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닝카가 모두 양카는 아니다

우리나라 고유 모델 현대자동차 포니가 나온 지 44년이 지났다. 역사 깊은 다른 자동차 회사보다 턱없이 짧지만, 그래도 이젠 어깨를 견줄 만큼 자랐다. 그런데 여전히 뒤떨어지는 부분이 있으니 바로 자동차 튜닝 문화다.

도로 위의 차들을 보면 대부분 무채색, 순정으로 모두 한결같다. 그렇다고 순정이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는 말도 있고 오래 봐도 질리지 않으니까.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은 다른 옷을 입으면서 자동차를 꾸미는 일은 꺼린다. 문득 가수 DJ DOC의 노래 ‘DOC와 함께 춤을’의 가사가 떠오른다. “내 개성에 사는 이 세상이에요 자신을 만들어 봐요”. 그 외 교복 바지가 반바지였으면, 청바지 입고 출근하면 좋겠다는 가사는 이제 현실이 됐다. 하지만 자동차로 개성을 표현하는 일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양카의 역사

1980년대 자동차는 경제력의 상징이었다. 당시 자가용은 집은 부자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 이후 불어 닥친 ‘마이카’열풍으로 주부나 젊은 세대도 자동차를 가졌다. 당시엔 ‘양카’라는 용어가 나오기 전이었지만, 젊은 운전자를 중심으로 드레스 업 튜닝이 자리 잡았다. 일반적으로 틴팅, 범퍼 보호대를 더하는 정도였고 일부는 고가의 애프터마켓 오디오를 얹었다.

1990년대 들어 본격적인 튜닝 시장이 꽃피웠다. 모터스포츠의 발전과 함께 기초 튜닝산업이 움직인 결과다. 당시 청년들은 차에 언더네온, 각종 스티커, 스포일러, 애프터마켓 선루프 등을 더했고 머플러 교체로 목청을 키웠다.

반면, 애프터마켓이 아닌 제조사가 합법 튜닝 모델을 내세운 적도 있다. 대우자동차 르망 이름셔가 대표적이다. 이름셔의 튜닝 내역은 현재 기준으로도 화려하지만, 당시 중형차 가격에 맞먹는 가격으로 시장에서 게 눈 감추듯 사라졌다.

2000년대 중반, 튜닝 대상이 중형과 대형, SUV, 수입차로 번졌다. 이후 ‘양카’는 전혀 다른 의미로 변했다. 요란한 겉모습이 아닌 운전자의 행동을 기준으로 삼았다. 양카는 ‘양아치+카(Car)’의 뜻이니까 비매너 운전자가 운전하는 자동차라는 원래의 의미로 변했다.

이렇듯 튜닝카는 곧 양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튜닝은 차의 성능을 올리는 목적으로 개조하는 일이며, 단어 그대로 ‘조율’의 의미도 있다. 종류도 다양하다. 흡배기 교체, 경량화, 과급기 장착, ECU 맵핑 등이 있고 주행 안정성을 높이는 서스펜션, 휠 타이어, 브레이크, 차체 보강이 있다. 꼭 어렵고 비싼 작업만 튜닝이 아니다. 사제 내비게이션 매립, 블랙박스 장착, 틴팅 같은 작업도 엄연히 자동차 튜닝 범주에 든다.

튜닝? 그거 불법이잖아!

튜닝카를 보면 모두 불법이라고 생각하는데 무조건 불법은 아니다. 규정에 맞게 차를 손보면 단속은 물론 자동차 검사도 당당히 통과할 수 있다. 다만 현실과 거리가 있는 규정이 아직 남아있어 자동차 애호가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당장 번호판 전구만 봐도 LED 사용이 불법이었다가 2016년 규제를 풀었다. 물론 흰색 한정이고 그 외의 색은 모두 불법이다.

불법처럼 보이지만 합법인 튜닝이 있다. 바로 탈부착형 오버펜더로, 플라스틱 재질에 휠 하우스 전체를 감싸며 볼트로 고정하면 구조변경이 가능하다. 대신 볼트가 아닌 양면테이프로 붙이거나 기존 차체를 변형하면 안 된다. 그 외 거대한 대포 같은 머플러도 규격(범퍼 바깥 돌출×), 소음 기준(100dB)에 맞으면 합법이다.

브레이크의 경우 주의할 필요가 있다. 브레이크 캘리퍼의 피스톤 수가 변하면 구조변경이 필요하지만 자동차 관리법에 따라 인증 받은 브레이크는 가벼운 튜닝 대상으로 구조변경이 필요 없다. 쉽게 말해 순정 부품으로 나오는 캘리퍼는 상관이 없고 애프터 마켓 제품은 인증을 받았는지 확인을 해야 한다.

튜닝 인식, 조금씩 바뀌고 있다.

우리나라는 한국자동차튜닝협회(KATMO)가 합법 튜닝 문화를 이끌고 있다. 2015년 서울 모터쇼에 나온 투싼은 불법 튜닝 같지만 KATMO에서 손본 합법 튜닝카다. 참고로 튜닝협회가 인증한 제품은 구조변경을 안 받아도 된다. 가격은 일반 제품보다 조금 비싸지만, 합법은 물론 품질도 믿을 수 있어 인증 부품을 사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최근엔 주로 외모를 꾸미는 세미 드레스 업 튜닝이 각광받고 있다. 남들과 다른 개성을 뽐내면서 이렇다 할 피해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제조사가 판매하는 튜닝 제품은 대표적으로 현대‧기아차의 튜익스, 튜온이 있다. 인기도 좋다. 가령, 현대차는 팰리세이드에 옵션으로 알콘(Alcon) 브레이크를 준비했다. 기대 이상 선택이 많아 현재는 동이 난 상태다.

튜닝을 했다고 색안경 끼고 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 진정한 양카는 차종을 가리지 않고 난폭운전을 하는 차가 아닐까. 모호한 규제로 시장을 움츠리게 만들기보단, 건전한 튜닝문화 육성으로 대기업 중심의 자동차 사업구조가 아닌 애프터마켓 시장까지 활성화되는 ‘자동차 강국’이 되길 원한다.

글 강동희 기자

사진 각 제조사, 강동희

영상 유튜브 타임머신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