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24년식 히스파노 수이자(Hispano Suiza) H6C 니우포르-아스트라 토르페도(Nieuport-Astra Torpedo)가 올 여름 열린 제74회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에서 '베스트 오브 쇼(Best of Show)'를 수상했다.
이 특별한 차량은 비행사이자 레이싱 드라이버, 발명가, 기업가였던 앙드레 뒤보네(André Dubonnet)의 주문으로 제작된 원오프 모델이다. 현재는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에 거주하는 수집가 페니·리 앤더슨 부부가 소장하고 있으며, 이들은 "세계 자동차 수집계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영예"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수상은 히스파노 수이자가 미국에서 열린 가장 권위 있는 클래식카 행사에서 거둔 세 번째 쾌거다. 미국은 히스파노 수이자와 오랜 인연을 이어온 나라로, 브랜드의 수작업 전통과 독창적인 디자인을 높이 평가해왔다.

뒤보네는 당시 유럽 내구 레이스인 타르가 플로리오(Targa Florio) 같은 극한의 레이스에서 경쟁력 있는 동시에 우아한 차량을 원했다. 히스파노 수이자는 항공기 제조사 니우포르-아스트라(Nieuport-Astra)와 협력해 혁신적인 경량 차체를 제작했고, 목재를 대거 활용한 독창적인 차체 형태 덕분에 '튤립우드 토르페도(Tulipwood Torpedo)'라는 별칭을 얻었다.
기반이 된 모델은 H6C 섀시와 8.0L 직렬 6기통 엔진(Type Sport)으로, 낮은 라디에이터와 대형 연료탱크를 갖춰 내구 레이스에 적합하게 설계됐다. 차체는 두께 3mm의 마호가니 나무판을 수천 개의 알루미늄 리벳으로 고정해 제작되었으며, 무게는 단 70kg에 불과했다. 이는 당시 금속 소재가 주류였던 시대에 혁신적인 성과였다. 그 덕분에 차량은 1924년 타르가 플로리오 6위, 코파 플로리오 5위를 기록했다.
경주 이후 뒤보네는 전면 유리와 헤드라이트 등을 추가해 도로 주행용으로 개조했으며, 이후 여러 수집가의 손을 거쳤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부 손상이 있었지만 원형은 보존됐고, 2022년에는 경매에서 기록적인 가격에 낙찰되기도 했다.

히스파노 수이자(Hispano Suiza)는 이번 수상으로 과거와 현재를 잇는 브랜드 가치를 다시 입증했다. 수작업 장인 정신과 기술 혁신, 시대를 초월한 디자인은 오늘날에도 전기 하이퍼카 '카르멘(Carmen)', '카르멘 불로뉴(Carmen Boulogne)', 그리고 1114마력의 '카르멘 사그레라(Carmen Sagrera)'로 이어지고 있다. 카르멘 사그레라는 지난해 브랜드 120주년을 기념해 공개된 최신작으로, 히스파노 수이자의 미래 디자인 방향을 제시한다.
히스파노 수이자(Hispano Suiza)
히스파노 수이자는 1904년 다미안 마테우(Damián Mateu)가 엔지니어 마르크 비르키트(Marc Birkigt)와 함께 바르셀로나에서 창립한 스페인 자동차 브랜드로, 지금까지 4세대에 걸쳐 수케 마테우(Suqué Mateu) 가문이 이끌어왔다. 1904~1946년 사이 고성능 럭셔리카 1만2000대와 항공 엔진 5만 기를 생산했으며, 2019년 창립자의 증손자 미겔 수케 마테우(Miguel Suqué Mateu)에 의해 부활했다. 현재 세르히오 마르티네스 캄포스(Sergio Martínez Campos) CEO와 경영진이 브랜드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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