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지키는 혈당 관리법

사진=월간 아웃도어

우리 주변에는 혈당을 지나치게 올리는 음식들이 너무도 많다. 빵과 밥 같은 정제된 탄수화물들, 설탕이 가득 들어간 음료와 디저트는 한 번만 먹어도 혈당이 치솟는다. 매번 조심하지 않으면 늘 혈당스파이크를 달고 살게 되고, 당뇨병으로 향하게 된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 30세 이상 당뇨병 환자가 약 600만 명, 당뇨병 전단계는 1500만 명으로 약 2000만 명이 당뇨병 위험군이다. 운동을 하지 않고 당을 높이는 음식에 중독된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1/3이 넘는 인구가 건강을 위협받게 된 것이다. 관리하지 않는 어느 누구도 당뇨에서 안전할 수 없다.
혈당 관리가 일부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 드러나면서, 혈당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졌다. 음료부터 아이스크림 등에 설탕을 넣지 않는 제로 슈거 식품이 인기를 끌고, 저당 식단을 실천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혈당 관리는 당뇨뿐만 아니라 다이어트를 할 때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생활 습관 때문에 생기기 쉬운 병인 당뇨와 비만. 떼려야 뗄 수 없는 둘 사이는 바꿔 말하면, 생활 습관만 바꾼다면 쉽게 개선할 수 있다. 그럼 어떻게 혈당을 관리해야 할까?

혈당이란 무엇인가
혈당은 혈액 내에 존재하는 포도당을 말한다. 몸이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포도당으로 분해된다. 포도당이 몸에 흡수되는 과정에서 혈당이 오르게 되는데, 이때 인슐린이 분비되면서 포도당을 세포 에너지로 사용하게 된다. 그렇게 사용되고 남은 포도당은 간과 근육에 공급된 다음, 나머지 잉여 포도당은 지방으로 저장된다. 당뇨병에 걸리면 포도당을 세포 에너지로 사용하게 만들어주는 인슐린이 적거나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때문에 혈액 속에 당이 과도하게 높은 상태가 유지되고 혈관이 점점 좁아진다.
정상 혈당 수치는 공복 시 70~100mg/dL, 식후에도 140mg/dL 이하를 유지한다. 공복 혈당이 140mg/dL을 넘을 경우 고혈당으로 분류한다. 고혈당은 체내에 염증을 유발하고 혈액을 끈적끈적하게 만들어 혈관 벽을 손상시키며 지방간, 동맥경화, 고혈압 등의 합병증을 유발한다.
식후에 혈당이 올라가는 것은 정상적인 몸의 반응이지만, 혈당이 급격하게 상승하는 ‘혈당스파이크’는 경계해야 한다. 혈당스파이크는 식후에 체내 혈당 수치가 150~220mg/dL까지 오르는 것으로, 탄수화물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생길 가능성이 높다. 혈당스파이크가 일어나면 극심한 졸음이 몰려오고, 식사를 한 후에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허기를 느끼게 된다. 혈당스파이크는 공복 혈당 수치만 재서는 알 수 없다. 최근 2~3개월간의 혈당 상태를 보여주는 당화혈색소를 통해 알 수 있다. 혈당스파이크가 무서운 이유는 공복 혈당이 정상인 사람에게도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집에서도 쉽게 관리할 수 있는 연속혈당측정기로 관리하는 사람도 많이 늘어났다. 하지만 저렴한 편은 아니기에, 먼저 생활 습관을 점검해 보자.

현명한 혈당 관리법
혈당을 관리하려면 식단부터 바꿔야 한다. 전체적인 당 섭취량을 낮추는 것이 첫 번째다. WHO 권고 기준에 따르면 가공식품으로 섭취하는 당류가 하루 섭취한 총 열량의 10% 미만이어야 한다. 하루 2000kcal 섭취 시 당류는 50g 미만으로 섭취해야 하는 셈. 이는 어디까지나 권고 기준이며, 전문가들은 25g 미만 섭취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두 번째로 당을 모두 같은 당으로 봐서는 안 된다. 아이스크림에 함유된 20g의 설탕과 사과에 함유된 20g의 천연당은 다르다. 당은 탄수화물로부터 오는데, 탄수화물의 형태는 원래의 형태에서 가공된 모습으로 변할수록 좋지 않다. 곱게 간 설탕이나, 밀가루로 만든 빵, 도정을 거친 백미 등 정제된 형태의 탄수화물은 혈당을 급격하게 올린다. 백미 대신 현미, 감자를 껍질째로 먹으라고 권유하는 이유도 이와 같다. 소화가 천천히 될수록 혈당은 천천히 오른다. 어떤 음식이 좋을지 헷갈린다면 혈당지수GI·Glycemic Index를 확인하자. 혈당지수는 해당 음식을 섭취한 후 혈당이 상승하는 속도를 나타내는 수치다. 포도당 100g을 섭취했을 때 혈당 상승 속도를 100으로 두고, 각 음식 100g을 섭취했을 때 혈당이 상승하는 속도 0~100의 수치로 보여주는 지수다. 쌀밥은 92, 아이스크림은 63, 사과는 36이다.
식사 순서를 바꾸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일명 ‘거꾸로 식사법’이다. 채소를 먼저 먹고, 육류나 생선 등의 단백질, 탄수화물 순서로 먹으면 급격한 혈당 상승을 방지해 준다. 채소에 함유된 식이섬유가 혈당 상승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들게 해 탄수화물의 과도한 섭취를 막아준다.
적당한 운동은 필수다. 특히 혈당이 올라가는 식사 후에 15분만 가볍게 걸어도 혈당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평소 근력운동을 통해 근육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근육은 인체에서 포도당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부위이기 때문이다. 근육 세포가 포도당을 연료로 사용해 혈당 수치를 떨어트리기 때문에, 가장 큰 근육인 허벅지 근육을 단련해두면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