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m 거대한 바위가 강 위에 솟았다" 12경에 이름 올린 무료 산책 명소

가을 선바위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미숙

여름마다 사람이 몰리는 해변이나 화려한 축제에 지쳤다면, 이번엔 조금 다른 여행을 선택해보자. 북적임 대신 고요함을, 인위적인 볼거리 대신 자연이 빚어낸 압도적인 장관을 마주할 수 있는 곳이 있다.

태화강이 품은 거대한 바위, 울주 선바위. 단순히 눈으로 보는 절경을 넘어, 수백 년의 시간과 역사가 고스란히 스며든 특별한 장소다.

선바위 / 사진=울산 공식블로그 장유진

울산광역시 울주군 범서읍 두동로에 자리한 울주 선바위공원. 그 중심에는 높이 33.2m, 둘레 46.3m에 달하는 거대한 선바위가 우뚝 서 있다. 태화강의 물결 위로 마치 깎아 올린 듯 솟아 있는 그 모습은 자연이 만든 거대한 조각품처럼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을 뿜어낸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선바위의 지질학적 가치다. 주변의 강바닥은 물의 흐름으로 형성된 퇴적암 지대지만, 선바위만은 마그마가 식어 굳은 ‘반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다른 암석과 전혀 다른 기원을 가진 바위가 홀로 솟아 있는 풍경은 마치 자연이 오랜 세월을 통해 남긴 수수께끼 같다. 그래서일까, 선바위는 오래전부터 울산 12경 가운데 하나로 꼽히며 시인과 묵객의 감탄을 자아냈다.

선바위 / 사진=울산 공식블로그 장유진

선바위의 매력은 단지 장엄한 풍경에 머물지 않는다. 강가 언덕에는 ‘입암정’이라는 아담한 정자가 있어,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또 다른 의미를 더한다.

고려 말 충신 정몽주가 울산에 유배되었을 때 이곳을 자주 찾았다고 전해진다.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며 고뇌에 잠겼던 그가 선바위 앞에서 시를 읊으며 마음을 달랬을 모습이 선연히 떠오른다.

오늘날 입암정에 앉아 흐르는 강물 소리를 듣다 보면, 자연스레 과거의 시간 속으로 빠져드는 듯한 기분이 든다.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선비들의 정신과 풍류가 서린 공간이라는 점에서 울주 선바위는 더욱 특별하다.

선바위 노을 / 사진=ⓒ한국관광공사 변양옥

웅장한 선바위를 바라보고 나면, 그 주변에 펼쳐진 울주 선바위공원의 매력이 한층 더 깊게 다가온다. 공원은 연중무휴 24시간 개방되며, 입장료와 주차료가 모두 무료라 언제든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다.

울창한 숲길과 정돈된 산책로는 여름철 더위를 식히기에 제격이고, 반려견과 함께하는 산책 코스로도 안성맞춤이다.

선바위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울산의 대표 명소인 태화강 국가정원이 활기찬 정원의 아름다움을 선보인다면, 선바위공원은 자연 그대로의 고요 속에서 온전한 휴식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 강물의 잔잔한 흐름이 마음을 비우고 사색에 잠기게 만든다.

선바위 / 사진=울산 공식블로그 이상현

공원 옆에는 가족 여행객이라면 놓쳐서는 안 될 또 하나의 장소가 있다. 바로 태화강 생태관이다. 이곳에서는 태화강에 서식하는 다양한 어종과 생태계를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아이들에게는 살아 있는 자연 학습장이 된다.

생태관은 매주 월요일과 주요 명절을 제외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성인은 2,000원의 소정의 입장료가 필요하다. 선바위의 장엄한 풍경을 감상한 뒤, 그 바위를 감싸 안은 강의 생태까지 둘러보는 여정은 여행의 깊이를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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