미2리 연안 갯녹음 심화 상태
먹이원인 갈조류 줄고 석회조류 포함한 홍조류 증가
제주 바다에서 발생한 갯녹음 현상. 사진=한국수산자원공단 제공.

제주바다에 ‘바다의 사막화’로 불리는 갯녹음 현상이 짙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제주특별자치도 해양수산연구원이 발간한 ‘2023년 마을어장 자원 생태 환경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서귀포시 성산읍 신천리 연안 4~12m의 모든 수심대와 남원읍 위미2리 연안 4~8m 수심대에서 갯녹음 심화 상태를 보였다.

서귀포시 하효동 4m 수심대와 대정읍 일과2리 8m 수심대,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4m 수심대에서도 갯녹음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 4m 수심대를 제외한 전 지역 수심대에서 갯녹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갯녹음은 바다숲이 사라진 연안 암반지역에 산호말 같은 석회조류가 무성해져 사막처럼 황폐해지는 현상이다.

갯녹음 현상이 40% 미만이면 정상단계, 40~80% 미만이면 진행단계, 80% 이상이면 심화단계로 판정한다.

고산리와 법환동, 이호동, 일과2리, 추자, 평대지역에서는 갯녹음이 ‘진행단계’인 것으로 조사됐다.

바다 수온 상승으로 아열대성 부착 산호류인 빛단풍돌산호와 거품돌산호는 제주 북동부(구좌)와 추자지역을 제외하고 대부분 지역으로 넓어지고 있으며, 남부지역은 아열대성 생물의 분포 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를 통해 제주 연안에 총 156종(녹조류 25, 갈조류 26종, 홍조류 110종)의 해조류가 자생하고 있고, 이 중 어장 내 주요 먹이원인 갈조류는 감소했지만, 석회조류를 포함한 홍조류가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양수산연구원은 이번 조사가 제주 연안 어장 생태계의 변화상을 예측하고, 해양생태계의 보전관리 방안 수립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양수산연구원은 올해부터 마을어장 주변으로 유입되는 농약, 비료 등 물질에 따른 해양 수질과 해조류 생태계의 변화에 대한 정밀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진유한 기자 jyh@jejunews.com

#제주 #제주바다 #갯녹음

제주 바다에서 발생한 갯녹음 현상. 사진=한국수산자원공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