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할리우드에서 무려 148일간 진행된 파업, 결국...
"스트리밍 재상영료 받는다"美 작가노조 파업 끝
할리우드 파업 종료로 작가들이 다시 펜을 든다.
다만 배우들의 파업이 아직 끝나지 않은 만큼 이번 할리우드 파업이 완전하게 마무리되려면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지만, 일단 멈췄던 할리우드는 재가동하게 됐다.
지난 5월부터 파업을 이어가던 할리우드 영화·방송 작가 1만1500명이 소속된 미국작가조합(WGA, 이하 작가조합)은 9월 디즈니·유니버설·넷플릭스 등을 대표하는 영화·TV제작자연맹(AMPTP, 이하 제작자연맹)과의 협상에 성공했다. 이들의 파업은 5월1일부터 9월26일까지 148일간 진행됐다.
9일(현지시간) 작가조합은 조합원 전체 투표에서 유효 투표수 8525표 중 99%인 8435표가 제작자연맹과의 노동계약 협상 결과에 찬성해 계약 내용이 비준됐다고 밝히면서 파업을 끝냈다. 이들의 계약 기간은 올해 9월25일부터 2026년 5월1일까지 2년7개월 간이다.
작가조합은 이번 파업에서 기본급 인상과 스트리밍 재상영분배금 지급과 고용 안정성 보장,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권리 보호책 마련 등을 요구했고, 이는 계약 내용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
이에 따라 제작자연맹은 작가들의 기본급을 올해부터 3년간 순차적으로 인상하고, 제작 기간 최소 인원 고용을 보장하기로 했다. 또한 스트리밍 데이터를 작가조합에 제공하고 스트리밍 재상영 시간에 따라 작가들에게 재상영분배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AI의 경우, AI로 생성된 자료가 작가의 권리를 침해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물론 제작사 측이 작가에게 챗GPT 같은 생성형 AI 활용을 요구할 수 없게 했다. AI 활용 여부는 작가가 선택할 수 있게 했고, AI를 활용하더라도 작가의 권리에는 변함이 없다고 협의했다. 이로써 제작 스튜디오는 마음대로 작가가 보유한 작품으로 AI를 훈련할 수 없다.
작가들의 파업이 종료되면서 ABC '지미 키멀 라이브', HBO '리얼 타임 위드 빌 마허' 등 심야 토크쇼가 다시 방송을 시작했다. NBC의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도 이번 주말부터 방영될 예정이다.
그렇지만 작가조합과 비슷한 요구안을 내걸고 7월부터 파업을 벌인 할리우드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 배우조합)은 제작자연맹과 아직 교섭을 진행 중이다. 이번 작가조합의 합의문이 배우조합 협상의 가이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작가조합은 성명에서 "우리는 모든 단계에서 우리들을 지지해준 배우조합 형제들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제작자연맹이 이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 파업 종료 청구서...구독자가 떠안나
파업 종료에 따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기업들은 큰 부담을 떠안을 것으로 보인다.
작가들에게 지급할 비용이 늘어나면서 구독료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미 디즈니+, 아마존(프라임비디오) 등은 요금을 올렸다.
3일 월스트리트저널은 "넷플릭스가 할리우드 배우 파업이 끝나면 몇 달 안에 광고 없는 스트리밍 서비스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가격 인상이 파업과도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