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칼럼함께하는세상] 엘리베이터 문화

황온중 2019. 6. 5.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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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건물은 현대 도시의 상징 중 하나다.

고층건물에는 엘리베이터가 있다.

엘리베이터는 사람과 물건을 건물 위아래로 운반하는 기계장비인데, 한국에서는 6층 이상이고 바닥 면적이 2000㎡ 이상인 건물, 높이가 31m를 넘는 건물에는 반드시 설치하도록 법규로 강제하고 있다.

엘리베이터는 인간이 몸을 움직여 건물 내 상하로 이동할 필요 없이 자동으로 승객을 목적지로 데려다준다는 의미에서 '확장된 신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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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건물은 현대 도시의 상징 중 하나다. 고층건물에는 엘리베이터가 있다. 엘리베이터는 사람과 물건을 건물 위아래로 운반하는 기계장비인데, 한국에서는 6층 이상이고 바닥 면적이 2000㎡ 이상인 건물, 높이가 31m를 넘는 건물에는 반드시 설치하도록 법규로 강제하고 있다. 엘리베이터는 인간이 몸을 움직여 건물 내 상하로 이동할 필요 없이 자동으로 승객을 목적지로 데려다준다는 의미에서 ‘확장된 신체’라 할 수 있다.

엘리베이터는 2200년 전에 발명됐다. 고대 그리스 물리학자 아르키메데스가 밧줄과 도르래의 원리를 이용해 만든 ‘물건을 들어 올리고 내리는 장비’가 그 시초다. 구동 동력은 인력이나 동물의 힘이었다. 고대 로마에서는 노예 노동력을 이용해 검투사와 야생동물을 콜로세움으로 끌어올리거나 내리는 용도로 유사한 장비를 사용했다. 18세기 산업혁명 후에는 증기 동력 방식의 엘리베이터가 발명됐고, 밧줄 대신에 쇠밧줄이 도입됐다. 그렇지만 당시에는 안전이 확보되진 못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과학연구소장
엘리베이터가 실용화된 것은 1850년대다. 미국의 엘리샤 오티스가 1852년 전기 모터 구동 ‘추락 안전장치를 갖춘 엘리베이터’를 발명했고, 1854년 뉴욕 국제박람회에서 세상에 선보였으며, 1857년에는 최초로 상점에 그것을 설치했다. 고속 고층 승객용 엘리베이터 시대가 열린 것이다.

한동안 엘리베이터에는 버튼 조작 담당 ‘승강기 운전원’ 또는 층별 설명 업무를 맡은 ‘안내직원’이 있었다. 보통 여성 한 명이 그 일을 수행했다. 승강기 운전원 또는 안내직원이 있었을 때, 사람들은 보통 임산부, 노인, 어린이, 직장 상사, 고객 등 배려 대상자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해야 할 경우에 그들이 먼저 타게 하고 자신은 뒤따라 탑승했다. 또 내릴 때도 배려 대상자가 먼저 내리도록 했다.

기술 진보로 안전 운행과 자동 음성안내가 가능해진 데다 인건비 압박이 심해지면서 엘리베이터 안내직원은 서서히 사라졌다. 안내직원이 사라진 후,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배려 대상자를 동반한 사람이 먼저 탑승해 배려 대상자가 탈 때 문이 닫히지 않도록 ‘열림’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는 것이 예절로 정착됐다. 그가 먼저 탑승하는 것은 문을 열어두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해당 엘리베이터가 위험하지 않음을 동승자에게 알리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서구와는 달리, 한국에서는 ‘안내직원’이 없어졌어도 엘리베이터 탑승순서는 바뀌지 않았다. ‘배려 대상자 우선 탑승의 원칙’이 그대로 고수됐다. 직장 상사나 고객 등을 안내하는 사람은 ‘가고자 하는 층’을 그들에게 사전에 알리고, 그들이 먼저 탑승한 후 뒤따라 타서 출입문 쪽 버튼 앞에 서서 목적지 층수 버튼을 누르는 방식이 자리 잡았다. 한국은 후발 공업국이라 엘리베이터의 기술적 안전성이 충분히 확보된 후 기기가 널리 보급됐기 때문에 엘리베이터를 ‘위험한 기기’로 인식하는 미국이나 유럽 사람과는 다른 태도를 보이게 된 것으로 해석한다.

한국사회의 엘리베이터 탑승순서 규범이 전 지구 표준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비난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탑승객을 위험에 빠뜨릴 가능성이 없다면 비난받을 일이 아니라고 본다. ‘타인 배려’라는 행위의 목적은 같되 그 행위 양식만 다를 뿐이다. 문화에는 우열이 없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과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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