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릴 때부터 부모가 자기 생각을 먼저 물어봐준 자식이 있고, 매사 부모가 정해준 대로만 따라야 했던 자식이 있다. 시간이 지나 늙은 부모 앞에서 이 두 자식의 태도는 완전히 달라진다. 존경은 저절로 생기는 감정이 아니라 오랜 시간 쌓인 기억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식에게 존경받는지 여부는 결국 세월이 흐른 뒤에야 드러난다. 그런데 그 결과를 만드는 습관은 이미 오래전부터 정해져 있었다. 자식을 어떻게 대했는지, 사랑을 어떤 방식으로 표현했는지, 자식 앞에서 어떤 모습을 보였는지가 그 답이다. 세 가지 습관을 하나씩 짚어본다.

1. 자식을 한 사람으로 존중하는 것
어릴 때부터 무조건 시키기보다 자식의 생각을 먼저 들어주는 부모가 있다. 성인이 된 뒤에도 부모 마음대로 간섭하지 않고 자식의 선택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준다. 존중받고 자란 자식은 그 존중을 그대로 부모에게 돌려준다. 어릴 때 받은 대접이 결국 늙어서 돌아오는 셈이다.

2. 사랑을 요구하거나 기대지 않는 것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전화 한 통이 없냐는 말은 순간 서운함에서 나오지만 자식에게는 부담으로 남는다. 희생을 앞세워 효도를 요구하기보다 해준 것은 부모의 몫이라 여기는 태도가 다르다. 이런 부모 밑에서 자란 자식은 의무감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 부모를 찾게 된다. 요구하지 않을 때 오히려 더 자주 곁에 남는 것이다.

3. 자식 앞에서 품격을 잃지 않는 것
남을 함부로 험담하지 않고 잘못했을 때는 부모라도 먼저 사과하는 모습은 말보다 강한 본보기가 된다. 따뜻하고 긍정적인 말을 습관처럼 쓰는 부모 곁에서 자란 자식은 그 태도를 자연스럽게 배운다. 부모가 보여준 품격은 잔소리 없이도 자식의 기준이 된다. 결국 자식은 부모의 말보다 행동을 더 오래 기억한다.

세 가지 습관의 공통점은 자식에게 무언가를 바라지 않았다는 데 있다. 존중도, 담백한 사랑도, 품격 있는 태도도 결국 대가를 기대하지 않을 때 더 깊이 전해졌다. 자식이 부모를 진심으로 공경하는 이유는 특별한 걸 해줘서가 아니라 곁에서 보고 배운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존경은 요구해서 얻는 게 아니라 살아온 태도로 자연스럽게 남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