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잡러 시대, MZ세대는 어떤 부업을 할까?

퇴근 후 집에 도착하자마자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릴 영상을 편집해요. 주말 낮에는 카페에 가서 전자책 자료를 만들고 틈틈이 리워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용돈도 벌죠. 20대 직장인들의 흔한 일상이에요. 고물가·고금리 시대, 월급만으로는 버거운 현실에서 수익형 블로그부터 배달 플랫폼까지 다양한 종류의 부업을 하고 있어요. 본업과 부업을 오가는 ‘투잡’, 거기에 하나를 더 하는 ‘쓰리잡’, 심지어 그 이상을 뜻하는 ‘N잡’이라는 말까지 생겼죠. MZ 맞춤형 경제 콘텐츠 뉴스레터 '어피티'가 머니레터 구독자 106명 대상으로 MZ세대의 부업 실태와 생각을 들여다봤어요. 자세한 내용은 정책주간지 'K-공감'에서 확인하세요. 

MZ세대는 부업 중
부업 때문에 힘든 것?
“피로” “적은 수익”
※ 11월 22~28일 어피티 머니레터 구독자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
부업은 생존을 위한 선택이에요

MZ세대에게 부업은 이미 일상이 됐어요. ‘현재 부업을 하고 있다’는 응답자가 30.3%, ‘앞으로 부업을 시작할 계획이 있다’는 응답이 31.1%에 달했어요. 33.1%는 ‘현재 부업을 하고 있지 않다’, 5.5%는 ‘과거에는 했지만 현재는 하지 않는다’고 답했어요.

부업을 시작한 가장 큰 이유는 ‘현재 직장에서 받는 급여로는 만족스럽지 않아서(38.7%)’였어요. ‘장래를 위한 추가적인 수입원이 필요해서(28.3%)’, ‘개인적인 관심사나 취미를 수익으로 연결하고 싶어서(21.7%)’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죠. ‘새로운 경험을 쌓고 자기 발전의 기회로 삼고 싶어서(8.5%)’, ‘주변 지인들의 권유나 사회적 트렌드를 따라서(0.9%)’ 등의 답변도 있었어요.

반면 부업을 하지 않는 이유도 다양했어요. ‘부업을 시작하는 방법이나 관련 정보가 부족해서(156명)’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현재 본업으로 인해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108명)’, ‘개인적인 여가시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서(78명)’, ‘현재 직장에서 겸업을 금지하고 있어서(45명)’ 순이었죠. 부업에 대해 관심은 있지만 현실적인 제약이 많다는 것이죠. M세대 땡자 님은 이렇게 이야기했어요. “부업을 하고 싶어도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요. 특히 누리소통망 등에는 부업을 미끼로 한 사기가 많아서 피해를 보는 경우도 봤어요.”

부업 수입 ‘월평균 20만 원 이하’ 52.9%

부업 하면 어떤 일이 떠오르나요? MZ세대가 선택하는 부업은 ‘수익형 온라인 콘텐츠 제작 및 운영(54명)’이 가장 많았고 ‘각종 리워드 앱 활용(49명)’, ‘전문분야 외주 작업 및 프리랜서 활동(38명)’ 등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부업이 많았어요. ‘배달 플랫폼을 통한 배달 서비스’는 3명으로 의외로 적었어요.

부업을 시작하는 방식도 예전에는 부업 관련 전단이나 지인을 통한 소개로 접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유튜브나 블로그 같은 온라인 콘텐츠’를 통해 정보를 얻는다는 응답이 61.4%로 가장 많았어요. 그다음으로는 ‘주변 친구나 지인들과의 대화(17.9%)’, ‘소셜미디어의 광고나 추천 게시물(8.5%)’ 순이었어요.

하지만 부업의 현실은 녹록지 않아요. 부업을 통한 월평균 수입을 보면 ‘20만 원 이하’가 52.9%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거든요. ‘20만~50만 원’이 23.6%, ‘50만~100만 원’이 11.3%로 나타났고 ‘100만~200만 원’이 7.5%, ‘200만 원 이상’은 4.7%에 불과했죠. 또한 부업을 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은 것은 ‘체력 부족으로 인한 피로감(63명)’, ‘기대한 만큼의 수익을 얻지 못함(60명)’이었어요. ‘본업과 부업의 시간 관리(50명)’, ‘본업과의 이해 충돌 및 회사 규정 위반 우려(18명)’, ‘부업 시작 단계에서의 정보 부족(14명)’이라는 응답도 있었어요. 본업만으로도 지치는 상황에서 추가로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현실이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임금 인상과 복지 확대가 필요해요’ 44.5%

그렇다고 부업을 안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에요. 부업을 하지 않을 때 생계를 유지하는 데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장기적인 미래를 위한 저축 여력 부족(207명)’, ‘본업의 수입만으로는 원하는 삶의 질 유지가 어려움(179명)’이라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았어요. ‘갑작스러운 지출에 대비한 비상금 마련의 어려움(111명)’, ‘식료품비, 공과금 등 기본 생활비의 지속적인 상승(92명)’, ‘월세, 대출이자 등 고정적인 지출에 대한 부담(70명)’도 큰 고민거리로 꼽혔죠.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는 응답은 67명에 그쳤어요.

그렇다면 부업을 하는 MZ세대를 위해 어떤 지원이 필요할까요? ‘기업의 임금 인상 및 복지 혜택 확대 유도’가 44.5%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어요. ‘생활비 부담 경감을 위한 지원금 지급 및 공공요금 인하(18.9%)’, ‘개인 창업 및 부업 활동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 강화(17.4%)’가 뒤를 이었죠. ‘서민경제 안정을 위한 금리 인하 정책 시행(10.0%)’, ‘부업 소득에 대한 세제 혜택 확대(6.3%)’라는 의견도 있었어요.

Z세대 밍밍 님은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개인의 소득을 늘리는 거라고 봐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해도 한국인의 근로시간은 월등히 많은데 임금은 적잖아요. 근로자의 임금 인상과 복지·처우 개선이 가장 적절한 해결책이 아닐까요?”라고 말했어요.

서민경제 안정을 위한 금리 인하 정책 시행이 필요하다고 대답한 M세대 소소한 소시민 님과 일계미 님은 “정부 기금 대출을 이용한 지 8년째인데 1년 사이 금리가 두세 차례나 올랐어요. 예대마진은 커져서 은행만 좋은 것 같아요”, “실거주 목적으로 받은 전세대출도 금리가 올라가면서 이자 부담이 커졌어요. 갑작스러운 고정지출 증가로 저축할 여력까지 줄어들었어요”라며 불만을 토로했어요.

하지만 단순한 임금 인상이나 공공요금 인하가 생활고에 쪼들리는 서민들을 위한 해답이 되긴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어요. M세대 고야고야 님은 “개별적인 지원 정책을 세우는 것보다 경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게 먼저예요”라고 지적했어요. “기업이나 자영업자들도 물가 상승에 맞춰 인건비를 올리기는 힘들어요. 공공요금 인하는 생활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급한 불을 끄는 정도가 아닐까요?”라고 말하며 결국 물가안정과 경제회복이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라고 답했어요.

본업에 열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삶의 질이 보장되는 것이 이상적인 노동 환경이죠. 하지만 MZ세대는 임금 인상은 더디지만 물가는 빠르게 오르는 상황에서 부업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어요. 부업을 선택하는 이들의 도전이 의미있는 변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부업이 생존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새로운 기회와 발전을 위한 발돋움이 되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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