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써본 교사들 “편하다”···관건은 낮은 신뢰성

서울 백석초등학교 천석경 교사는 생태전환교육 프로그램을 고민하다가 인공지능 챗봇 ‘챗GPT’에게 도움을 청했다. “초등학교 저학년에게 운영할 수 있는 생태전환교육의 예를 들어줘.” 챗GPT는 수업 아이디어로 ‘나무의 친구’ ‘플라스틱 행성’ ‘지구를 지키는 수퍼히어로’ 등 저학년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알려줬다. 천 교사는 다시 “플라스틱 행성 이야기를 창작해줘”라고 주문했다. 챗GPT는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한 편의 이야기를 뚝딱 완성해 보여줬다.
“옛날 옛적, ‘플라스틱 왕국’이라는 작은 나라가 있었습니다.(중략)주민들은 나무와 돌, 금속 등 다양한 재료로 이루어진 새로운 왕국을 건설하기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플라스틱 왕국이 아닌 ‘푸른 행성’으로 변해갔습니다.”
천 교사는 노션AI(인공지능을 활용한 문서 작성 도구)를 이용해 챗GPT가 제안한 아이디어가 포함된 생태전환교육 프로그램을 완성했다.
천 교사는 6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강당에서 열린 서울교육포럼에서 이런 챗GPT 이용 사례를 소개했다. ‘챗GPT 시대, 현장 교사에게 묻다’를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서 교사들은 챗GPT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다양한 사례를 공유했다. 학교 현장에서 일하는 교사들은 지난해 말 챗GPT가 등장한 뒤 처음으로 맞이한 이번 학기에서 바람직한 인공지능 활용법을 고민하고 있었다.
챗GPT는 일반 교과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수업을 지원했다. 한 특수교사가 “인지발달 장애 경계성 아동과 일반 아동이 함께 할 수 있는 놀이 체육 활동을 알려달라”고 하자 챗GPT는 보드게임 등을 제안했다. 한 중학교 교사는 자유학년제에 할 수 있는 활동으로 전문가 멘토링, 프로그래밍 체험활동 등을 챗GPT에게 추천받았다.
올 3월 한 달 동안 챗GPT를 활용해본 교사들은 “(챗GPT에게) 좋은 질문을 하는 게 중요하더라. 덕분에 국어 공부 열심히 했다.” “주제와 관련된 핵심 아이디어만 있으면 나머지는 챗GPT가 해줘 편안했다” 등 다양한 의견을 전했다.
낮은 신뢰성과 높은 기계 의존도 등 우려도 나왔다. 챗GPT의 정보를 완전히 믿고 의지하기에는 검증되지 않은 내용이 많기 때문이다. 이를 막기 위해 반드시 검색형 플랫폼으로 사실 확인을 거쳐야 한다는 의견이 뒤따랐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수환 총신대 교수는 “AI를 대체제가 아닌 보조제로 활용하고 교육의 주인공은 학생과 교사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했다.
챗GPT를 학생 평가에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챗GPT를 통해 학생들의 과제에 점수를 매기면 교사 업무 경감에 도움이 되지만 기계적 학습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 공연초등학교 강동우 교사는 “챗GPT의 평가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일 게 아니라 도구로 바라보고, 과정 중심 평가로 나아갈 수 있는 긍정적인 방법을 고려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육 현장에서 챗GPT 활용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서울지역 교원 521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0.1%가 “챗GPT를 실제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챗GPT가 교사의 역할에 도움이 된다고 답한 비율은 90.5%였는데, 행정업무처리(82.2%). 교수학습활동(80.3%), 학생평가(43.9%) 등에 활용하겠다고 답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번 포럼이 학교 현장 중심의 인공지능 교육 정책들이 뿌리내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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