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에 그렇게 좋다고? 마그네슘, 무턱대고 먹었다간 [안경진의 약이야기]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2026. 6. 1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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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네슘 보충제, ‘불면증 해소’ 효과 갑론을박
마그네슘 결핍 심하면 수면 유도 효과 기대해볼만
마그네슘 결합 성분 따라 효능·흡수율 크게 달라
보충제 대신 음식물로 보충하면 부작용 우려 덜
Sleeping disorder, conceptual image.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밤잠을 설치는 날이 부쩍 늘었습니다. 벌써 이렇게 더우면 한여름에는 어떡하나, 한숨이 절로 나오는데 오랜만에 만난 후배의 얼굴빛이 유독 환해 보이는 거예요. 피곤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던 친구라 비결이 뭐냐고 캐물었는데, 마그네슘을 꾸준히 챙겨 먹은 이후 새벽에 깨는 증상이 거의 사라졌다는 겁니다. 흔히들 눈 밑이 파르르 떨릴 때 마그네슘 부족을 떠올리죠? 마그네슘은 우리 몸에서 네 번째로 많은 필수 미네랄로 근육 수축, 신경 전달, 에너지 생산, 단백질 합성 등 다양한 대사과정에 관여합니다. 마그네슘 수치가 낮으면 수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면서 수면 보조제로 주목받고 있는데, 마그네슘 보충제가 숙면에 도움을 주는지에 대해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그네슘이 뇌의 GABA 수용체를 활성화하고 NMDA 수용체를 차단해 신경을 이완시키고 수면을 유도하는 생리적 기전 자체는 비교적 명확하게 규명돼 있지만, 영양 불균형이 심한 노년층 등 제한적인 대상에서 효능이 관찰됐기 때문입니다. 마그네슘 섭취가 극도로 부족했던 결핍군이 아니라면 단순히 마그네슘 보충제를 복용한다고 해서 뚜렷한 불면증 증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학계의 중론입니다.

그렇다고 마그네슘 보충제의 효과가 전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평소 카페인 섭취량이 많거나 스트레스가 심해 마그네슘 소모량이 늘어난 경우, 가공식품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경우 마그네슘이 부족한 상태일 수 있거든요. 제2형 당뇨병, 크론병 같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이뇨제, 일부 항생제 등 특정 약물이 체내 마그네슘의 흡수를 제한하거나 손실을 늘리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는 하루에 섭취해야 할 마그네슘의 양을 성인 남성 350㎎, 여성 280㎎으로 권장하고 있는데, 한국인의 하루 평균 마그네슘 섭취량이 권장량에 못 미친다는 조사 결과도 있거든요. 피로감이 오래가고 자주 쥐가 나거나 잠을 설치는 등 마그네슘 결핍에 의한 증상이 있다면 보충제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마그네슘 보충제를 고를 때는 어떤 성분이 들어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마그네슘 보충제는 결합 성분에 따라 효능과 흡수율이 크게 달라지거든요. 수면의 질 개선과 신경 안정이 목적이라면 주로 마그네슘에 아미노산의 일종인 글리신(Glycine)이 결합한 ‘글리신산 마그네슘’이 유용하다고 알려졌습니다. 글리신 자체가 심부 체온을 조절하고 중추신경을 진정시키는 독자적인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보니, 마그네슘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죠. 흡수율이 높아 산화마그네슘 등 다른 제형에서 흔히 나타나는 위장 장애가 적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힙니다. 제품 선택 시 마그네슘과 글리신 함량을 꼼꼼히 비교해 보는 것도 유용한 팁이 될 수 있겠죠. 수면 유도 목적으로 글리신산 마그네슘을 복용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수면제 수준의 즉효성을 기대해선 안 된다는 겁니다. 몸이 서서히 이완 모드로 전환되도록 돕는 역할이라, 생리학적으로는 취침 1~2시간 전에 미지근한 물과 함께 복용하는 게 가장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단, 이러한 원칙이 모든 마그네슘 보충제에 통용되는 건 아닙니다. 예를 들어 만성 변비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권장되는 산화마그네슘은 주변 조직의 수분을 장관 내로 끌어당기는 작용기전 탓에 취침 전 복용하면 배에서 ‘꾸르륵’ 소리를 내거나 복통을 유발해 잠을 깨울 수 있습니다. 인지 기능 강화와 집중력 향상 용도로 개발된 트레온산 마그네슘은 아침 식후나 오후 근무 시작 전 복용하는 것이 가장 권장됩니다. 뇌 신경세포의 신호 전달 통로인 시냅스의 밀도와 가소성을 높여주는 효과를 노리고 뇌-혈관 장벽(BBB)을 쉽게 통과하도록 설계된 만큼, 두뇌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간에 혈중 농도를 높여두는 것이 유리할 수 있거든요.

평소 먹는 음식을 통해서도 마그네슘을 보충할 수 있습니다. 마그네슘이 풍부한 음식으로는 아몬드·호박씨와 같은 견과류와 시금치·케일 등 짙은 녹색 잎채소, 현미·귀리 등 통곡물, 콩류, 바나나, 아보카도 등이 있는데요. 음식물로 섭취하면 다른 영양소와 함께 천천히 흡수돼 위장장애, 설사 등의 부작용 우려가 적고 과다 섭취로 인한 부작용 위험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워 더욱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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