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가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완전히 새롭게 선보였다.
단순한 세대 변경이 아니라, 소형 SUV 시장을 다시 정의하려는 시도에 가깝다.
1세대 트랙스를 오랫동안 운용했던 입장에서, 이번 변화는 단어 그대로 ‘완전히 달라졌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비율부터 달라졌다… 낮고 길어진 차체의 안정감
1세대 트랙스가 SUV 본연의 단단함에 집중했다면, 신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부드러움과 여유를 더했다.
전장은 4,540mm로 1세대보다 295mm 길어졌고, 전고는 110mm 낮아져 훨씬 안정적인 비율을 갖췄다.
차체가 눌린 듯한 프로포션 덕분에 운전석에 앉으면 세단처럼 안정적인 착좌감이 느껴진다.
대시보드가 낮고 평평하게 설계돼 시트포지션을 낮춰도 시야 확보가 쉽고 답답함이 없다.

외관: 단단함 속의 유연함, 쉐보레 디자인의 진화
전면부는 최신 듀얼포트 그릴과 얇은 DRL, 세로형 LED 헤드램프로 구성된다.
상하로 나뉜 조명 라인이 차체 폭과 맞물려 ‘넓고 단단한 인상’을 준다.
측면은 완만하게 떨어지는 루프라인 덕분에 쿠페형 SUV 실루엣을 구현했고,
도어 하단 캐릭터라인이 깊게 파여 있어 입체감이 한층 강조됐다.
후면부는 리어램프와 블랙 보타이 엠블럼을 중심으로 세련된 볼륨감을 살렸다.
전면부와 통일된 굴곡 라인이 차체 전체에 통일감을 부여하며,
소형 SUV임에도 한 체급 위의 디자인 완성도를 보여준다.

실내: 단단함 위에 감각적인 여유를 더하다
도어 패널은 견고한 구조와 소프트터치 소재가 조화를 이룬다.
플라스틱 구간도 가죽 질감을 구현한 패턴으로 마감돼 시각적 완성도가 높다.
시트는 허리를 단단히 받쳐주는 구조로 장시간 주행에도 피로감이 적다.
시트포지션은 낮고, 차와 일체감 있게 움직이는 감각이 인상적이다.
운전석에는 8인치 디지털 클러스터, 중앙에는 11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배치됐다.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모두 지원하며, 반응 속도도 빠르다.
공조장치는 물리 버튼으로 남겨져 조작 편의성 또한 확보했다.
센터콘솔에는 ▲전동식 파킹브레이크 ▲오토홀드 ▲넓은 수납공간이 마련됐다.
2열은 바닥 중앙이 평평하게 설계되어 공간감이 뛰어나며,
USB-A와 C타입 포트를 모두 제공해 탑승자 편의성을 높였다.
트렁크 용량은 최대 1,533L로 확장 가능해 한 체급 위 SUV에 버금간다.

파워트레인: 작지만 강한 1.2L 터보 엔진
신형 트랙스 크로스오버에는 1.2L 3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 139마력, 최대토크 22.4kg·m로 수치상으론 크지 않지만, 체감은 전혀 다르다.
정숙성이 향상됐고 진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즉각적이면서도 부드러운 반응이 이어지고,
RPM을 높이지 않아도 여유롭게 속도가 쌓인다.
고속에서도 꾸준한 토크가 유지돼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없다.
쉐보레가 이 파워트레인을 얼마나 세밀하게 다듬었는지 체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주행: 세단의 부드러움, SUV의 안정감
핸들링은 ‘가볍지만 정교하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저속에서는 부드럽고, 고속에서는 자연스러운 무게감이 더해진다.
전장 비율이 길어졌음에도 조향 반응은 빠르고 민첩하다.
제동감은 한층 세밀해졌다. 페달 초반부터 반응하며 밟는 깊이에 따라 일정하게 제동력이 전개된다.
급제동 시에도 차체 쏠림이 적고, 노즈다운 현상이 거의 없다.
225mm 폭의 타이어가 노면을 단단히 붙잡아 고속에서도 안정감이 유지된다.
승차감은 한층 부드럽다. 도심 요철이나 방지턱을 넘을 때 차체가 부드럽게 눌렸다가 자연스럽게 풀린다.
고속 항속 주행에서도 차체가 노면에 안정적으로 밀착되어 장거리 피로가 줄었다.

연비: 하이브리드 없어도 효율적이다
필자가 직접 측정한 실주행 연비는 다음과 같다.
▲ 반포 → 충주 앙성(고속도로): 15.4km/L
▲ 충주 외곽 → 시내(국도): 15.5km/L
▲ 충주시내 주행: 9.5km/L
▲ 충주 → 서울 복귀(정체 구간): 15.2km/L
▲ 전체 평균(278.6km 기준): 14.5km/L
드라이브 모드나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없는 순수 가솔린 SUV임에도
도심, 국도, 고속도로에서 모두 효율적인 결과를 보였다.
꾸준한 토크로 밀어주는 엔진 특성이 정체 구간에서도 높은 효율을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

총평: ‘도심형 SUV’의 정석
2026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SUV의 실용성과 세단의 부드러움을 동시에 담아냈다.
주행의 정제감, 효율, 편의성 어느 하나 놓치지 않은 완성형 모델이다.
탄탄한 기본기 위에 감각적인 여유를 더한 이번 모델은
‘일상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쉐보레다운 SUV’로 자리매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