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지만 적어보는 2024년 러닝 결산
안녕하세요.
올해 4월 러닝을 시작하고 유동닉으로 런갤에서 이것저것 찾아보다
어느새 고정닉까지 파서 꾸준글중인 사람입니다.
인생에서 가장 잘 한 일 중 하나가 러닝이라고 생각하는지라
러닝을 시작한 올 한 해의 기억이 잊혀지기 전에 여기에 기록해두려 합니다.
달리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분들 또는
첫 마라톤에 도전하려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글이 길어질 것 같은데요, 이하 음슴체와 스압 이해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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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러닝 시작 전 몸 상태
- 나이 마흔. 기본적으로 주변 동료들이 "넌 왜 맨날 부어있냐?"라고 함;;
- 4~5년 정도 본업에 부업까지 주구장창 일만 하며 야식먹다 쪄버린 살로 몸무게 97kg (키빼몸 90)
- 3년째 앓던 통풍(무릎,발목에 증상), 지방간, 간효소치 이상
- 휴식기 심박수 72
- 어지럼증, 만성피로
- 그나마 흡연, 음주는 하지 않음
1-2. 살면서 운동경력
- 초중고 때 반에서 축구 좋아하는 애였고 지구력 있는 편
- 군 훈련소에서 가라전사 3km 12분10초(구글맵으로 코스 확인하니 2.55km였음)
- 군대(공군)에서 10km 기지한바퀴마라톤 나갔다가 1시간 15분으로 걷뛰걷뛰
- 2013~2015년 복싱수련
- 이후 헬스(상체위주만) 깔짝거렸고 2022~2024.3 운동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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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무작정 시작(2024. 4월)
- 엔스4, 애플워치 SE2, 100% 고글 기본형으로 시작(아래 사진)
- 애플 피트니스 앱의 존재를 몰라서 건강앱으로 2달간 러닝하는 뻘짓을 저지름
- 5월20일에 첫 10km 완주하고 좀 울컥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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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적응기
- 이 때 러닝정보 구글링하다가 디시 러닝갤을 알게 됨.
- 애플워치 쓰는 사람들의 앱이 건강앱이 아닌 것을 확인하고 피트니스 앱으로 보기 시작
- 다양한 정보들이 보이니 러닝이 더 재미있어짐.
- 6월 16일에 20km를 뛰어내면서 2024년에는 하프 마라톤을 2시간 안에 완주해보겠다는 막연한 목표를 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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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고난의 여름러닝
- 장마 때 별로 못뛰고 7월 하순이 되니 더워서 퍼지기 시작
- 10km 기록이 다시 1시간 뒤로 밀리고 심박은 날뛰고...
- 어떤 날은 목표거리 채우지도 못하고 퍼지며 우울했음.
- 하지만 러닝갤의 동지들이 같은 고충을 겪고 있었고, 여름을 나 본 선배러너들은
여름훈련 열심히 해 두면 성장이 엄청날 거라며 다독여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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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가민을 사고 날개를 달다!
- 쓰던 애플워치SE2가 러닝 도중 배터리가 없어 꺼지는 일이 발생.
- 알아보니 애플워치SE2는 배터리가 조루라 풀마라톤은커녕 하프도 간당간당하다는걸 알게 됨.
- 가민을 많이들 쓰길래 고민 좀 하다가 입문용으로 255 사보자 하고 구입.(이때 965샀어야 했다...)
- 가민 커넥트 앱에서 아재가 케이던스 드릴 시키길래 따라하니 빨라짐.
- 두 번째 러닝화: 미즈노 네오비스타 구입
- 내년 3월에는 풀마라톤 뛰어야지 하고 대구마라톤 신청해 둠.
- 그러다 가을 되니 갑자기 기량이 수직상승하길래 2024/11/24 남원춘향 풀마라톤 신청해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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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러닝 7개월차, 풀마라톤 완주를 준비하다
- 가민 구입 후 기량 상승으로 올해엔 풀마라톤 완주하고, 내년3월 대마에서 서브4하자 다짐함.
- 10월에 날씨 시원해서 미친듯이 달리러 나갔고 러닝이 너무 재미있었음.
- 그러다 족저, 장경빔 맞을뻔 했지만 낌새 오자마자 바로 정형외과가서 물치+약+휴식으로 치료함.
- 우여곡절 끝에 하프지속주, 30km LSD 마치고 마라톤준비 끝냄
- 첫 카본화(대회용): 아식스 메타스피드 엣지 파리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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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첫 풀마라톤: 남원춘향마라톤
- 대회 전 런갤 고수분들께 조언 엄청 얻으며 코스분석, 페이스표 만들기, 에너지계획, 복장까지 잘 준비함
- 카보로딩은 빡세지 않게 적당히 했고, 카본화 적응했고 전날 저녁 밥먹으며 스위트콘 한 캔 퍼먹음
- 전날 떨려서 잠은 자는둥마는둥 했지만 화장실 잘 비우고 대회장 도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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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대회 레이스 운영: 서브4 달성
- 작은 대회라 풀마라톤 출전자 600명 정도여서 대략 앞쪽에서 출발할 수 있었음
- 서브4 페메에게 따라자비
- 병목 뚫지 않아도 되어서 편안하게 계획한 페이스대로 잘 운영함
- 25k까지 힘을 아꼈는데, 26k~34k가 업힐구간이었기 때문.
- 36~34k 업힐까지 계획대로 오르고 나니 서브4 기준 3분쯤 벌어둔 상태였음.
- 34k부터 40k까지 다운힐 내달리며 신나게 질주함(오버페이스)
- 40k에서 저승사자 만나서 다리 잠겼지만 결승선에서 기다릴 가족들 생각하며 이악물고 뜀
- 21.95km같았던 마지막 2.195km를 550페이스 정도로 밀어주고 서브4를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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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12월 현재
- 마침 기안84의 뉴욕마라톤이 화제였어서 주변에서 나의 서브4를 엄청 고평가해줘 기분이 좋음
- 대구마라톤은 서브4 목표 조기달성으로 취소함.
-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체중(97kg->86kg), 통풍(요산)수치 정상, 지방간 없음, 간수치 정상
- 러닝 전에 비해 군살 빠지고 순환계통 뻥 뚫려서 얼굴도 엄청 좋아짐
- 무엇보다 일상에서 피로가 전혀 없고 에너자이저처럼 살게 됨.
- 첫 트랙 러닝(하남종합운동장)을 해봤는데 10km 46분대에 안착해 또 다시 내 자신에게 감동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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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앞으로의 목표와 감사인사
- 2025년에는 해외 마라톤 어딘가에 당첨되어 뛰어보고 싶음.
- 2025년에는 목표 기록은 없고 꾸준히 월 200을 뛰는 게 목표임
- 그렇게 한다면 2026년에는 말 즈음 싱글에 도전할 수 있는 베이스가 갖춰질 거라고 막연히 생각 중임.
- 러닝이 처음이었던 내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집단지성 덕분임. (온/오프라인 모두...)
- 나에겐 집단지성의 대표주자가 바로 러닝갤이었고 오랜 기간 수많은 분들이 쌓아둔 데이터와 실시간 댓글 덕에 많은 도움을 받았음.
- 특히, 질문글과 훈지에 많은 격려와 꿀팁 주신 '런갤파딱1호'님, 그리고 집앞 러너가 운영하는 카페 '후키(Hookey) 사장님'께 특히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이렇게 저의 2024년 러닝을 결산하고, 남은 12월은 몇몇 송년회와 크리스마스를 즐긴 뒤
2025년을 맞이하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