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행불자, 왜 콘크리트 박스에 발견됐나
[앵커]
"교도소 앞 공판장 옆에 3구를 묻었다."
"교도소 안의 소나무 숲에 5구를 매장했다."
'5.18 암매장'을 뒷받침하는 당시 계엄군들의 증언입니다.
군 문건으로도 암매장 정황이 확인되고, '암매장 시신 처리반'까지 운영됐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광주 봉쇄 작전의 중심지였던 교도소는 매우 유력한 암매장지로 추정됐습니다.
발굴 조사도 여러 차례였지만 여태까지 직접 증거는 없었습니다.
옛 광주교도소에서 나온 유골과 5.18 행방불명자의 DNA가 일치한다는 어제(25일) KBS 보도 내용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42년 만에 5.18 암매장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암매장 희생자가 앞으로 더 나올 가능성도 있는데 유골이 발견된 경위를 두고서는 의문도 남습니다.
박지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행방불명자의 유골이 발견된 곳은 옛 광주교도소의 무연고자 묘지입니다.
묻혀있던 콘크리트 박스 안팎에서 2백60여 구의 유골이 나왔는데 이 가운데 행방불명자의 DNA가 확인된 겁니다.
법무부가 관리하던 무연고자 묘지가 아니고, 유골도 무더기로 나와 5.18 행불자 관련성이 커 보입니다.
5.18 이후 교도소 내부에서 수차례 공사가 진행된 만큼 암매장된 행방불명자를 포함해 당시 발견된 유골들을 함께 모아놨을 수 있습니다.
당시 교도소 직원들의 진술을 들어보면 콘크리트 상자 안 유골은 70년대 교도소 이전 당시 수습된 유골이고, 5.18 행방불명자와 일치하는 유골은 상자 위 유골 더미에서 발견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양봉길/옛 광주교도소 시설계장 : "이사 오면서 그때 이제 박스로 해서 한꺼번에 동명동(교도소에서 온 유골)도 시신들을 한꺼번에 박스로 해서 묻었다고 들었어요."]
1995년 검찰 수사에서 공수부대 장교가 약도를 그려 진술한 암매장 위치와 유골이 발견된 위치도 거의 비슷합니다.
이 때문에 아직 분석 중인 유골에서 행방불명자가 더 확인될 수도 있습니다.
[정수만/전 5.18유족회장 : "거기는 공동묘지에다가 그 민간인들이 접근할 수 없는 지역이에요. 그러다보니까 시체 처리가 더 용이하게 할 수 있었지 않았겠느냐."]
5.18 당시 광주 교도소 내 민간인 사망자는 계엄사령부의 공식 발표로만 28명입니다.
이 가운데 지금까지 확인된 사람은 11명에 불과합니다.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발견된 유골의 DNA분석을 오는 11월까지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박지성입니다.
촬영기자:조민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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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기자 (js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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