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전환의 파급효과, 새로운 시장 나타났다? f. IBK투자증권 박근형 부장
#시장 동향
코스피는 7.7pt 하락한 2512.11pt로 출발했습니다. 외국인은 현물 매도와 선물 매수, 기관은 코스피200 매수로 출발했습니다. 내년 1월 중으로 코스피로 이전한다는 소식에 엘앤에프를 중심으로 2차전지와 장비가 상승 출발한 가운데 반도체 소부장, 제약 바이오, 화장품 면세, NCC화학, 해운, 은행 등이 상승 출발했습니다. 그 외에도 리튬, 로봇, 해저터널, PCB, 전선, 디지털화폐 등 테마가 강세였습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3.5%로 7회 연속 동결하며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습니다. 코스피는 한은 기준금리 동결에 외국인 선물 수급이 확대됐습니다. 전고체 사업 예타 통과에 2차전지주가 상승했습니다. 코스닥은 연일 테마장세가 지속되며 소형주 거래비중이 과반 이상이었습니다. 코스닥 거래대금이 코스피를 상회했습니다.
코스피는 하락 출발 후 오후 들어서 2520선에서 제한적으로 등락을 반복했습니다. 전날과 유사했습니다. 특별한 상승 모멘텀이 부재했고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선물 순매수가 유입되고 금융투자 현물 순매수세에 증시 하단은 지지됐습니다.
중화권 증시는 중국의 11월 국가통계국 PMI(제조업 50.2, 비제조업 49.4)가 예상치를 하회했으나 오히려 경기부양책 강화 기대감에 오후 들어서 상승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외국인은 코스피 기계, 금융, 화학 업종을 매수한 반면 전기전자, 운수장비, 철강 등은 매도했습니다. 코스닥에서는 2차전지, SW를 매도한 반면 반도체, 제약, 엔터는 매수했습니다. 반도체 업종에 대해서는 5일 연속 순매수가 이어졌습니다. 기관은 코스피 의약품, 보험을 제외하고 대부분 업종을 매수했고 코스닥에서는 기계, SW와 일부 2차전지를 매수했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 인덱스와 위안화 모두 특별한 움직임이 없었던 상황에서 1290원 전후로 등락을 반복했습니다. 오늘은 MSCI 리밸런싱이 이뤄지는 날이었기 때문에 종가 변동성이 확대됐습니다.
업종별로는 기계가 강세였고 전날에 이어 두산로보틱스의 고공행진이 이어지며 12거래일 연속 상승했습니다. 흥아해운, 대한해운 등 중형 해운주 급등세에 운수창고가 상승한 반면 음식료품, 의약품이 가장 부진했습니다. 통신업, 보험 등 고배당 업종들도 약세를 기록했습니다.
코스닥은 코스피 대비 상대적으로 강세였습니다. 업종별로는 기계 장비, 화학, 반도체가 강세인 반면 통신방송서비스, 오락 문화가 약세였습니다. 테마별로는 로봇 및 스마트팩토리가 부각됐습니다.
#업종 동향
1. 아이패드 OLED 기술전환 수혜 전망
신한투자증권은 iPad의 OLED 기술 전환으로 IT OLED 확대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COVID-19의 특수성을 제외하면 iPad의 연간 출하량은 4000~5000만대 수준이며 2~2.2억대를 판매하는 iPhone보다 출하량은 적습니다. 하지만 iPad의 면적은 iPhone 대비 약 4~5배 수준이며 휘도 및 수명 때문에 iPad OLED에 적용되는 기술(Two Stack Tandem)은 같은 면적 대비 더 많은 OLED 소재를 요구합니다. 따라서 출하량, 화면 크기, 기술 전환을 고려하면 OLED 전환의 파급 효과는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는 iPhone 규모 이상의 새로운 시장이 한 개 더 생기는 것과 비슷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024년 OLED 전환 물량은 보수적으로 약 1000만대 수준입니다. iPad Pro 11인치, 12.9인치 모델만 전환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반영하면 2024년 태블릿 내 OLED 침투율은 5% 수준이겠지만 태블릿 내 OLED 매출 비중은 약 20%를 상회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OLED 패널 가격이 LCD 태블릿 패널 가격 대비 3배 정도 수준에 형성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2024년 iPad 모든 모델이 전환되지 않겠지만 3~4년 이내에 모든 모델에 OLED가 채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Apple을 시작으로 중국 등 경쟁사들 또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태블릿 OLED 채용을 서두를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미래컴퍼니, 덕산테코피아, 아바코, 나래나노텍, 선익시스템 등 OLED(유기 발광 다이오드) 테마가 상승했습니다.
2. 파나마 운하 병목 현상 및 블랙프라이데이 효과... BDI 지수 급등
국내 해운업계가 전 세계 경기침체 여파로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벌크선 운임 지표인 발틱운임지수(BDI)가 최근 2000선대를 회복했습니다. 한국관세물류협회에 따르면 전일 BDI 지수는 지난 28일 대비 12.76% 급등세를 보이며 2696 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연중 최고치이자 3주 연속 2,000선대를 기록한 것으로 18개월래 최고치입니다. BDI 지수는 11월 2일 1400선이 붕괴되며 1385선까지 하락하기도 했지만 이달만 2배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시장에서는 파나마 운하 병목 현상, 블랙프라이데이 효과, 계절적 요인에 따른 수요 증가 기대감이 BDI 지수 상승요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해상 수로 가운데 하나인 파나마 운하가 장기간 병목현상을 겪고 있어 심각한 공급망의 차질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미국 현지 물류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기업들로부터 기존의 해운 대신 항공을 이용한 화물 운송 요청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화물 품목과 양에 따라 다르지만 항공화물 운임은 해운 운임 대비 적게는 3배에서 많게는 10배 비싼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 때문에 수출 물동량의 97% 이상이 해운으로 운송되고 있습니다.
한투증권은 BDI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점에 대해 11월은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일주일 만에 54% 급등한 것은 계절성을 감안할 경우 물류대란 수혜를 입었던 2021년 수준에 육박한다고 평가했습니다. 통상 이렇게 급등할 때는 보통 중국 철광석 때문인데 이번에도 케이프선 시황이 폭등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국 항만 철광석 재고가 2016년 이래 최저치로 시황이 바닥인 상황에서 중국의 연이은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조강 생산량 규제에 대한 우려보다는 부동산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파나마 운하의 병목이 장기화되면서 선박공급이 부족합니다. 항만 혼잡도 지수는 9월 바닥을 찍고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연말을 앞두고 재고 비축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공급부족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12월 선물운임은 지금보다 더 높습니다. 케이프선 운임은 현재 2만4000달러인데 12월은 3만달러로 이를 감안하면 BDI는 3000p까지 상승 가능하다는 분석입니다. 반면 팬오션 주가는 부진했는데 이는 비수기에 예상치 못한 BDI 상승에 대해 그동안 해석이 엇갈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HMM 인수 불확실성이 더해져 PBR은 역사적 저점을 뚫고 하락했습니다. 다만 최근 운송업종의 주가 패턴을 감안하면 지금은 업사이드 리스크를 더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우선협상자 선정이 주가 바닥일 것이라는 점에서 트레이딩 기회는 유효하고 투자대안으로 대한해운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습니다.
블랙프라이데이 연휴 기간 쇼핑객이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소비 심리가 양호했습니다. 전미소매연맹(NRF)에 따르면 지난 23일 추수감사절부터 24일 블랙프라이데이, 27일 사이버먼데이에 이르기까지 연휴 총 5일 간 쇼핑을 위해 매장을 찾거나 웹 검색을 한 사람은 총 2억400만명에 달했습니다. 이 외에도 올해 4분기는 중국, 인도의 석탄 수입량이 증가해 BDI가 최대 29.5%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STX그린로지스, 흥아해운, 대한해운, 팬오션, KSS해운, 한진, CJ대한통운 등 해운 및 종합 물류 테마가 상승했습니다.
유진투자증권은 중국 알리바바그룹 산하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면서 올해 한국 시장에서 배송기간을 단축하고 무료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초석을 다지고 있다고 설염했습니다. 내년에는 한국에 물류센터를 가동해 본격적으로 점유율 확장에 나설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현재 한국 배송은 CJ대한통운이 전담하고 있습니다. 물동량은 지난 1분기 346만에서 3분기 904만까지 2.6배 증가했습니다. 한국인 사용자는 작년 10월 297만명에서 올해 10월 613만명으로 두 배 증가했습니다.
3. 모바일 메모리 가격 상승 본격화 및 온디바이스 AI 시장 개화 기대감
메리츠증권은 모바일 메모리 가격 상승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주요 스마트폰 업체향 4분기 모바일 DRAM과 NAND, MCP 판가는 전분기대비 25~28% 상승하며 시장 기대치인 10~18%를 크게 상회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0월말 시장조사기관 트랜드포스는 4분기 가격인상율 추정치를 DRAM 5~8%에서 13~18%로, NAND는 8~13%에서 10~15%로 상향조정한 바 있습니다. 향후 이와 같은 조사기관들의 4분기와 내년 1분기 가격 추정치 또한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올해 삼성전자의 DRAM 감산으로 LPDDR 공급이 타이트해지고 재고 축소가 빠르게 발생한 가운데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가 20%대 수준으로 전반적인 감산을 했기 때문으로 가격협상력이 공급자 우위로 변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중화권을 중심으로 올해 중반부터 부품 및 세트 재고 소진이 발생한 이후 10월부터 스마트폰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습니다. 제일 중요한 점은 거듭된 적자로 인해 재무구조 및 현금흐름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메모리 공급자들의 판가 상승 의지가 강하다는 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모바일 메모리 제품의 판가는 내년 2분기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온디바이스 AI 시장이 개화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유안타증권은 전날 온디바이스 AI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반도체 및 전자부품(수동부품, 기판 등) 수요는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시장에서는 DB하이텍, SK하이닉스, 퀄리타스반도체, 두산테스나, 한미반도체, 제우스, 팸텍, HPSP 등 반도체와 HBM, 온디바이스 AI 테마가 상승했습니다.
4. 전고체 개발사업 예타 통과... 2차전지 상승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1100억원대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통과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날 열린 국가연구개발사업평가 총괄위원회 회의에서 총사업비 1172억3000만원(국비 820억6,000만원) 규모의 '친환경 이동수단용 고성능 차세대 이차전지 기술 개발 사업'이 예타를 통과했다고 밝혔습니다.
예타 통과로 내년부터 2028년까지 전기차용 황화물계 전고체 이차전지, 전기차용 리튬메탈 이차전지, 도심 항공용 초경량 리튬황 이차전지가 각각 개발될 예정입니다. 또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여러 수요 산업에 적용될 수 있는 15대 공통 핵심 뿌리 기술 개발이 진행됩니다.
현대차동차가 전기차 시장의 화두로 떠오른 중저가 배터리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중국 BYD처럼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2024년 개발 완료를 목표로 리튬이온 대비 가성비가 높은 LFP를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과 협업 개발해 중저가 상용차, 전기차 모델에 탑재할 계획입니다. 이에 따라 한농화성, 레몬, 이수스페셜티케미컬, 씨아이에스, 미래컴퍼니, 엘앤에프 등 2차전지와 전고체 테마가 상승했습니다.
하나증권은 외국우려집단(FEOC)에 대한 미국의 세부 기준이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시나리오를 제시했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우려 외국 집단(FEOC, Foreign Entities of Concern) 관련 규정을 연내 발표할 예정인데 현재 현실론과 강경론이 대립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미국 공공 정책 관련 기관과 전기차 업계에서는 현실론 우세합니다. 친환경 산업과 전기차 시장을 빠르게 육성(바이든 공약 2030년 전기차 침투율 50%)하는 것이 IRA의 입법 취지이기 때문에 중국 자본을 완전히 배제하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주장입니다.
정치권에서는 강경론이 우세합니다. 미국 하원은 CATL과 협력을 발표했던 Ford를 조사해 사실상 공장 설립을 중단시킨 바 있습니다. 미국 상원 에너지위원장 조 맨친 의원은 최근 "IRA 보조금은 내수 기업과 미국이 FTA를 체결한 동맹 및 친구들을 위한 것"이라며 "이것을 '광물 세탁'에 관여한 적국들에 도둑맞아서는 안된다"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세부 기준에서는 미소 기준과 중국 자본 지분 허용률이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미국 자동차 업계는 차량에 들어가는 부품이나 광물을 추적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여 중국 기업으로부터 소량의 부품이나 광물을 허용하는 최소 기준치인 미소기준(de minimis)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실제 북미 자유 무역 협정(USMCA) 역시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 상품에 대해 미소 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USMCA의 자동차 원산지 규정은 자동차 핵심 부품 원가의 25% 미만까지 역외 수입을 허용합니다. 즉 75% 이상을 역내 생산해야 무관세 혜택이 적용됩니다. 따라서 미소 기준의 경우 USMCA와 유사하게 최소 기준치 25%를 적용하느냐가 쟁점입니다. 25% 미만을 적용할 경우 탈중국 의지가 강한 것으로 해석될 것이고 25%보다 높게 적용될 경우에는 현실론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미소 기준 25% 미만을 적용하게 되면 한국 2차전지 산업의 주가도 상승할 수 있고 25% 이상을 적용할 경우 주가 부진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중국 자본의 지분 허용률도 핵심 쟁점입니다.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에서 중국과 같은 국가에 기반을 둔 사람이나 기업이 주식, 의결권, 이사회 지분의 25% 이상을 보유할 경우 반도체과학법에 따른 제한을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자동차 업계는 칩스법의 정의를 전기차 세액공제에 적용하면 보조금 대상에 적격한 전기차 모델의 수가 줄어들 수 있고 칩스법과 IRA의 입법 목적이 다르다는 점(칩스법은 미국 반도체 기술의 중국 유출 방지가 목적인 반면, 전기차 세액공제는 공급망 리스크를 완화하는 것이 목적)을 들어 25% 규정은 지나치게 엄격하다고 주장합니다.
미국 산업계에서는 내국세법의 다른 부분과 마찬가지로 50% 기준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폭스바겐은 지난 6월 재무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적성국이 부가가치의 절반 이상에 기여한 경우에만 '해외우려기관' 요건을 유사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지분 허용룔이 25% 혹은 그보다 낮은 수준으로 엄격하게 적용될 경우 한국 배터리 산업의 주가 상승 강도는 강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50% 이상으로 느슨한 수준의 중국 제한 규정이 적용될 경우 주가 부진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아직 예측하기 어렵지만 양극재와 전구체 영역에서 중국 기업과 합작사를 설립한 한국 기업들 중 중국 기업 지분율이 50% 이상인 경우 단기적으로 주가가 하락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애초에 중국과의 JV 구조가 아닌 단독으로 양극재와 전구체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기업들(관련 기업 :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혹은 지분율 50% 이상을 이미 확보하고 있는 기업들(관련 기업 : LG화학)의 가치가 부각될 것으로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