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4일 앞두고 만학도들에게 날아든 '퇴학 통지'
[경향신문] ㆍ대전예지중고 무슨 일?

학내 갈등 끝에 이사진 복귀 교사 징계에 반발 학생 농성 27명에 ‘보복성’ 퇴학 처분 ‘대학입학 예정인데…’ 충격
“졸업을 4일 앞두고 퇴학시킨다는 게 말이 됩니까?”
송순임씨(50)는 가정 형편 때문에 배움을 이어가지 못하고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바로 생업에 뛰어들었다. 결혼하고 아이들을 키운 뒤 ‘배움의 한’을 풀기 위해 찾아간 곳이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인 대전예지중고등학교였다. 2015년 대전예지중고에 입학해 4년 동안 중·고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2일 졸업할 예정이던 송씨에게 날벼락 같은 소식이 날아든 건 지난 29일이었다. 학교 측은 이날 송씨에게 학교선도규정 위반을 이유로 퇴학을 통보했다. 송씨는 뒤늦게 사회복지사가 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올해 2년제 대학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할 예정이었다. 그는 31일 “대학에서 8일까지 졸업증명서를 내지 않으면 합격이 취소된다고 연락이 왔다”며 “못 배운 설움 때문에 찾아온 학생들의 배움의 기회를 학교에서 막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했다.
퇴학 통지를 받은 학생은 송씨만이 아니다. 학교 측에서는 모두 27명의 만학도에게 퇴학 통지를 했다. 이들 중에는 고교 졸업예정자가 10명 이상이고, 8명은 졸업 후 대학 진학도 앞두고 있다. 대전예지중고는 배움의 기회를 놓친 만학도나 학업중단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중·고교 각 2년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대전 유일의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이다. 이 학교는 2016년 교사와 학생들이 이사장의 전횡을 폭로하면서부터 수년간 학내 갈등을 반복했다. 교육청이 재단 이사진의 취임 승인을 취소하고 임시 이사진을 파견해 일단락되는 듯했던 학내 갈등은 지난해 기존 이사진이 소송을 통해 권한을 되찾고 복귀하면서 다시 시작됐다. 재단 이사회가 지난 7일 교장과 교사 19명을 직위해제하자 학생들이 열흘 넘게 교육청에서 농성을 벌였고, 학교 측은 학생들이 농성을 풀고 복귀한 직후 퇴학 처분을 내렸다.
대전예지중고 총학생회와 총동문회는 이날 “행정조치가 내려진 후 보복을 하듯 학생들을 학교 밖으로 내몰았다”며 “퇴학 처분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과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그동안 수업거부와 해교행위 등으로 선도규정을 위반한 것에 대한 정당한 절차이고, 졸업생 일부는 수업료 미납이 이유”라고 했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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