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는 헐값, DCT 수리비는 200만 원? 함정 있는 국산 SUV

뉴 QM3는 이후 연식 변경을 거쳐 출시된 모델입니다. 최상위 트림인 'RE 시그니처'가 추가되었고, 빗길이나 비포장길 같은 험로 주행에 도움을 주는 '그립 컨트롤' 기능이 RE 시그니처 트림에만 적용되었습니다. RE 시그니처의 전용 색상인 '소닉 레드 투톤' QM3를 보면 이 기능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강화된 EURO6 배출가스 규제에 맞춰 개선된 1.5L 디젤 엔진과 ISG 시스템, 즉 오토스탑이 장착된 것이 특징인데, 다른 중형차와는 다르게 ISG 시스템을 켜고 끌 수 있는 버튼을 마련해 차급을 뛰어넘는 훌륭한 옵션이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2016년형 이후 모델부터는 국내 도로 환경에 맞춰 변속 로직을 수정하여 좀 더 부드러운 출발이 가능해지는 등 주행감에서도 개선이 이루어졌습니다.

이 밖에 SK텔레콤과 공동 개발한 'T2C'라는 독특한 편의장치도 마련되었습니다. 차량에 빌트인 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다르게, 실제 7인치 '갤럭시 탭 Active' 모델을 차에 장착했다가 탈거하며 밖에서는 태블릿 PC로, 차에서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한 혁신적인 방식이었습니다. 크래들에 끼우면 TMAP 내비게이션, 후방 카메라, 차량 내 스피커와 자동으로 연동되어 전화, 동영상, 멜론 등 각종 앱을 이용할 수 있었죠. 방수, 방진 기능을 강화한 갤럭시탭 Active를 사용한 것은 혹독한 자동차 환경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T2C는 몇 년 못 가 사라졌습니다. 탈착식이라는 장점이자 단점으로, 깜빡하고 집에 두고 오면 내비게이션을 못 쓰거나, 갤럭시탭 자체가 고장 나거나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아예 못 쓰게 되는 경우도 있었고, 실제로 갤럭시탭을 잃어버려 사제 내비 시공을 하는 오너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죠.

2017년 하반기에는 한 차례 페이스리프트로 내외관 구성을 업데이트한 뉴 QM3가 출시되었습니다. 3년 사이에 시장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습니다. 트랙스는 크게 위협이 안 됐지만, '쌍용 티볼리'가 참전하여 '소형 SUV 붐'을 일으킬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현대 코나, 기아 스토닉 같은 경쟁차들이 속속 등장하며 QM3를 사방에서 옥죄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나마 유일한 강점이었던 '연비'도 경쟁차들이 잇따라 디젤 파워트레인을 달고 나왔고, 심지어 가솔린 하이브리드 '니로'까지 등장하면서 더 이상 눈에 띄는 강점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이에 QM3는 전략을 수정하여 기존의 실용성, 경제성 중심의 이미지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고급스럽고 예쁜 '유럽 명품', '유러피언 프리미엄 SUV' 이미지를 부각시켰습니다.

외관 업데이트로는 동급 최초의 '퓨어비전 풀 LED 헤드램프'와 당시 아우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순차 점등 시퀀셜 방향지시등을 넣어 존재감을 끌어올렸습니다. 'ㄷ'자 주간주행등을 범퍼에 둘러 상위 모델 SM6, QM6와 최신 패밀리룩 통일감을 주었고, 리어 램프 내부에 LED 그래픽을 추가해 세련된 분위기를 강조했습니다. 전작 대비 확실히 화려하고 고급스러워진 것이 특징이었으며, 다른 국산차에서는 볼 수 없는 화려한 컬러들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으며 눈을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실내에도 큰 변화는 없었지만 외관과 결을 맞추었습니다. 상위 트림에는 나파가죽 시트를 적용하고 전체적인 소재감을 업그레이드하여 고급감을 높였죠. 특히 개방은 되지 않지만 '개방감'을 선사하는 널찍한 '글라스 루프'를 동급 최초로 적용하여 소형차 특유의 비좁은 공간에서 오는 답답함을 해소한 것이 돋보였습니다. 개인적으로 파노라마 선루프가 있어도 잘 열지 않고 블라인드만 걷어놓는 경우가 많아, 글라스 루프와 개방형 선루프 옵션을 이원화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센터 디스플레이 사이즈가 6.5인치에서 7인치로 커져 시인성을 높였고, 드디어 기본 스피커가 4개에서 6개로 늘어 드디어 들을만한 음질을 선사해주었습니다. 상위 모델에는 7개 스피커의 BOSE 사운드 시스템까지 옵션으로 마련되어 반가운 변화였습니다. 또한 후방 카메라 화면을 이어 붙여 마치 어라운드 뷰 같은 화면을 제공하는 'EZ 파킹'이라는 독특한 기능이 도입되어 주차할 때 은근히 도움이 되었습니다. 푸조에서도 이 기능을 쓰고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아쉽게도 비슷한 연식의 다른 모델들과 달리 안드로이드 미러링만 제공하고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 같은 폰 커넥트 시스템은 이용할 수 없었습니다. 해외 사양 '캡처'는 안드로이드 오토와 카플레이를 쓸 수 있는 디스플레이 옵션을 제공했는데, 한국 사양만 독특하게 자체 미러링 기능을 끼워 넣느라 빠진 것이 아쉬웠죠.

안전 사양이 추가된 것은 좋았지만, 2017년 당시에는 사각지대 경고만으로는 빈약했습니다. 차선 이탈 방지 보조, 전방 충돌 방지 보조 같은 능동형 안전장치가 단종될 때까지 없었다는 것이 더욱 아쉬운 부분입니다. 차선 이탈 경고는 있었지만, 계기판에 표기되는 방식이 아니라 인포테인먼트 화면 속 한 부분에 불과했습니다. 다른 소형 SUV와 비교하면 정말 초라한 안전 및 주행 편의 장치 구성이었죠. 이러한 부분이 구매 심리에 큰 영향을 미쳐, 특히 초보 운전자에게는 선뜻 중고차로 추천하기 어려운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사고 한두 번만 막아줘도 옵션 값은 충분히 뽑기 때문에, 주행 안전장치가 들어간 차를 추천하는 편입니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파워트레인은 직전에 사용하던 구성 그대로였습니다. 하지만 개선된 변속 로직, 전자 제어 시스템의 발전, 그리고 서스펜션도 약간 손봐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게 조정되었다는 설명이 있었고, 실제로 타본 사람들도 주행 성능이나 승차감이 '전기형 대비 꽤 나아졌다'는 것이 중론이었습니다. 압도적인 연비는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였습니다. 2018년에는 200대 한정으로 내외관을 멋스럽게 꾸민 스페셜 에디션 'S-에디션'을 판매했습니다. 18인치 휠, 알칸타라 내장, 블루 액센트가 특징이었죠.

QM3는 르노삼성과 국내 자동차 시장에 있어서 의미가 굉장히 큰 모델입니다. 당시 막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소형 크로스오버 시장의 문을 연 일원 중 하나였으며, 무엇보다 100% 전량 해외 생산 모델임에도 2천만 원 초반의 가격대를 설정하여 국내 생산된 국산차들과 대등하게 경쟁하며 자동차 업계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국산차임에도 비싼 가격 때문에 주목받지 못한 트랙스와 대비되게, 해외 생산임에도 가성비가 주목받으며 출시 초에 큰 인기를 끌었죠.

특히 같은 고향 친구인 '푸조 2008', '시트로엥 C4 칵투스' 같은 경쟁차들과 비교하면 가격 경쟁력이 정말 상당했습니다. 한불모터스는 QM3의 가격 책정 때문에 엄청 머리 아팠을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상대적으로 폭넓게 자리한 르노삼성의 서비스 네트워크도 무시할 수 없는 장점으로 작용했습니다. 지금도 대부분의 수입차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약점이 A/S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국에 폭넓게 깔려있는 르노삼성의 정비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메리트였죠.

국내 소비자들의 호응은 뜨거웠습니다. 초기 물량 1,000대가 단 7분 만에 완판 되는 기록을 세웠고, 르노삼성의 예상 물량을 훌쩍 뛰어넘는 인기를 누리며 스페인 르노 공장과 증산 협의를 봐야 할 정도였습니다.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된 2014년에는 1만 8,191대가 판매되어 국내 SUV 시장 전체에서 당당히 한 축을 차지했고, 2015년에는 공급 부족 문제가 해결되면서 무려 2만 4천 대 이상 판매되며 절정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이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2016년부터는 판매량이 눈에 띄게 하락하기 시작했는데, 화려한 디자인, 가성비, 넉넉한 공간까지 내세운 쌍용 티볼리가 참전하며 순식간에 주춤해졌습니다. 이후 경쟁차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입지가 좁아지기 시작했죠.

QM3는 소형 SUV로 분류되지만, 엄밀히 따지면 엑센트, 프라이드급 소형 SUV로 가장 작았습니다. 스토닉과 베뉴만이 이 차의 진정한 경쟁차였죠. 준중형차들과 경쟁하는 덩치 큰 소형 SUV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QM3의 아담한 크기가 점점 부각되었고, 이것이 경쟁력 저하로 이어졌습니다.

결국 2017년 더 화려한 디자인으로 무장한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투입했지만, 대세를 거스르지 못했습니다. 월평균 1,000대 정도 판매되는 수준에 머물렀고, 이후 판매량이 반토막 나며 존재감이 점점 희미해지다가 2019년 쓸쓸하게 단종되었습니다.

반면, 국내 시장 분위기와는 다르게 본고장 유럽에서는 그야말로 날아다녔습니다. 출시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어 매년 20만 대 이상 꾸준히 판매되며 세그먼트 1위에서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유럽인을 위한 모델이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죠.

현재 QM3의 중고차 시장 분위기를 살펴보면, 출시된 지 꽤 된 모델이고 비주류 브랜드, 그리고 DCT 달린 디젤 파워트레인이라는 되팔기에는 온갖 악조건을 다 갖고 있어 시세가 굉장히 저렴한 편입니다. 신차 대비 20~30%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가격 접근성이 상당합니다. 디젤차인 만큼 전체적인 킬로수가 높은 편이지만, 디젤차는 중장거리에 유리하고 오히려 고속주행 위주로 탄 차가 시내 마실용으로 탄 차보다 컨디션이 훨씬 좋을 수 있으니 주행 거리에 너무 겁먹지 않아도 됩니다. 변속기 컨디션, 차를 타봤을 때 느낌이 더 중요합니다.

다만 몇 가지 함정이 있습니다. 가장 큰 것은 'DCT' 변속기입니다. 한 번은 수리를 해야 하는데, 수입 제품이라 200만 원 가까운 비용이 청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차값이 저렴한 만큼 변속기 수리비가 반영되어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운 좋게 변속기 컨디션이 괜찮거나 교체한 지 얼마 안 된 매물을 구하면 행운이니, 구매 전에 상태를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또 르노 차량은 부품값과 공임비를 포함한 수리비가 비싸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동일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동급 국산차 대비 2~3배 정도 비싸다고 보시면 되며, 수입차 수준의 비용이 발생합니다. 단종된 지 꽤 된 모델이라 몇몇 부품들은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수리에 애를 먹는 경우가 있다고 하니 참고하시고요. 다행히 유럽에서 많이 팔려 여차하면 해외 직구를 통해 부품을 구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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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불편으로는 와이퍼 규격이 연식마다 다르다는 점이 있습니다. 2013년에서 15년식, 2016년식, 2017년식 이후 후기형마다 달라서 아무거나 사면 길이가 안 맞거나 클립 체결 방식이 안 맞아 못 쓰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래서 판매 사이트의 참고표, 교체 방법 사진 등을 자세히 숙지하고 구매해야 합니다. 이 불편함 때문에 와이퍼 암을 티볼리 것으로 바꿔버리는 분들도 꽤 있다고 하니, 중고차 구매 시 와이퍼 교체할 때 본인 차에 붙은 와이퍼를 한번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어쨌든 프랑스 차들은 이렇게 보편적이지 않은 구석들이 있습니다. 안 특이해도 되는데 이상하게 특이하죠. QM3는 제주도 출장 가서 1박 2일 렌트했을 때 기름이 거의 닳지 않아 그대로 반납했을 정도로 연비가 정말 좋습니다. 기름 냄새만 맡아도 간다는 것이 과장이 아닐 정도입니다. 액셀링을 과감하게 밟아도 연비가 10km/L 밑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어 스트레스 없이 재미있게 몰 수 있습니다. 가끔 DCT의 펀치가 강하게 느껴지는 문제는 있지만, 연비 면에서는 정말 뛰어난 차였습니다. 여기까지 QM3 도감을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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