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이 정말 한국이 맞나요?”
아침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강 위로 길게 뻗은 외나무다리 사이로 고즈넉한 전통가옥이 물에 비칩니다. 바람 한 점 없는 새벽, 그 수면 위 풍경이 그대로 하늘을 품고 있을 때, 누군가는 이곳을 ‘한국의 베니스’라 부릅니다. 그곳이 바로 경북 영주의 무섬마을입니다.

물 위에 떠 있는 마을, 천 년의 시간을 품다
무섬마을은 경상북도 영주시 문수면 수도리에 위치한 전통마을로,‘물 위의 섬’이라는 뜻을 가진 이름 그대로 내성천이 마을을 감싸 흐르는 반도형 지형 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물안개가 자욱한 새벽, 멀리서 보면 마을 전체가 마치 강 위에 떠 있는 듯 보입니다. 내성천의 잔잔한 물결이 한옥 지붕을 비추고, 그 사이로 외나무다리가 길게 이어집니다.
이 외나무다리는 길이 약 150m, 강 양편의 세상을 이어주는 상징적인 다리로, 마을 사람들이 장을 보러 가거나 아이들이 등하교하던 옛길이었습니다. 지금은 여행객들에게 ‘물 위를 걷는 체험의 길’로 사랑받고 있죠.
다리 위를 걸으면 발아래로 흐르는 내성천의 잔물결이 마치 유리 위를 걷는 듯 반짝이고, 바람이 불면 물 위의 그림자가 출렁입니다. 가을 아침엔 안개가 걸리고, 겨울엔 얼음이 맺혀 ‘시간이 멈춘 풍경’이 만들어집니다.

한옥이 품은 시간, 조선의 정취를 걷다
무섬마을의 역사는 17세기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조선 숙종 때부터 이곳에는 선비 가문들이 터를 잡고 살아왔습니다. 현재도 40여 채의 고택과 초가가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살아있는 전통마을’로 불립니다.
가장 유명한 집은 만죽재고택과 두곡고택. 기와지붕과 낮은 담장, 대청마루가 마을의 중심을 이루며 고요한 멋을 전합니다. 햇살이 기와를 비출 때마다 수백 년의 시간이 한 장면으로 압축된 듯한 정취가 흐르죠.
특히 가을 단풍철이나 초겨울에는 고택과 내성천이 함께 어우러져한 폭의 동양화 같은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아침 물안개가 만드는 ‘한국의 베니스’
무섬마을이 ‘한국의 베니스’라 불리는 이유는 단지 물이 마을을 감싸고 있어서가 아닙니다. 물과 사람, 건축이 공존하는 방식이 특별하기 때문입니다.
새벽녘, 해가 떠오르기 직전의 무섬마을은 물안개가 강 위를 가득 채우고, 고택의 지붕과 외나무다리가 그 안에서 희미하게 드러납니다. 그 풍경은 이탈리아 베니스의 운하보다 더 조용하고, 자연스러운 ‘한국식 수변 도시의 원형’이라 불릴 만큼 아름답습니다.

📸 촬영 포인트
- 외나무다리 초입: 물안개와 고택이 한 프레임에 담기는 명소
- 내성천 전망대: 마을 전체가 수면 위에 비치는 정경
- 만죽재고택 앞길: 한옥 지붕 너머로 떠오르는 아침 햇살
특히 이른 아침 6시~8시 사이, 해가 수면 위로 올라올 때의 풍경은‘한국의 베니스’라는 별명이 왜 생겼는지 단번에 알 수 있을 겁니다.

고요함 속의 여유, 지금의 여행이 되는 곳
무섬마을은 상업시설이 거의 없습니다. 카페나 음식점 대신, 마을 자체가 하나의 전시처럼 존재합니다. 그 대신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경험이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이죠.
마을 한쪽에는 무섬마을 생활문화전시관이 있어 외나무다리의 역사와 선비문화, 전통생활 도구 등을 볼 수 있고, 가을에는 무섬문화제가 열려 전통 혼례·풍물 공연·전통놀이 체험도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 입장 및 주차 정보
- 입장료: 무료
- 운영시간: 상시 개방
- 주차장: 외나무다리 입구에 대형 무료 주차장 완비
- 위치: 경북 영주시 문수면 수도리 268 (무섬마을 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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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안개, 그리고 고요의 미학
무섬마을의 아침은 소리조차 조심스럽습니다. 외나무다리 위를 걷는 발자국 소리, 강가를 스치는 바람, 그리고 물안개가 흩어지는 순간의 정적.
그 고요함 속에서 사람들은 말없이 셔터를 누르고, 누군가는 잠시 멈춰 서서 숨을 고릅니다.
‘이게 한국의 베니스라고요?’
누가 묻는다면, 대답은 이렇겠죠. “물 위에 뜬 건 마을이 아니라, 시간이에요.”
수백 년의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이 작은 수변마을은 지금도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흐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