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사고’와 싸운 12년…“오염수 가해자 될까 마음 아파”
[앵커]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지 오늘(11일)로 정확히 12년이 됐습니다.
당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지금까지도 후유증이 이어지고 있죠.
이후 사건을 축소하고, 피해 사실을 외면하려 하는 일본 정부에 맞서 10년 넘게 싸워 온 일본 시민단체가 있습니다.
이 단체 대표는 원전 오염수 방류에도 심각한 우려를 표했는데요.
박원기 특파원이 만나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동일본대지진 재앙의 정점을 찍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원전 가까운 곳에서 작은 찻집을 하던 무토 씨마저 5만여 명 앞에서 마이크를 잡게 했습니다.
[무토 루이코/2011년 당시 연설 : "원전 사고 이후 눈에 보이지 않는 방사능이 쏟아져 우리는 피폭자가 되었습니다."]
이듬해 '후쿠시마 원전 고소단' 대표가 된 그는, 수 년 간의 노력 끝에 2017년 도쿄전력 임원들을 결국 형사 법정에 세웠습니다.
[무토 루이코/후쿠시마 원전 고소단장 : "책임져야 할 사람이 책임지지 않는다면, 또다시 비슷한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12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방사선량이 높아 거주와 출입이 제한된 '귀환 곤란구역'.
무토 씨는 아무리 방사능 오염 물질을 제거했다해도 사람들을 굳이 이 곳으로 데려오겠다는 정부 정책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무토 루이코/후쿠시마 원전 고소단장 : "원전 사고 전보다 방사선량이 20배가 된 곳도 있어요. 그런 곳에 왜 사람들을 돌아가게 하는지도 매우 의문스럽습니다."]
특히, 올봄과 여름 사이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결정에도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무토 루이코/후쿠시마 원전 고소단장 : "후쿠시마 앞바다로부터 방사성물질을 세계가 이어지는 바다로 흘려보낸다는 건 우리(일본)가 이번에 가해자가 되는 것 아닌가 싶어 마음이 아픕니다."]
12년 세월이 지나면서 나이는 이제 70대에 접어들었지만, 원전 사고의 위험을 알리고 피해자를 한 명이라도 보듬고자, 그는 오늘도 현장으로 가고 있습니다.
후쿠시마에서 KBS 뉴스 박원기입니다.
박원기 기자 (rememb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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