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전업주부에서 재취업한 여자에게 벌어진 일
[티빙 오리지널 알려줌] 시리즈 <잔혹한 인턴> (Cold Blooded Intern, 2023)
글 : 양미르 에디터
'고해라'(라미란)는 퇴사 후 7년, 전업주부의 삶을 끝내고 재취업에 도전하기로 했다.
넘치는 의욕과 달리, 7년이란 공백기가 번번이 발목을 잡고 늘어지는 바람에 매번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급기야 '해라'는 신입사원 공채까지 도전했는데, 그곳에서 입사 동기였던 '최지원'(엄지원)을 다시 만났다.
동기들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회사를 떠날 때, '지원'은 일과 결혼하고 실적을 낳았던 것.
감정을 최대한 드러내지 않는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려고 노력한 '지원'은 오로지 일에만 몰두했었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독한 워커홀릭이라 사람들은 '크레이지 뷰티'라고 부르기도 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마켓하우스'의 상품기획실 실장으로, 임원의 자리를 목전에 두고 있는 지금, '지원'은 상사로부터 은밀한 지시를 받는다.
아무도 모르게 은밀하게, 그렇지만 인정에 휘둘리지 않고 칼같이 해낼 사람이 해냈던 것.
그때 마침 신입사원 공채 면접장에서 '해라'와 재회한 '지원'은, '해라'의 업무 스타일을 잘 알고 있었기에, 이 일에 제격이라 생각했다.
"상사가 시키는 일이라면 아무리 부당한 일이라도 시키는 대로 하겠다"라는 굳은 각오를 내비친 '해라'에게 '지원'은 인턴직 자리와 함께 은밀한 제안을 건넨다.
게다가 "해내기만 하면 네가 있던 '과장' 자리를 되찾게 해주겠다"는 파격적인 조건까지 내건다.
'해라'는 '지원'의 입사 제안을 덥석 받아들인다.
그 제안이 독일지, 약일지 모르는 상황에서.
지난 8월 11일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잔혹한 인턴>(매주 금요일 2회차 공개)은 7년 공백을 깨고 인턴으로 컴백한 '고해라'(라미란)가 성공한 동기 '최지원'(엄지원)에게 은밀하고 잔혹한 제안을 받으면서 겪는 내면의 갈등을 그린 작품이다.
라미란은 지난 6월 종영한 JTBC 드라마 <나쁜 엄마>에서 억척스러운 엄마 '진영순' 역을 맡아 캐릭터와 혼연일체, 진정성 담은 연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바 있다.
그런 라미란이 이번에는 '경력직 인턴'으로 돌아온 것.
"경력 단절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다. 비단 엄마나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마찬가지다"라고 운을 뗀 라미란은 "경력 단절을 겪은 후 다시 시작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다"라며 '고해라'를 연기하며 느꼈던 감정을 밝혔다.
이에 "일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인물이라는 것에 중점을 두고, 아내나 엄마, 이런 위치보다는 순수하게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구를 부각하는 연기를 하려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한때는 잘나갔던 MD였음에도 불구하고 '인턴'으로라도 재취업을 하고 싶어 하는 '고해라'의 일에 대한 열망은 라미란이 강조한 관람 포인트다.
너무나도 좋아했던 일을 놓아야 했던 현실적 이유, 그리고 그 일을 다시 시작하려 해도 어쩔 수 없이 부딪혀야 하는 장벽 등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한편, 지난 2013년 영화 <소원> 이후 10년 만에 라미란과 엄지원은 다시 만났다.
라미란은 엄지원과의 한 작품에서 다시 연기하게 된 소감에 대해 "새로웠다"라고 표현했다.
영화 <소원>과 <잔혹한 인턴>에서의 캐릭터가 완전히 달랐기 때문.
라미란은 "그때는 정말 순진하고 착했던 사람이 여기서는 하늘 같은 직장 상사가 되니 무서웠다. 색다른 모습을 많이 봤다"며 엄지원의 달라진 모습을 전했다.
엄지원도 "<소원>을 촬영할 때 언니와 둘이 병상에 있는 장면이 있었다. 리허설을 할 때 눈만 마주쳐도 서로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았다"라는 기억을 상기했다.
다양한 직장인들의 결코 녹록지 않은 사회생활 역시 공감도를 높이는 관람 포인트다.
어떤 캐릭터에도 '나'를 대입할 수 있는 인물들이 포진돼 있기 때문.
먼저 '해라'의 남편, '공수표'(이종혁)은 한 집안의 가장으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어떻게든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해 버틴 인물이다.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인맥으로라도 살아남겠다는 일념으로 회식 자리에서 망가짐도 불사하고, 상사들 비위 맞추기에 최선을 다했다.
그런데 그에게 돌아온 것은 권고사직이었다.
이종혁은 "만년 샐러리맨인데 실직당하면서 아내 눈치를 보게 된다. 힘들어하는 가장을 연기하면서 마음속으로 많이 울었다. '이렇게 살아야 하나. 이 사회는 언제 나에게 기회를 줄 것인가'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종혁은 "내 또래분들이나, 퇴직을 앞둔 분들이 보시면 눈물을 펑펑 흘리지 않을까 싶다. 진짜로 짠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작품에서 '수표'는 '해라'가 인턴으로 재취업에 성공한 타이밍에 권고사직을 당하면서, 졸지에 전업주부가 된다.
하지만 '해라'의 손이 거치지 않으면 혼자 제대로 할 줄 아는 일이 없었고, '수표'는 라면을 끓이려다 집에 불을 낼 뻔하고, 청소기를 고치려다 박살 내고, 욕실 청소를 하다 물바다를 만드는 등 가뜩이나 없는 살림을 거덜 낼 기세를 보여준다.
그래서 '해라'는 제발 아무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핀잔을 늘어놓는다.
여기에 '마켓하우스' 상품기획실의 과장 '소제섭'(김인권)은 '해라'가 7년의 경력 단절이 있기 전, 잘나가는 MD로 승승장구하던 시절 '해라'의 팀원이었다.
눈치 없고, 능력은 더 없었던 탓에 늘 새롭고 다양한 건수로 '해라'에게 혼나기 일쑤였으나, 정말 중대한 업무 과실을 저질렀을 때 유일하게 '제섭'의 편에 서서 일을 해결해 줬던 사람도 '해라'였다.
그렇게 애증의 감정이 쌓였던 '해라'를 7년 만에 재회했을 땐 완전히 전세가 역전됐다.
하지만 '해라'가 자신을 예전처럼 대하면, 사람들이 다 자신을 무시할까 봐 걱정스러운 마음도 있었다.
'제섭'을 맡은 김인권은 작품의 키워드를 생존이라고 꼽으며, "잔혹한 회사 생활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자의 생존 방식을 찾아간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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