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이 꼽은 내년 외식업 키워드는 '초개인화 , 저속노화, 맞춤소비' [현장+]
'고물가·저성장 시대에 음식장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전국 외식업 자영업자와 거래하는 배달의민족이 내년에도 이어질 경기침체에 대비해 '불황생존법'을 공유했다. 배민은 내년 외식업 소비 트렌드로 '초개인화, 저속노화, 맞춤소비'를 꼽으면서 이를 바탕으로 메뉴를 구성하거나 포장 방식을 변경할 것을 제안했다.
배민은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2024 배민외식업컨퍼런스'를 개최해 자영업자들과 외식업 전략, 성공 노하우를 공유했다. 이날 행사에는 넷플릭스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출연진인 임태훈 도량, 정지선 티엔미미 오너셰프를 비롯해 총 27명의 외식업 전문가가 참여해 총 25개 강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또 약 2000명의 자영업자가 참석해 강연 내용에 귀를 기울였다.
이날 배민은 자체 분석을 거쳐 내년 외식업의 핵심 소비 키워드를 공개했다. 먼저 초개인화다. 배민은 마라탕, 요아정처럼 소비자들이 원하는 재료를 고를 수 있는 '주체적 소비'를 선호하는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배민 측은 "맛의 강도, 구성과 양, 포장방법 등 여러 옵션을 제안하거나 메뉴 조합을 세분화하는 등 고객에게 선택권을 줘야 재주문을 이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키워드는 저속노화다. 저속노화 식단은 신체노화 속도를 느리게 만드는 식단법으로 저염, 저칼로리, 디카페인 메뉴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이들 메뉴를 옵션으로 제안해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해야 한다고 배민 측은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소비양극화로 '맞춤소비'가 중요해지면서 가격설정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지현 우아한형제들 사장님커뮤니케이션실장은 "한국인의 필수재인 아메리카노는 1000원에 빅사이즈를 내놓는 가게도 있고 잔당 10만원의 프리미엄 전략을 택하는 가게도 있다"면서 "저가와 고가 중 확실한 가격전략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박리다매 전략이라면 1인 가구를 고려해 혼자도 주문할 수 있도록 최소주문금액과 배달팁을 책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판매전략, 광고, 마케팅, 손익관리, 레시피 개발법 등 외식업 운영에 필요한 강연들이 이어졌으나 연사들은 입을 모아 내년 외식 업계의 전망이 어둡다고 진단했다. 최규완 경희대 호스피탈리티경영학부 교수는 내년 외식 업계가 구조적 문제로 위기를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 교수는 "경기불황과 정치적 불확실성, 공급과잉 등이 위기의 원인"이라면서 "메뉴 경쟁력 강화, 효과적인 마케팅, 혁신적인 디지털전환(DX) 등을 추진하면서 식재료비와 인건비를 효율화해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재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