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21년 10월 제네시스 최초 전기차로 출시됐던 럭셔리 준중형 SUV 'GV60'가 3년 5개월 만인 지난 3월 부분변경 됐다. 디자인 일부가 바뀌고 배터리 용량 확대, 주행 관련 첨단사양 추가 등이 주요 변경 내용이다.
시승차는 21인치 휠을 장착한 최상위 트림 '퍼포먼스 AWD'였다.
GV60의 역동적인 디자인은 볼 때마다 단단하게 생겼다는 생각이 든다. 외관은 범퍼와 헤드램프 외에는 이전 모델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전면 범퍼가 좀더 깔끔하게 다듬어졌고 램프 렌즈가 세분화 되면서 정교해졌다.

다만 후면부 하단 범퍼의 방향 지시등이 그대로 인 것이 아쉽다. 좀더 위쪽으로 이동하면 시인성이 개선될 듯하다.

실내는 시트, 각종 버튼, 가죽 마감 소재 등 제네시스 브랜드답게 고급스럽다. 동그란 구 형상의 크리스탈 스피어 전자 변속기는 여전히 GV60만의 특징으로 남아 있다.
운전석 계기반과 센터 터치스크린 사이에 있던 베젤을 없앤 27인치 일체형 와이드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는 시인성도 좋지만 보기에 시원한 느낌을 준다.


운전석 착좌감도 좋아서 앉으면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포근한 느낌이 든다. 스티어링 휠은 2-스포크에서 3-스포크로 바뀌면서 좀더 스포티해졌다. 디지털 사이드 미러도 적당히 큰 사이즈로 금방 적응이 된다.

GV60 차체는 길이 4545/너비 1890/높이 1580/축간거리(휠베이스) 2900mm다.
휠베이스는 같은 E-GMP 플랫폼을 사용한 기아 준중형 SUV EV6(2900mm)와 같고 테슬라 중형 SUV 모델Y(2890mm)보다 10mm 크다. 준중형이지만 2열 공간은 성인 남성이 앉아도 아주 여유롭다.


GV60의 배터리 용량은 기존 77.4kWh에서 84kWh로 커졌다. 출력은 기본형인 스탠다드 2WD 168kW, 스탠다드 AWD 234kW다. 퍼포먼스 AWD는 이전 모델 320kW에서 360kW(부스트 모드 기준)로 향상됐다.
정지상태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스탠다드 2WD 7.8초, 스탠다드 AWD 5.5초다. 퍼포먼스 AWD는 '펀 드라이빙' 특화 기능인 '부스트 모드'를 이용하면 단 4.0초만에 시속 100km에 도달한다.

드라이브 모드는 에코, 컴포트, 스포츠가 있다. 스티어링 휠에 변경 버튼과 추가적 출력을 내는 부스트 모드 버튼이 있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시승 중 힘은 충분했다. 퍼포먼스 트림은 넘쳤다고 표현할 수 있다. 10초간 사용할 수 있는 부스트 모드를 켜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몸이 뒤로 젖혀지면서 차가 앞으로 튀어 나갔다. 전기차답게 즉각적이고 부드러운면서도 강력한 가속력이었다.
승차감은 단단하면서도 편안했다. 모순되는 것 같지만 그만큼 도로에서 올라오는 진동을 잘 걸러주면서도 고속질주와 코너링 등 주행 성능이 안정적이었다.

특히 노면과 주행 상황에 따라 좌우 바퀴에 구동력을 최적으로 배분해 코너링과 발진 성능을 높여주는 '전자식 차동 제한 장치(e-LSD)' 덕에 빠른 코너링 등 스포티한 주행을 즐길 수 있었다.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도 승차감에 한몫했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충격을 어느 정도 줄여줬다.
GV60의 1회 충전시 주행 가능거리는 스탠다드 2WD이 451km에서 481km로, 퍼포먼스 AWD는 368km에서 382km로 늘어났다. 강력한 주행성능을 생각하면 괜찮은 수준이다.
운전자 성향이나 주행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복합 전비도 나쁘지 않다. 기본형인 스탠다드 2WD(19인치 휠)가 5.1kW, 스탠다드 AWD(19인치 휠) 4.6kW, 퍼포먼스 AWD(21인치 휠)가 4.0kW다.

도심과 자동차전용도로를 오가며 고속주행보다는 일상적인 주행 위주였던 시승 때 전비는 5.9kW까지도 나왔다.
시승차에는 내연기관 엔진음을 즐길 수 있는 신규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이 옵션으로 탑재됐다. 제네시스는 6기통 엔진음을 구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주행 중 들리는 소리는 자연스러운 엔진음이 아닌 인공음이기에 내연기관의 감성을 나타내기에는 부족했다. 스포티한 운전을 하면서 잠시 동안은 괜찮았지만 지속적으로 듣는 것은 호불호가 있을 듯했다.

스티어링 휠의 버튼을 누르거나 "헤이 제네시스"를 불러 이용하는 음성인식은 꽤 괜찮았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날씨, 교통상황, 목적지 안내 등 자연어 명령을 나름대로 잘 인식했다.
GV60 가격은 스탠다드 2WD 6490만원, 스탠다드 AWD 6851만원, 퍼포먼스 AWD 7288만원이다. 여기에 옵션을 추가하면 만만치 않은 가격이 된다. 준중형 SUV로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GV60은 뛰어난 성능을 가졌다. 게다가 제네시스다운 고급스러운 승차감과 함께 운전의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다. 가격은 장애물이지만 탑티어 전기차인 것은 분명했다.
/지피코리아 경창환 기자 kikizenith@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제네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