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자동차가 중국인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브랜드와 모델을 내놨다. 정통 오프로더를 지향하면서 투박하고 강인한 인상을 전달하는 디자인까지 겸비했다. 하지만 가격은 2천만 원대부터 시작한다.
베이징 자동차 제조장(北京汽车制造厂)가 새로운 브랜드, '212' 런칭과 함께 T01을 출시했다. 212는 중국인들의 자존심 같은 존재다. 1960년대 소련이 붕괴했고, 중국은 소련으로부터 군사용품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이에 중국은 자체적인 경량 오프로드 차량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그 결과로 210 양산에 성공했다.
1980년대 중국이 개혁개방을 시작하면서 자동차 업체 최초로 베이징 자동차와 지프가 합작회사가 설립됐다. 이때 그랜드 체로키가 중국에서 생산되기 시작했고, 군용차량인 210은 212로 업그레이드됐다. 212는 중국에서 100만 대 이상 생산돼 중국인에게 대표적인 군용차로 인식됐다. 한때 중국 SUV 점유율 80%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212를 대체하는 새로운 군용차들이 보급됐고, 212는 사람들 기억 속에서 지워져 갔다.
그런 212가 베이징 자동차 제조장을 통해 부활했다. 과거에는 '212'가 모델명을 뜻했지만 이제 브랜드로 격상됐고, 모델명은 'T01'로 명명됐다. 참고로 베이징 자동차 제조장은 2016년 베이징 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현재는 산둥성에서 자동차를 생산해 판매하는 민간 기업이다.
디자인은 완벽한 복고풍을 지향한다. 초창기 212의 얼굴이 거의 그대로 남아있다. 동그란 헤드램프, 간단한 가로줄 그릴, 사다리꼴의 덮개 형태를 보이는 엔진후드는 물론 좌측에 별도의 램프까지 갖춘 모습이다. 범퍼도 최소한의 역할만을 위한 디자인을 갖는다.
옆모습은 벤츠 G 바겐을 떠올린다. 각진 실루엣을 바탕으로 유리창도 네모반듯하게 위치시켰다. 도어팬들, 휠하우스와 사이드 스텝까지 투박한 모습이 강조된다. 휠은 트림에 따라 17인치와 18인치로 구분된다. 올터레인 타이어가 장착되며, 너비는 265mm가 쓰인다.
뒷모습도 투박한 G 바겐과 유사하다. 테일게이트는 위아래로 열리지 않고 좌우로 열리는 방식이며, 중앙에 풀-사이즈 스페어타이어도 장착했다. 테일램프는 마치 프로토타입을 연상시키도록 간결하게 디자인됐다. 전면과 마찬가지로 후면 범퍼도 최대한 단순하게 표현됐다.
전체적인 크기는 벤츠 G 바겐과 유사하다. 길이x너비x높이 각각 4705x1895x1936mm이며, 휠베이스는 2860mm 크기를 갖는다. 참고로 벤츠 G 바겐은 각각 4875x1985x1965mm이며 2890mm의 휠베이스를 갖는다. 공차중량은 2150kg.
실내는 중국 소비자 취향에 맞췄다. 10.25인치 계기판과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모니터를 배치해 최신 자동차 이미지를 강조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다양한 기능을 작동시킬 수 있지만 공조장치와 주행 관련 다양한 기능을 버튼으로 배치했다.
주행모드는 에코, 스포트, 스노우 모드를 지원한다. 전자식으로 제어할 수 있는 4륜 시스템은 2H, 4H는 물론 4L까지 버튼 조작으로 간단하게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내리막길 보조 주행 장치도 갖췄다.
시트는 통풍 기능 없이 열선만 지원한다. 대신 상위 트림의 경우 운전석에 마사지 기능이 추가된다. USB C 포트는 실내에 4개 탑재되며, 무선 충전 시스템은 최대 50W까지 지원한다. 스피커 개수는 최대 8개가 장착된다.
탑재되는 엔진은 4기통 2.0리터 가솔린 터보 사양이다. 252마력과 41.8kgf.m의 토크를 만들어내며, 8단 자동변속기와 4륜 시스템을 통해 동력을 전달한다. 최고속도는 시속 170km까지 도달할 수 있다.
오프로드 SUV로 개발된 만큼 접근각 40°, 이탈각 36°, 브레이크오버 23.6° 스펙을 갖는다. 도강 깊이는 850mm까지 가능하다.
중국 신생 브랜드 212에서 내놓은 SUV T01은 중국 시장에서만 판매되는 모델이다. 가격은 기본형 13만 9900위안(약 2640만 원)부터 시작하며, 최상급 모델은 17만 2900위안(약 3260만 원)까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