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라 해트트릭.. '암스테르담의 기적' 일궜다

서필웅 2019. 5. 9.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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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은 흔하게 일어나지 않아 기적이라 불린다.

그렇기에 9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열린 토트넘과 아약스 간의 2018~2019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4강 2차전 전반전이 끝났을 때 또 한 번의 반전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았다.

믿을 수 없는 대역전 승부를 완성한 토트넘 선수들은 마음껏 환호성을 질렀고, 명승부의 희생양이 된 아약스 선수들은 망연자실한 채 경기장에 주저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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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아약스 꺾고 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 / UCL 4강 2차전 극적인 역전승 / 전반에 2골 실점 패색 짙었지만 / 후반에만 3골 몰아치며 대반전 / 손흥민 조역.. 팀 승리 디딤돌 역할 / 득점 욕심 대신 수비수 유인 주력 / 한국 선수론 두번째 꿈의 무대에
루카스 모우라. AP연합뉴스
‘기적’은 흔하게 일어나지 않아 기적이라 불린다. 그렇기에 9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열린 토트넘과 아약스 간의 2018~2019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4강 2차전 전반전이 끝났을 때 또 한 번의 반전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았다. 이는 뒤지고 있는 토트넘 팬들조차 마찬가지였다. 전 세계 축구팬들이 불과 하루 전 리버풀이 만들어낸 ‘안필드의 기적’을 지켜봤기 때문이다. 그 경기에서 리버풀은 1차전 0-3의 패배를 극복해내고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FC바르셀로나에 2차전을 4-0으로 승리하며 1, 2차전 합계 4-3으로 극적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이 기적을 위해 90분의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토트넘에게는 시간이 45분밖에 없었다. 전반이 끝나고 전광판에 찍혀 있는 점수는 0-2. 1차전을 0-1로 패해 1, 2차전 합계 점수는 0-3에 달했지만 45분 후 최후의 승리자는 토트넘이었다. 토트넘이 후반에만 3골을 몰아넣고 이날 경기에서 3-2로 승리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토트넘은 1, 2차전 합계 3-3, 원정 다득점 우선 규칙에 의해 결승에 진출했다. ‘안필드의 기적’에 이어 하루 만에 ‘암스테르담의 기적’이 쓰여졌다.
 
전반은 완전한 아약스의 페이스였다. 토트넘은 경기 시작 5분 만에 마타이스 더리흐트(20)에게 헤딩골을 허용했고, 전반 35분에는 하킴 지예흐(26)에게 추가골을 내줬다. 모든 상황이 절망적으로 돌아가자 마우리시노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수비형 미드필더 빅토르 완야마(28)를 빼고 장신 스트라이커 페르난도 요렌테(34)를 투입하는 ‘올인’ 전략을 펼쳤다. 요렌테를 이용한 포스트플레이라는 승부수가 맞아떨어져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고, 토트넘 2선 공격수들의 공격력이 살아났다. 이 과정에서 영웅이 탄생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열린 아약스와 토트넘 간의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 2 차전 경기에서 토트넘 선수들이 3번째 골을 기록한 후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바로 루카스 모라(27)가 영웅이었다. 모라는 후반 10분 역습상황에서 알리가 접어놓은 공을 골문 정면으로 달려들며 차 넣어 골망을 갈랐다. 4분 뒤에는 문전 혼전상황에서 또 한 골을 득점해냈다. 이제 1득점만 더하면 원정 다득점 우세규칙에 의해 토트넘이 승리할 수 있는 상황까지 왔다. 모라가 경기 종료 직전 마지막 한 골마저 만들어냈다. 후반 추가시간 6분 델리 알리(23)의 감각적인 패스를 받아 날린 왼발 논스톱 슈팅이 골키퍼의 손끝을 살짝 비켜나가며 골네트를 갈랐다. 믿을 수 없는 대역전 승부를 완성한 토트넘 선수들은 마음껏 환호성을 질렀고, 명승부의 희생양이 된 아약스 선수들은 망연자실한 채 경기장에 주저앉았다.

그동안 토트넘 선수단 내에서 충실한 조역 역할을 해온 모라는 이날 해트트릭으로 주인공 역할을 완벽히 해냈다. 모라 대신 손흥민(27)이 조역을 자처해 역전의 디딤돌을 만들었다. 전반 팀 공격을 주도했던 그는 후반에는 골 욕심을 내는 대신 수비수들을 유인해 동료들에게 공간을 만들어주는 데에 주력했고 이는 3골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이런 희생정신은 높은 평가를 받아 후스코어드닷컴은 그에게 10점 만점의 모라 다음으로 높은 7.9점의 평점을 부여했다. 이로써 손흥민은 UCL 결승무대에 나설 역대 두 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박지성이 2008∼2009시즌, 2010∼2011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두 번 결승무대를 밟았고, 이후 다시 한국 선수가 나서는 UCL 결승을 보기까지 8년이나 걸렸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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