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막히자 바다서 육로로…삼성SDS, 우회 물류 가동

/생성형 AI(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로 '지구의 경동맥'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폐쇄된 가운데 삼성전자의 물류 대동맥을 책임지는 삼성SDS가 해상과 육상을 잇는 '복합운송' 승부수를 던졌다. 뱃길이 막히면 땅길로 뚫겠다는 정공법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유일한 해상 통로다.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이곳을 통과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등 주요 산유국뿐만 아니라 삼성SDS의 주요 고객인 삼성전자의 중동행 물동량 대다수가 거치는 핵심 요충지이기도 하다. 폭이 33km에 불과해 지정학적 리스크 발생 시 봉쇄 가능성이 상존한다. 이곳이 사실상 봉쇄되며 전 세계 유가가 급등하는 등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후자이라·코파칸의 재발견

1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공격에 대한 이란의 대응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현실화되자 글로벌 선사들은 잇따라 'EOV(End of Voyage, 항해 종료)'를 선언하고 있다. 이는 위험 구역 진입이 불가능하니 목적지 항구가 아니더라도 인근 항구에 짐을 내리고 운송 책임을 끝내겠다는 일종의 '포기 선언'이다. 삼성SDS 물류사업의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중동행 가전과 스마트폰이 엉뚱한 항구에 묶일 수 있는 '물류 미아' 위기에 처한 셈이다.

/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이런 절체절명의 순간 삼성SDS 워룸(War Room)이 찾아낸 해법은 '해상+육상' 우회 전략이다. 핵심은 코파칸(Khor Fakkan)과 후자이라(Fujairah) 항구다. 이 두 항구는 아랍에미리트(UAE) 동부 오만만 연안에 위치해 있다. 지도상으로 보면 호르무즈 해협의 안쪽(페르시아만)이 아니라 바깥쪽에 자리 잡고 있다. 즉 이란이 해협을 봉쇄하더라도 영향권 밖에서 정상 운영이 가능한 '전략적 옆문'인 셈이다.

삼성SDS는 이곳에 배를 대 물건을 내린 뒤 육로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쿠웨이트 등 걸프 협력회의(GCC) 국가들로 트럭 수송하는 긴급 셔틀망을 구축했다. 해상 직송보다는 비용이 늘어날 수 있지만 공급망이 완전히 끊기는 것보다는 경제적인 선택지다. 삼성SDS가 가동 중인 워룸은 글로벌 물류·공급망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운영하는 중앙 통제형 비상 대응 조직이다.

AIS와 AI가 그려낸 실시간 대안 노선

삼성SDS의 이러한 대응은 데이터 기반 물류 관리 역량에서 나온다. 삼성SDS 워룸은 AIS(선박자동식별장치)와 자체 트래킹 시스템을 가동해 전 세계 선박의 위치를 초 단위로 추적한다. 어떤 선사가 EOV를 선언했는지, 어느 항구가 현재 하역 가능한지를 AI가 분석해 고객사에 즉시 공유한다. 항공 화물 역시 영공 봉쇄를 피해 일부 운영 재개된 공항을 기점으로 육상 연계 운송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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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는 이번 사태를 통해 자체 플랫폼 '첼로스퀘어'의 리스크 관리 역량을 입증하겠다는 전략이다. 단순히 우회로를 찾는 것을 넘어 늘어나는 육상 운임과 통관 지연 리스크까지 데이터로 예측해 고객사의 의사결정을 돕고 있다.

삼성SDS 관계자는 "파악된 위험 정보는 고객사에 실시간 공유되며 대체 항만과 운송 옵션 등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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