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7천만원 과장 되기 직전 회사 그만두고 작품 60편찍은 단역배우

안정적인 대기업 회사원의 삶을 내려놓고 벼랑 끝에서 꿈을 쫓아 성공한 배우 허성태의 드라마틱한 전향 스토리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부산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한 허성태는 과거 LG전자 해외영업부 러시아팀에서 근무하며 모스크바 시내 호텔에 LCD TV를 수출하는 등 촉망받는 사원이었다. 이후 경남 거제도의 대우조선해양 기획조정실로 이직해 직장 생활을 이어갔다.

당시 그는 대리 말년 차로, 몇 개월 뒤면 과장 진급을 앞둔 상태였다. 2011년 기준 그의 연봉은 7,000만~8,000만 원 선으로, 당시 소득 통계 기준으로도 고소득층에 속하는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받고 있었다.
그러나 마음 한편에는 늘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허성태는 "회사 생활이 평생직업이라는 확신이 들지 않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던 중 회식을 마치고 집에서 TV를 보다가 SBS 배우 오디션 프로그램 '기적의 오디션' 예고를 접하게 되었고, 술김에 신청서를 접수하면서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이했다.

아무런 연기 경험도 없던 그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예심에서 영화 '올드보이'의 최민식 대사를 달달 외워 벌벌 떨며 연기했다. 심사위원 5명 전원의 만장일치 합격을 받아 다음 단계로 진출하게 되자, 허성태는 비로소 본격적인 배우의 길을 걷기로 결심하고 사표를 던졌다.

갑작스러운 퇴사 선언에 가족들의 반대는 극심했다. 그의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오열했고, 그의 형은 "나도 어릴 때부터 가수가 싶었는데 일 때려치우고 가수 할까!"라고 소리치며 격렬하게 분노하기도 했다.
대기업 엘리트 사원에서 무명 배우로 전향한 직후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그는 약 60여 편의 단편영화와 독립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하며 긴 무명 시절을 견뎌내야 했다.

길고 어두웠던 무명 생활을 끝내고 빛을 보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2016년 김지운 감독의 영화 '밀정'이었다. 작중 허성태는 만주 국경지대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으며, 특히 배우 송강호에게 뺨을 맞는 단 한 컷의 신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휘해 영화계와 대중의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영화 '범죄도시', '남한산성' 등 굵직한 작품에서 선 굵은 악역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 냈으며,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서 장덕수 역을 맡아 세계적인 배우로 우뚝 섰다. 과장 진급과 안정적인 연봉을 포기하고 맨땅에 헤딩하듯 뛰어든 무명 배우의 도전이 결국 값진 결실을 맺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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