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벤츠’ 하이브리드 열풍 뒤늦게 합류한 제네시스

제네시스 GV80

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전기차 일변도 전략을 포기하고 하이브리드 차량 도입을 본격화한다. 2030년까지 내연기관과 완전 결별을 선언했던 제네시스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에 직면하며 전략 수정에 나선 것이다.

판매량 급감에 전략 전환 불가피

카이즈유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올해 상반기 판매량 6만2898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9.3% 감소했다. 특히 주력 모델인 GV80은 32.5%나 급락하며 2만5070대에서 1만6925대로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BMW(9.6%), 벤츠(8.5%), 렉서스(18.3%) 등 경쟁 브랜드들은 모두 성장세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하이브리드 모델 부재가 제네시스 판매량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제네시스 GV70
2025년 하반기부터 하이브리드 라인업 구축

제네시스는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하이브리드 공세에 나선다. 첫 번째 모델로 GV80 하이브리드를 3분기에 선보이고, 이어 4분기에 G80 하이브리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2027년에는 GV70 하이브리드까지 추가해 주요 모델 라인업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이 새롭게 개발한 후륜구동용 2.5L 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되며, 기존 TMED 시스템 대비 성능과 연비가 대폭 개선된 차세대 TMED-Ⅱ 시스템이 탑재된다.

EREV까지 라인업 확대

하이브리드와 함께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도 도입된다. EREV는 전기 모터로 구동되지만 배터리 부족 시 내연기관이 발전기 역할을 해 전기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전기차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주행거리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

제네시스 G80
전략 변화 주도하는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

이번 전략 전환은 만프레드 하러 현대차 부사장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하러 부사장은 지난해 5월 제네시스 고성능 차 기술 총괄로 영입된 후 불과 8개월 만에 현대차 개발 총 책임자로 승진했다.

그는 “전기차 캐즘은 자동차 산업 전체가 마주한 현실로, 흐름에 대응하고 혁신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며 “무작정 전기차만을 고집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프리미엄 하이브리드 시장 경쟁 본격화

올해 상반기 국내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22만8478대로 전년 동기 대비 21.6% 증가했다. 이미 렉서스를 비롯해 벤츠, BMW 등이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어 제네시스의 늦은 진입이 성공할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가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전기차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갖추게 되면 판매량 회복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