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광장/송인호]청년 4평살이 방치땐 경제 성장력도 쪼그라든다

1인 청년 가구 느는데 원룸 등 주거 열악
삶의 질 떨어뜨려 사회 생산성까지 저하
청년임대-기숙사 대폭 확대 공급안 필요

송인호 객원논설위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서울의 주택 보급률은 93.7%(주택 383만9800채, 가구 409만8800호)로 주택 수가 가구 수에 비해 부족하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이 수치가 서울 지역의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2019년 96%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서울 1인 가구 증가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서울로 유입되는 청년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는 데 있다. 2021년 서울 유입 청년 인구가 3만6000명에서 2022년에는 5만4000명으로 더 많이 늘어났다. 이들 중 대부분이 1인 가구를 형성하면서 청년의 주거 수요는 더욱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2023년 서울의 19∼34세 청년 인구는 약 226만 명이고 이 중 독립 1인 가구 수는 약 66만 가구에 달한다.

그러나 청년들의 주거 환경은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서울연구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청년 1인 가구의 53%가 월세로 거주하고 있고, 1인당 주거 면적은 평균 30.4㎡에 불과하다. 더욱이 2022년 기준으로 서울시 청년들은 소득의 약 35.4%를 주거비로 지출하고 있어 경제적 부담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학생들의 주거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한 상태에서 비싼 월세와 함께 매우 열악한 주거 환경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서울 소재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은 평균 17.3%에 불과해 학생 대다수가 학교 밖에서 비싼 월세를 내며 생활해야 하는 실정이다.

대학가 주변의 원룸 시장 상황은 암울하다. 월세는 평균 60만 원에 달하고 보증금은 1000만 원 이상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고정 소득이 없는 대학생들에게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한다. 한편 원룸 사업자는 그나마 작은 방을 쪼개 14㎡(약 4평)의 최저 주거 기준조차 충족하지 못하는 방을 제공하는 예도 다수 있다. 결과적으로 대학생 청년들이 경제적, 심리적 압박과 함께 열악한 주거 환경에 시달리며 학업과 일을 병행하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정부는 청년들을 위한 다양한 주거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기숙사형 행복주택, 청년 공유주택, 청년 임대주택 등 여러 정책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실제로 혜택을 받는 청년은 소수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자는 다음과 같은 방안들을 제안해 본다. 첫째, 대학 기숙사의 확충이 시급하다. 현재의 낮은 기숙사 수용률은 속히 개선될 필요가 있다. 여기서 정부는 기숙사 확충을 위해 대학교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기숙사 증축을 한사코 반대하는 원룸 사업자에게는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도 동시에 마련할 필요가 있다. 기숙사 확충은 대학생들이 저렴한 주거 환경에서 학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중요한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둘째, 청년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운영 방식을 개선하는 것이다. 청년들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주거를 누릴 수 있도록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청년들이 유리한 조건으로 입주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것이다. 현행 임대주택 제도는 소득이 낮고 불안정한 청년들이 입주하기가 여전히 어렵고 정부의 임대주택 공급 물량 자체도 매우 제한적이다. 참고로 서울 지역에서 LH가 관리하는 12만 채의 공공임대주택 중 주요 지역 근처의 영구임대와 국민임대주택에는 청년 입주자가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물론 기존 고령 입주자의 권리는 중요하다. 그러나 앞으로의 임대 관리와 유지를 위한 운영에서는 청년을 위한 다양한 입주 프로그램의 시스템 정비는 필요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대학생 또는 청년 주거 문제를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접근하는 것이다. 청년들의 주거 불안정은 그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학업과 일상에서의 스트레스를 증가시킨다. 이는 곧 사회 전체의 생산성 저하와 미래 성장 잠재력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대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하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정부는 기숙사의 대폭 확충과 청년 임대주택 공급을 크게 확대하는 데 다각도의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청년들의 주거 문제는 그들의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문제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다. 정부, 지방자치단체, 대학, 그리고 원룸 개인 사업자와 민간 부문이 협력하여 청년들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이를 통해 청년들이 안정된 주거 환경에서 자신의 꿈을 키우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우리가 모두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송인호 객원논설위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