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결혼 8년차 6살,4살 딸하나씩 키우고 있는 딸둘 애기엄마입니다.
남편은 저보다 3살 많은 30대 후반인데, 정말 이런 표현 쓰면 안되지만 꼰대중에 꼰대에요..ㅠ
남편과의 수많은 답답한 일이 있어 속이 터져서 글을 씁니다.
대표적인거 몇개만 쓸께요..
1. 친정부모님에 대한 호칭
저희 집은 저랑 여동생이렇게 두 자매인데,(동생도 결혼했습니다)
남편은 저희 엄마 아빠 호칭해야하거나 부를때 꼭 장모님,장인어른 이렇게해요
이에반해 제부는 아버님 어머님 이렇게 친근하게 부르거든요.
그래서 저희 남편 없을때 언젠가 엄마가 그러시더라구요.
우리 둘째사위는 너무 살갑고, 첫째사위는 너무 진중하다고..
그래서 제가 집에 가서 말했거든요. 우리 부모님한테 장모님 장인어른 이렇게 불러야하나고..
그냥 아버님 어머님 하면 안되냐고..
그랬더니, 장모님을 장모님이라 부르는게 더 나은거지, 그걸 왜 어머님이라고해..?
이러더라구요.. 네 물론 고쳐지지 않았고,
아직도 저희 부모님은 저희 남편을 좀 어려워해요..
(남편이 술도 안먹고 해서, 같이 밥을 먹어도 남편은 묵묵히 듣고만 있는 편이에요.)
명절이나 무슨 날에 저희 친정에 가면, 제부는 우리 아빠랑 술한잔 먹고 잠자는데,
저희 남편은 아빠차 세차하고 오거나, 부모님 사시는 단독주택 청소나 집수리 같은거 해요.
최근엔 페인트칠..
네 잘하는건 아는데, 그 호칭만 좀 고쳐주면 더 칭찬받을텐데 갑갑해요..
2.자당,춘부장
이 말 아시는 분 계신가요?
전 결혼전에 몰랐던 말인데,
친구나 지인 어머니는 자당, 아버지는 춘부장이라고 부르는거랍니다.
그래서 친구나 지인한테 안부 물을때 꼭 자당은 안녕하시지? 뭐 이런식으로 안부를 물어요.
무슨 조선시대 사극도 아니고..
그나마 그 전부터 이말을 써와서 남편 친구나 지인들은 다 알아듣기는 하는데,
그냥 제가 뭐라하거든요. 꼰대도 아니고 그냥 어머니 잘 지내시지? 이렇게 하는게 좀더 낫지 않겠냐고.. 그래도 안고쳐집니다.
3.24절기
남편은 24절기를 다 따집니다.
이번주 수요일은 춘분이네.. 벌써 춘분이야 어쩐지 날이 좀 따뜻해지더라
뭐 이런식으로 말만 하면 좋죠..
동지면 팥죽은 기본이고,
단오되면 단오제하는 곳 놀러가는 것 + 창포 풀 사다가 집에서 머리도 감아요
제가 뭐라고 하죠.. 요즘 나오는 샴푸가 백번 낫다고
그래도 꿋꿋히 감아요. 일년에 한번 이런 날 아니면 언제 이런거 해보냐고..
정월대보름에 나물9가지 해서 밥먹고, 부럼.. 부럼 다들 아시죠? 아는데 안쓰는 말..
부럼 까먹고..
아무튼 일년내내 자체 이벤트로 엄청 바쁜사람입니다.
샴푸하니 생각나는데, 남편은 다른 남자들은 한달에 한번 가는 미용실을
한달에 두번갑니다.
4.일본불매
이건 좀 뭐랄까 정치적인 그런거로 보일수 있어서 쓰긴 좀 암튼 그런데
약간의 예를 들면,
어떤 물건을 사려는데, 그 물건이 롯*쇼핑 쪽 물건이 더 싸도
그거 안사요. 돈 더줘도 다른 사이트꺼 삽니다.
근데 그 사이트 택배가 롯*택배면 또 안삽니다.
물론 제조사가 일본이다. 캐* 니*같은 카메라 브랜드 일본밖에 없는 브랜드가 있으면
그냥 제품성능이 떨어져도 국산사는 사람입니다.
미칠 지경입니다. 애국좋긴한데 이런 방법이 맞나싶네요..
그리고 운전하다가도 일본차가 끼어들면 절대 안비켜줍니다.
편의점중에 세*열하나 있잖아요 죽어도 거기 안가요..
집근처 제일 가까운게 세*열하나 인데, 꼭 길건너 봐유로 갑니다..
요즘 중국하고도 관계 안좋잖아요?
이러다 남편이 중국불매까지 하면 무슨일이 벌어질지 너무 걱정됩니다.
5.청결
이건 좋은 습관이긴 한데..
연애할때는 스킨쉽하려고 하면 꼭 손을 닦고 오더라구요.
자기 손이 더러워서 이 손으로 제 볼 만지면 안된다고 하면서,
그때는 콩깍지가 씌여서 날 아껴주는 구나 했는데
물론 코로나 시국에 손많이 씻으면 좋죠. 덕분에 애들도 남편따라 손잘씻거든요
문제는. 밤에 잠자리하고 나서, 너무 빨리 샤워하러가요.
결혼 8년차니 뭐 사랑한다 이런 말까진 못들어도,
무슨 몸에 뭐 묻은사람 마냥 한번 안아주고 나서 먼저 씻으러가면
제 기분이 참 묘해집니다..
그리고 남편 특징중에 하난데, 이건 저한테는 이득인 습관인데,
밤에 자기전에 집에 쓰레기 있는 꼴을 못봅니다.
저녁먹고 애들씻시고 재우고 우리 자기 직전에
집안 쓰레기 싹 버리고 옵니다. 종량제 봉투 가득 안차도 1/3만 차도 그냥 버려요.
그래서 저희집은 10리터짜리 봉투만 씁니다.
음식물쓰레기도 재활용도 다 한밤중에 자기 전에 꼭 버리고 옵니다.
뭐 안씻고 속옷도 잘 안갈아입는 남편들 얘기 듣다보면 이건 좋긴한데, 유난스러워서 ...
6. 규칙적인 생활
이건 진짜 제가 제일 못참는거..
남편은 본인의 일상이 흐트러지는걸 제일 싫어해요
예를 들면 퇴근하고 집에 오면 일곱시, 그러면 여덟시까지 밥을 먹고 치워야하고,
한시간동안 애들이랑 놀아주다가 아홉시에 재우고,
그 뒤엔 11시까지 책읽고, 일기..라고 쓰긴 그렇고, 그냥 하루 메모정도.. 간단히 하고 자거든요.
근데 애키우는 집에서 이런게 되나요..갑자기 애라도 아프면..
다행히도 애들에 있어선 관대해서 괜찮은데,
문제는 오늘같은 주말이에요.
하루 루틴이 정해져 있어요.
첫째주 토요일은 시댁방문 / 일요일은 집 대청소
둘째주 토요일은 친정방문 / 일요일은 집 이불 침대커버 빨래/(빨래방)
셋째주 토요일은 애들하고 놀러가기 / 일요일은 세차
넷째주 토요일 일요일은 본인취미(등산이나 운동)
뭐 이런식으로 보내는데,
둘째세째주 일요일이라고 청소 안하는것도 아니에요.
저랑 애들 늦잠자는 방 빼놓고는 일요일 아침은 청소 다 해놓고 나머지 일과를 합니다.
그리고 제가 제일 싫어하는
냉장고청소..
저도 전업이 아니다보니, 냉장고가 어떻게 깔끔하겠어요.
매주 금요일 저녁에 장보러 가기 전에,
냉장고 있는 물건을 싹 빼내요.
처음엔 진짜 미치는 줄 알았는데,
그래서 유통기한 임박한거는 한쪽으로 빼놓고 그날저녁에 처리하고,
뭐 암튼 그런식으로 냉장고를 관리하니
저희 집 냉동고는 그 흔한 전이나 고등어 하나 없네요. 장을 봐오지 않는한..
전쟁나서 마트 닫으면 우리집은 굶머 죽을거에요.
7.안전에 대한 강박
이건 뭐 남이 봤을때 유별나다 정도니 이해합니다만,
저희 집에는 방마다 소화기가 있고,
베란다에는 방독면이 8개나 있습니다.
8.제사
진짜 이것까지 속썩였으면 이혼했을텐데,
그나마 이건 시부모님이 안지내시니, 그나마 괜찮습니다.
남편 조부모님 기일되면 남편 혼자 가거나 딸내미한테 바람쐬러 가자하면서
큰애랑 둘이 다녀와요..그나마 제일 다행..
뭐 암튼 이런데... 남편이 언제쯤 좀 여유로워 질지..
그냥 이런 집도 있으니, 지금 쇼파에 누워있는 남편들 보면서
저희집 남편보단 낫네 하시길..
진짜 너무 빡세요..
추가1. 맞춤법
남편은 맞춤법에도 약간 강박이 있어요.
카톡보낼때나 말을 할때도,
항상 신경써서 보내요.
남들처럼 ㅇㅇ 한번 한 적이 없고, 꼭 응 알겠어. 이렇게 마침표까지 꼭 찍어서 답문을 보내요.
그리고 사람들 많이 쓰는 줄임말 이런 것도 잘 안쓰고, 제가 써도 이해를 못하니 남편에게는
말 그대로 쓰게 되요. 그래서 애들과도 말할때 좀 말이 안통할때가 있어요.
남편이 회사에서도 팀장을 맡고 있고, 남편 운동모임에서도 총무를 하고 있어서,
단톡에 공지사항이나 뭐암튼 이런저런 거 올리거나 할때도,
연습장에다가 본인이 쭉 써놓고, 몇번을 고치고, 그걸 또 맞춤법 검사까지 해서 올려요.
네 본인자유인데,
그러다보니 남편과 톡을 할때도, 이게 맞춤법이 맞나,
엄마로서인가 엄마로써 인가 이런거 검색해보고
저도 모르게 마침표까지 찍는 습관이 생겼어요.
물론 좋은 습관이긴 한데, 친구들은 마침표 찍는 제톡이 좀 차갑게 느껴질때도 있다고 하네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남편은 이런 걸 강요하지 않는데,
눈치가 보여서 제 스스로 이런 걸 고치게 됩니다..
추가2. 집 상태
저희 집은 항상 시어머니가 오시던 저희 엄마가 오시던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즉, 딸들이 거실에서 노는 장난감 몇개 널부러져 있는거 빼고는
(누가 와도 1분이면 다 치울수 있는 상태)
집이 진짜 깔끔해요.
남편은 집이 지저분하면 치우자 이런 말도 안하고
지혼자 슬슬 치워요.
이게 되게 은근히 스트레스에요. 같이 치우자. 청소하자 말하면 좋은데.
그냥 아무 내색없이 치우니, 저도 좀 쉬려고 누워있다가도, 남편이 치우기 시작하면
저도 따라 일어나서 치웁니다.
어디 외출할때도 집 싹 치워야해요.집 널부러진 상태로 어디 가본 적 한번도 없어요.
우리 딸들 낳으러 갈때도, 며칠전부터 남편이 짐 미리 다 싸놓고,
그러고 있다가 병원 갔어요.
설거지는 또 어떻구요.
남편이 집청소를 다 하고 있다보니 제가 음식만드는 거랑 설거지는 제가 해요.
제가 음식만들고 있으면 남편이 나와서 상차리고 같이 밥먹으면 설거지는 제가 하죠.
그런데 그럴때 있잖아요. 바로 하기 싫을때 티비보거나, 뭐 좀더 중요한 일이 있을때..
그러면 남편이 또 혼자 가서 슬슬해요.
그러면 또 저는 티비 보다말고, 하던 일 그만하고 제가 한다고 해요.
그러면 남편은 그러죠 이미 손 젖었으니 자기가 한다고..
그러면 또 이게 스트레스가 되는거에요.
욕실..
여러분은 샤워하시고 얼만큼 욕실정리하고 나오시나요?
거울이랑 세면대에 물한번 쓱 뿌리고, 수챗구멍(이 말 몰라서 또 네이버쳐보고 쓰네요.. )에
머리카락정도만 치우시지 않나요?
남편은 거기에다가 유리창 닦을때 쓰는 뽀드득 소리나는 막대 있죠?
(네이버 검색해보니 유리닦이 스퀴즈라고 하네요)
그거 두개 욕실에 걸어놓고 하나로는 유리 쓱 밀고, 다른 하나로는 바닥 싹 밀고 나와요.
남편이 그러고 나오는데, 저는 안하나요.
그럼 저도 따라해서 스트레스를 받는거에요.
시키지 않는데 눈치보여서 하는거..
딸내미들이야 재밌다고 하지만, 저는 스트레스에요.
빨래도 얼마전에 건조기 사기 전까지만 해도,
남편은 빨래 널고 대충 몇시간 계산해서 쓱 걷어요.
일요일 아침에 세탁기 돌려서, 오후에 걷고,
본인 와이셔츠 다리미로 다려놓고, 구두닦는게 남편의 일요일 오후 루틴중에 하납니다.
절대로 어떤 경우에도 빨래가 건조대에서 1박 2일을 지낸 적이 없습니다.
3. 자당 춘부장을 넘어선 어휘력과 상식
이건 남편이 책을 너무 많이 읽어서 그런거라 좋은 거긴한데,
줄임말과 유행어를 모르는 대신,
남편은 진짜 모르는 옛날말이 없어요.
유아인씨 나왔던 영화에서 어이가 없네 이거 다들 알고 계셨었나요?
네 저는 알고 있었어요.
남편이 몇번 말해줬었거든요.
어이는 맷돌의 손잡이라서, 맷돌 갈러 갔는데 어이가 없으면 어떻겠냐?
그래서 어이가 없다는 말이 생긴거고,
어이랑 어의(임금 주치의)랑은 헷갈리기 쉽다고..
비단 이런 것만 가르쳐줬겠어요.
티비 예능에서 사자성어 나오면 이건 이런 뜻이고 이런 상황에서 비롯된거라고
제가 물어볼때만 알려주긴 하는데, 진짜 모르는게 없어요.
그리고 국사랑 세계사를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저는 빗살무늬 토기에서 국사를 접었는데,
(근데 솔직히 미대나오신 분들, 빗살무늬토기의 빗살이 그렇게 중요한 디자인인가요?
개인적으로 궁금해서요)
남편은 국사랑 세계사를 섞어서 잘 알고 있어요.
왜 아관파천이 일어났는지, 단순히 임오군란때문이 아니였다 뭐 이런 식이에요.
저도 하도 듣다보니 이런 거 대충은 알아듣네요.
나중에 우리 딸들 국사시험공부는 걱정 안해도 될 정도에요.
남편은 우리 나라 국사 교육에 대해서도 말을 잘 해요.
진짜 우리 아빠랑 제부랑 밥먹을때 정치얘기 근대사 얘기해도 입다물고 있다가,
저랑만 있으면 이야기를 잘하는데,
우리 나라 국사교육의 문제는 바로
국사시험범위라고 해요.
1학기 중간고사는 기껏해야 삼국시대
1학기 기말고사는 발해랑 고려
2학기 중간고사는 조선 전기
2학기 기말고사는 조선 후기 고종때
대충 이런 식으로 배우니 정작 배워야 할,
일제강점기 및 해방이후에 대해서 사람들이 잘 모른다고
근대사 과목을 신설해야 한다고 열변을 토해요.
그리고 중3, 고3,대학교4학년때는 노동법도 배워야 한다고 해요.
근로자로서 알아야 할 기본적인 법규와 보호받는 법 등을 알아야한다고.
구구절절 옳은 소리라는 걸 알지만,
그걸 들을땐 저는 속으로
"어쩌라고?"
이 생각 밖에 안들어요.
물론 주변에서 도움이 필요하면 남편에게 물어보는 사람들도 있어요.
해고예고수당도 저는 얼마전에 알았네요.
아는 것도 많아서 제가 남편에게 이길 수 있는게 없어요.
이기고 싶은게 아니라, 저도 좀 숨쉬고 여유롭게 살고 싶은데,
선생님하고 같이 사는 그런 기분이 들때도 있어요.
더 쓰고 싶은데,
저도 직장인이라 눈치가 보여서 이만 쓰고 갈께요.
댓글 못달아 드려 죄송합니다만,
이런 남편과 사는 것도 쉽지는 않습니다.
차라리 약간 널널하고 지저분한 사람을
제가 치워가면서 사는게 스트레스는 훨씬 덜 받을거 같아요.
모두 맛점하세요.
남편따라 마침표찍는 제가 참 웃기네요.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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