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으로 돌진"…경비행기에 전투기가 떴다

헝가리에서 탈취된 경비행기가 원자력 발전소로 접근하자 공군이 그리펜 전투기를 긴급 출격시켜 저지했다. 유럽에 사보타주 경계령이 내려진 가운데 벌어진 사건이다.

헝가리 남부의 원자력 발전소 상공에서 아찔한 소동이 벌어졌다. 탈취된 경비행기 1대가 원전 인근 비행금지구역에 진입하자 헝가리 공군이 그리펜 전투기 2대를 긴급 출격시켜 요격에 나선 것이다. 헝가리 국방부 장관은 29일 오전 팍스 원전 근처에서 벌어진 이 상황을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다. 유럽 전역에 사보타주 의심 사건이 잇따르는 가운데 나온 소식이라 경계심을 키웠다.

"원전 반경 3㎞ 비행금지구역 뚫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문제의 경비행기는 세스나 172로, 헝가리 유일의 원전인 팍스 원전에 접근했다. 이 시설은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돼 반경 3㎞ 이내에 고도 6천m 미만으로 항공기가 접근하는 것이 금지된다. 공군은 경비행기가 접근하자 곧바로 그리펜 전투기 2대를 띄워 대응했고, 경비행기는 몇 분 뒤 원전에서 7㎞가량 떨어진 마을의 해바라기밭에 비상 착륙했다.(사진 출처=헝가리 경찰·연합뉴스)

"술 취한 24세 조종사, 공항서 절도"

조종사는 술에 취한 24세 남성으로, 인근 칼로차 공항에서 경비행기를 훔쳐 허가 없이 이륙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비상 착륙 뒤 현장에서 달아났다가 근처 도로에서 한 운전자에게 발견됐고, 차량을 빼앗아 도주하려다 제지됐다. 경찰은 술 외에 다른 물질을 투약했는지 추가 검사하며 탈취 경위와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조종사는 다치지 않았고 원전 손상도 없었다.(사진 출처=헝가리 경찰·연합뉴스)

"유럽 옥죄는 사보타주 공포"

팍스 원전은 헝가리 전력 공급의 50%를 담당하는 국가 기간시설이다. 이번 사건은 유럽 내 나토 동맹국에서 사보타주로 추정되는 사건이 속출하는 상황과 맞물려 긴장을 키웠다. 서방 군사·안보 당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고전하자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나토 회원국을 겨냥한 후방 교란에 나서고 있다고 의심해 왔다.(사진 출처=연합뉴스)

한 개인의 돌발 행동으로 드러났지만, 원전 같은 핵심 시설의 방공 취약성을 새삼 일깨운 사건이다. 사보타주 위협이 고조되는 유럽에서 상시 대응 태세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