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광주 창원 제주.. 미술축제 계속된다! 비엔날레 관람법

박동미 기자 2024. 9. 14.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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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광주비엔날레 ‘판소리: 모두의 울림’에 전시된 마르게리트 위모의 신작 ‘휘젓다’. 연합뉴스

부산, 광주 이어 창원, 제주까지…. 2년에 한 번 열리는 미술 축제 비엔날레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거나, 곧 개막을 준비 중이다.

지난 8월 시작된 부산비엔날레와 최근 막을 올린 광주비엔날레, 그리고 조각에 특화된 창원비엔날레와 멀리 섬에서 치러질 제주비엔날레까지, 미술 애호가들 혹은 예술을 사랑하는 모든 문화인들을 위해 각 비엔날레별 관람 포인트를 짚어봤다.

◇부산비엔날레 ‘어둠에서 보기’… 스님이 그린 성모 마리아와 옛 기억 품은 공간들 = 뜨거운 여름에 시작해 10월 20일까지 약 두 달간 펼쳐지는 부산비엔날레의 키워드는 ‘해적’과 ‘불교’. 각각 뉴질랜드와 벨기에 출신 공동감독 베라 메이와 필립 피로트는 미국의 인류학자 데이비드 그레이버(1961∼2020)가 쓴 ‘해적 계몽주의’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했다고 했다. 그레이버는 유럽 계몽주의가 평화와 민주주의를 이끌었다는 통념과 달리, 이미 해적 사회에서 그와 같은 실천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두 감독은 “‘해적’이 해양을 배경으로 언어·문화가 다른 다양한 사람의 공동체라는 점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36개국 62팀(78명)이 참가하는 비엔날레에서 눈길을 끄는 건 통도사 성보박물관장을 역임한 송천 스님의 참여. 스님은 약 10m 가량의 초대형 회화를 선보였는데, 성모마리아와 관세음보살을 나란히 선보인다. 이밖에, 방정아·이두원·윤석남 등이 참신한 작품으로 관람객들을 만나고 있다. 공간도 아주 흥미롭다. 부산현대미술관 외에 한성1918, 초량재 등이 더해졌다.

송천 스님의 ‘보국사 삼세여래후불탱’(2016). 부산비엔날레 제공

◇광주비엔날레…판소리가 현대미술이 된다고…유독 여성 작가 참여가 높은 이유 = 12월 1일까지 약 석 달간 지속되는 광주비엔날레는 시각예술 중심의 미술 축제에 파격적으로 ‘소리’를 들고 나왔다. ‘판소리:모두의 울림’을 주제로 부딪침 소리(Larsen effect), 겹침 소리(Polyphony), 처음 소리(Primordial sound)의 3개 섹션이 펼쳐지는데, 영국 테이트모던 출신 스타 큐레이터 니콜라 부리오가 예술감독을 맡아 더 주목을 받고 있다.

30개국 73명의 작가가 참여하며, 올해 리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필립 파레노와 화이트큐브 서울에서 아시아 첫 개인전을 열고 있는 마르게리트 위모의 작품을 놓치지 말자. 대다수 작품이 이번 전시만을 위해 새로 창작됐으며, 참여 작가가 모두 생존해 있는 것, 또 절반 이상이 여성인 것도 시선을 끈다. 한국 작가의 비중이 15%나 되니 미래 한국 예술을 이끌 창작자들을 살펴보자.

김익현 ‘하나-둘-여럿’ 중 일부, 2024. 창원조각비엔날레 제공

◇창원조각비엔날레… 김혜순의 시는 도시의 시간마저 확장한다 = 오는 27일부터 11월 10일까지 45일간 열리는 창원조각비엔날레의 올해 주제는 ‘큰 사과가 소리 없이’이다. 이는 김혜순 시인의 시 ‘잘 익은 사과’의 한 구절에서 가져온 것으로, 현시원 예술감독은 “사과껍질이 깎이며 스스로 나선형의 길을 만들어낸다는 시인의 상상력처럼 이번 비엔날레에서 도시와 조각, 관객들이 스스로 길을 내어 순간순간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는 창원국가산업단지 설립 50주년으로 창원이 주목받는 해”라며 “역대 창원조각비엔날레의 주요 전시 장소였던 성산아트홀 전관을 포함 1973년 발견된 조개무덤인 사적 제240호 성산패총, 과거 산업단지 근로자들의 활동 장소였던 동남 운동장 등 새 공간을 발굴해 선보인다”고 소개했다. 지역의 역사를 성찰하는 공간을 전시 장소로 발굴, 도시의 시간과 조각의 개념을 함께 재고해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16개국 60팀(70명)의 국내외 작가가 참여하는 비엔날레는 동시대 조각의 수평성, 여성과 노동, 도시의 역사와 변화, 공동체의 움직임 등을 다각도로 다룰 예정이다. 2010년 문신국제조각심포지엄을 모태로 2012년부터 조각비엔날레 형식으로 개최해 온 창원조각비엔날레는 국내 유일 조각비엔날레다. 심포지엄, 워크숍을 비롯해 국내외 예술가, 연구자, 시민, 관객 등이 어우러지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질 예정이다.

롤롤롤(lololol)의 ‘Sun Moon Lake is a Concrete Box: Revisited’, 2024. 제주도립미술관 제공

◇제주비엔날레…옛날, 왜국 사신과 만난 탐라 왕자는 =제4회 제주비엔날레가 올해 11월 26일부터 내년 2월 16일까지 약 석 달 간 개최된다. 제주현대미술관, 문화예술공공수장고,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제주아트플랫폼(구 아카데미극장) 등에서 펼쳐지는 제주 최대 미술 축제다. 전시 주제는 ‘아파기 표류기: 물과 바람과 별의 길(The Drift of Apagi: The Way of Water, Wind, and Stars)’로 총 14개국 39명(팀)의 작가들이 참여한다.

화두는 ‘표류’. 문명의 여정 속에서 표류가 우리의 인식과 어떻게 상호작용해왔는지, ‘표류’가 만든 우연, 만남과 충돌, 융합의 경계를 재해석한다. 더불어 문명, 환경, 이주, 난민 등 동시대 이슈들을 고찰하고 대안을 이야기한다.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품은 제주에서,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점쳐보면 어떨까. ‘아파기’는 당나라 교역 중 표류해 탐라국에 도착한 왜국 사신과 조우한 탐라국 왕자의 이름이다. 역사적 일화에서 출발해 상상으로, 나아가 ‘가상의 표류기’로 확장된다.

고길천, 부지현, 신형섭, 양쿠라, 한승구, 판록 술랍(Pangrok Sulap), 후이잉 오레(Huiying Ore), 완 오스만(Wan Othman), 우틴 찬사타부트(Wuttin Chansataboot), 롤롤롤(lololol), 투라지 카메네자데(Tooraj Khamenehzadeh) 등 국내 작가 17명, 해외 작가 22명이 참여한다. 제주 작가 9명을 포함한다.

박동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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