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주점 직원 살인.."영업 끝" 말에 3시간뒤 흉기보복
경북 포항 유흥업소 30대 여종업원 사망
성매매 종사자 살해 위험 일반 직군의 17배
유흥업소 종사자 "한달에 2~3번 협박 당해"
![대구 도심의 성매매 집결지였던 중구 도원동 ‘자갈마당’. [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903/11/joongang/20190311153811888lppk.jpg)
김씨는 북구 창포동에 있는 자신의 원룸으로 돌아가 3시간 동안 술을 마셨다. 이후 흉기를 챙겨 오전 4시쯤 택시를 타고 해당 유흥주점으로 향했다. 김씨는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가게 앞에 앉아있던 A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뒤 주저앉았다. 다른 종업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횡설수설하며 현장에 앉아있던 김씨를 체포했다. 목 부위를 찔린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포항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김씨는 기초수급자로 가족 없이 원룸에서 혼자 거주해왔다.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하던 그는 결국 경찰에 "(피해자가) 영업시간이 끝났다고 하길래 나를 무시하는 것 같아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김씨가 살인 혐의로 구속된 후 그의 원룸을 정리하기 위해 면회 온 지인은 경찰에 "평소 (김씨가) 술만 먹으면 난폭해졌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처럼 유흥업소 종사자를 대상으로 하는 살인 등의 강력범죄는 끊이질 않고 있다. 경찰청 에 따르면 2017년 발생한 살인이나 살인 미수 범죄 825건 중 유흥접객업소에서만 40건이 발생했다. 아파트(180건), 단독주택(161건), 노상(136건)에 이어 네 번째다. 성매매 종사자들이 살해당할 위험이 다른 직업군에 비교해 적어도 17배 높다는 경기도여성가족연구원(2016년)의 연구 결과도 있다.
제주에서는 지난 2017년 3월 선원 김모씨(41)가 모텔에서 유흥주점 여종업원을 목 졸라 살해했다. 김씨는 종업원이 성관계를 거절하자 화가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다. 같은 해 강원도 원주에서는 손님이 성매매를 요구했다가 여성 업주에게 거절당하자 화장실에서 업주의 목을 졸라 실신시키고 업주의 몸에 불을 붙여 살해하려고 한 사건도 있었다.
![경북 포항북부경찰서 전경. [사진 포항북부경찰서]](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903/11/joongang/20190311153812096pmqp.jpg)
10년 전쯤 경기도의 한 유흥주점에서 일했던 30대 여성 B씨는 "술 먹고 성매매까지 이어지는 이른바 '방석집' 같은 곳은 대부분 1명당 15만원에 한상차림으로 내준다"며 "1시간에서 1시간30분단위로 접대하는데 시간이 다 되도 가지 않는 손님을 보내느라 다들 애를 먹는다"고 말했다.
다른 여종업원 C씨는 "보통 성매매 때문에 여종업원들이 경찰에 신고를 못 하니 손님들이 자기 마음대로 하기 위해 욕하고 위협하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 가게의 경우 나가지 않고 행패를 부리면 가게를 지키는 남성들이 와서 끌어내는데 지방 등 열악한 곳이라면 직접 실랑이를 하기에 그대로 폭력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 달에 2~3번꼴로 협박을 경험한다고 털어놓았다. B씨는 "한 손님이 일본 사시미 칼이라며 들고 와 테이블 위에 꽂아놓고 술을 마신 적이 있는데 이럴 경우 어떻게 시간이 다 됐다고 말하겠느냐"고 했다.
범죄행위는 빈번하지만 강력 범죄가 아니고서야 실제 신고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신고했다가 성매매로 적발되면 업주와 여종업원들이 벌금을 내야 해서다. 최문태 경북경찰청 강력계장은 "그동안 포항 유흥업소 거리에서 폭력 등 사건이 벌어졌다고 신고가 들어온 건 거의 없었다"며 "만약 유흥업소 종업원이 피해자로 신고가 들어오면 사건을 처리한 뒤 경미범죄심사위원회를 열거나 검찰과 상의해 불기소 처분을 내리는 등 따로 처벌한다"고 말했다.
포항·인천=백경서·최은경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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