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일본과 항모 대결, 한국이 내놓은 비밀병기 '무인항모'

동북아 바다가 뜨겁습니다.

중국이 항공모함 6척 보유를 목표로 질주하고, 일본이 이즈모함을 경항모로 개조하며 중항모 건조까지 논의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독특한 해답을 내놨습니다. 바로 '무인 드론 항모'죠.

사람이 탄 전투기 대신 AI가 조종하는 드론들이 갑판을 가득 메우는 미래형 항공모함 말입니다.

과연 이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치열한 동북아 해상 패권 경쟁에서 우리의 새로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요?

함교 없는 혁신, HCX-23 플러스의 등장


지난 5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에서 HD현대중공업이 공개한 'HCX-23 플러스' 모형은 한눈에 봐도 기존 항공모함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HD현대중공업 HCX-23 플러스

가장 눈에 띄는 차이점은 항공모함의 상징인 함교가 아예 사라졌다는 것이죠.

갑판 위로 솟아오른 조종실과 관제탑이 합쳐진 구조물 대신, 모든 명령과 제어 시스템을 AI가 담당하는 내부 시스템으로 대체했습니다.

배수량 1만5000~3만2000톤급 경항모 크기의 이 무인전력모함은 고정익 무인기 10대 미만과 무인수상정을 탑재할 수 있습니다.

비행갑판은 복층 구조로 설계되어 1층에서는 전자기식 사출기로 드론을 띄우고, 2층에서는 어레스트 훅이라 불리는 강제 착함장치로 드론을 착륙시킵니다.

2층 갑판에는 스키 점프대까지 설치해 다양한 운용 방식을 지원합니다.

AI가 지휘하는 바다의 사령탑


이 무인항모의 진짜 혁신은 AI 명령과 제어 시스템에 있습니다.

감시, 전자전, 방공, 신속대응 공격 등 다양한 임무를 AI가 실시간으로 판단하고 수행합니다.

AI 물류와 임무 계획 시스템이 탑재되어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면서도 변화하는 전장 상황에 즉각 적응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존 항공모함 운용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는 접근법입니다.

수천 명의 승조원이 필요한 기존 항모와 달리, 최소한의 인력으로도 운용이 가능하며, 인간의 실수나 판단 지연으로 인한 리스크도 크게 줄일 수 있죠.

방산업계에서는 이번 공개가 21세기 무인 해군 함정 설계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한화오션의 또 다른 도전, 유무인체계 지휘통제함


한화오션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배수량 4만2000톤의 유무인체계 지휘통제함 모형을 선보였는데, 이는 독도급 대형수송함에 무인체계를 결합한 개념입니다.

주갑판 옆 경사갑판이 특징인 이 함정은 해병대 상륙기동헬기와 공격헬기, 중고도 고정익 무인정찰기, 드론, 무인수상정과 무인잠수정, 고속상륙정, 상륙장갑차, 전차, 트럭까지 다양한 장비를 탑재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해군은 지난해 11월 미군과 협력해 독도함에서 미국의 대형 무인기 '모하비'의 이륙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습니다.

이는 우리 해군이 무인기 운용 능력을 실전에서 검증받은 의미 있는 성과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제너럴아토믹스 에어로노티컬과 협력해 비행갑판을 갖춘 대형 함정에서 운용 가능한 단거리 이착륙 무인기 개발에도 착수했습니다.

동북아 항모 군비경쟁의 현실


우리가 무인항모 개발에 나선 배경에는 치열해지는 동북아 항모 확보 경쟁이 있습니다.

중국은 현재 6만7000~8만600톤급 항모 3척을 보유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최소 4개 항모전단을 구축해 총 6척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중국 푸젠항모
일본 이즈모함

일본도 이즈모함과 가가함 등 2만7000톤급 호위함을 경항모로 개조했으며, 7만톤급 중항모 건조 논의까지 진행 중이죠.

북한 역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탑재 3000톤급 신형 잠수함과 강건함, 최현함 등 5000톤급 최신예 구축함을 잇달아 공개하며 해상전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죠.

하지만 예산과 기술적 제약 때문에 기존 방식의 대형 항모 건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좌절된 한국형 항모, 새로운 길을 찾다


실제로 해군이 추진해온 '한국형 항모' 사업은 험난한 길을 걸어왔습니다.

한국형 경항모 이미지

2022년 약 2조300억 원을 들여 기본설계에 착수하고 핵심기술 개발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국방예산에 반영되지 못해 현재 잠정 중단된 상태죠.

이에 따라 항모탑재용 수직이착륙 F-35B 전투기 사업도 공군 차기전투기 F-35A 20대 획득으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해군본부 기참부장을 지낸 천정수 HD현대중공업 전무는 최근 세미나에서 흥미로운 제안을 했습니다.

"드론 경항모를 우선 획득하고, 우리 항모 건조능력을 고려해 중대형 항모 획득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죠.

즉, 기존의 대형 항모 건조가 어렵다면 무인 드론 항모로 먼저 시작해 경험을 쌓자는 현실적인 접근법입니다.

미래 해전의 새로운 패러다임


무인 드론 항모는 단순히 예산 절약을 위한 차선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미래 해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혁신적인 개념이죠.

튀르키예가 건조중인 무인항모 이미지

AI가 실시간으로 전장 상황을 분석하고 최적의 전술을 구사할 수 있으며, 인명 손실 없이도 효과적인 작전 수행이 가능합니다.

또한 기존 항모보다 건조비와 운용비가 크게 절약되어 경제성도 뛰어나죠.

국회의원들도 이런 방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다수의 무인기를 운용하는 항모 전력플랫폼 등 무인체계를 활용한 한국형 항모 개발 및 해상 무인항공전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죠.

중국과 일본이 기존 방식의 대형 항모로 경쟁하는 동안, 우리는 무인화라는 새로운 길로 승부수를 던지는 것입니다.

결국 동북아 해상 패권 경쟁에서 우리의 승부처는 남들과 다른 혁신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함교 없는 무인항모, 그 작은 시작이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