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보러 왔어요"… 삼성 오는 용인 남사읍 뜨겁네

이새하 기자(ha12@mk.co.kr) 2023. 3. 1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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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반도체 클러스터
예정지역 직접 가보니
마을 주민들 "1등 기업 오면
용인 자체가 완전히 변할 것"
최대 160만개 일자리 창출에
도로·전철 확대 호재도 기대
부동산에 투자 전화문의 빗발
세계 최대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설 경기도 용인시 남사읍에 19일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선정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삼성전자는 이 지역에 2042년까지 300조원을 투자해 첨단 반도체 제조공장 5개를 지을 예정이다. <용인/박형기 기자>

"삼성전자가 들어온다는데, 용인이 완전히 달라지지 않겠어요?"

지난 16일 찾은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삼성전자가 이 지역에 2042년까지 300조원을 투자한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벌써 기대감으로 술렁거렸다. 정부는 지난 15일 남사읍 일대에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남사읍에 있는 A중개업소에는 부동산을 매입하려는 사람들의 방문이 온종일 이어졌다. 정훈교 A중개업소 사장은 "다른 기업도 아니고 우리나라 1등 기업인 삼성전자가 용인에 새롭게 공장을 짓는다는 건데 용인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가 찾은 남사읍은 봉무리 일부의 주거지역과 남사읍 행정복지센터 근처 상업시설을 제외하고는 야산과 논밭이 대부분이다. 도로를 따라 일부 작은 공장들이 군데군데 들어서 있다.

삼성전자는 이 지역에 첨단 반도체 공장 5개를 새로 짓는다. 경기도 기흥·화성·평택·이천에 있는 기존 반도체 클러스터와 연결해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주민들 관심사는 반도체 산업단지가 들어올 장소다. 반도체 산업단지는 남사읍과 이동읍 일대에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용인시가 지난 17일 남사읍과 이동읍 일대 산업단지가 들어설 사업 대상지 약 710만㎡를 개발행위허가제한지역으로 정한 만큼 이 지역이 가장 유력하다. 개발행위허가제한지역으로 정해지면 해당 지역은 3년간 건축물 신축이나 개축, 토지 형질 변경 등이 제한된다.

주민들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협력업체와 소부장 기업이 산업단지에 들어서면 직간접적인 경제 효과가 클 것이라고 기대한다. 최영주 남사읍 이장협의회장은 "주민들은 다들 환영하는 분위기"라며 "그동안 평택과 용인, 안성 등이 '송탄상수원보호구역'이라 발전이 더뎠는데, 삼성이 들어오면 자연스럽게 규제도 풀리고 모든 게 빨리 발전하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 다른 주민은 "산업단지가 만들어지면 삼성전자와 협력업체 직원을 비롯해 수많은 사람이 이곳에 모여들고 일자리도 많이 생길 것"이라며 "근처에 이들이 살 아파트를 지어야 하니 도로와 지하철도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대 경제연구소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반도체 라인 1개를 건설하면 약 128조원의 생산효과와 37만명의 고용창출효과가 예상된다. 삼성은 이번 투자로 용인에 700조원 상당의 직간접 생산유발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직접고용 3만명에 관련 협력업체, 건설·운송 등 전방위 산업 고용유발효과도 160만명으로 예상한다.

삼성의 이번 투자로 용인은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반도체 메카'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경기도 용인 처인구 원삼면에는 SK하이닉스가 415만㎡ 규모 용지에 121조8000억원을 쏟아 첨단 메모리 반도체 클러스터를 짓고 있다. 이에 더해 삼성전자는 물론 팹리스와 소부장 기업들이 모여드는 것이다.

남사읍 일대 부동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날 땅을 보러 청주에서 용인을 찾은 50대 이 모씨는 "뉴스를 본 이후에 괜찮은 땅이 있는지 살펴보러 왔다"고 말했다. 이달 21일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효력이 발생하기 전 '막차'를 타기 위해서다.

인근 부동산사무소 관계자는 "매물을 내놓은 주인이 아직 뉴스를 못 본 건가 싶기도 하다"며 "소식을 들으면 매물을 거둬들일지도 모르겠다"고 귀띔했다. B중개업소도 온종일 잇따른 손님 문의로 분주했다. B중개업소 관계자는 "여기저기서 '산단 후보지가 어디냐'고 묻는 전화가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용인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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