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다시보기] 꿈에 그리던 오픈카..골프 카브리올레는 2,000만 원!

<로드테스트>가 새로이 준비한 이 주의 중고차 2탄. 그 주인공은 폭스바겐 골프 카브리올레다. SK엔카 진단을 마친 매물을 엄선해 소개한다.

오픈카. 여전히 우리에게 생소한 단어다. 누구나 한 번쯤 뻥 뚫린 천장을 상상하지만 비싼 값과 부족한 실용성 때문에 머뭇거리기 일쑤다. 우리네 도로에 오픈카가 가물에 콩 나듯 보이는 이유. 그래서 준비했다. 중고로 돌아온 6세대 골프 카브리올레는 실용적이면서도 비싸지 않다.

1979년 등장한 1세대 골프 카브리올레

시작부터 그랬다. 골프 카브리올레는 처음 나왔던 1979년부터 ‘대중을 위한 오픈카’로 인기를 끌었다. 합리적인 가격의 콤팩트 카가 네 개의 시트를 달고도 고급 차처럼 지붕을 열었으니까. 이후 인기리에 판매를 이어나가 6세대까지 명맥을 잇는다.

2012년 6세대 골프 카브리올레 국내 출시 가격은 4,390만 원이다. 이후 약 7년이 흐른 지금 중고차 시세는 1,399만 원(2019년 2월 7일 기준)이다. 비록 중고차지만 무려 3,000만 원 값이 줄면서 더욱 대중의 오픈카다운 모습으로 바뀌었다.

이런 골프 카브리올레를 더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직접 중고차 매장으로 달려갔다. 보험 이력과 매매 이력 하나 없고 약 3만2,800㎞를 달린 2012년식 중고차다. SK엔카는 전문 평가사의 진단결과를 매매 후 3개월 혹은 5,000㎞ 주행거리(선도래 우선)까지 보증한다. 다만 이 매물의 경우 워낙 상태가 말끔해 값은 시세보다 다소 높은 2,150만 원이다.

첫눈에 지붕이 먼저 들어왔다. 천 소재 소프트톱을 쓰는 오래된 컨버터블은 색이 빠져 희끄무레해지기 쉽기 때문이다. 다행히 실물로 확인한 상태는 멀쩡했다. 짧은 주행거리에서 엿볼 수 있듯 지하주차장에 고이 주차해 놓았던 모양이다.

이 지붕이 골프 카브리올레 강점이다. 열었을 때 말끔하게 수납할 수 있고, 닫았을 때 팽팽하게 펼쳐져 쿠페 같은 실루엣을 그린다. 워낙 팽팽해 고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그리고 안쪽에 흡음 층을 덧대 방음에도 신경 썼다. 직접 만난 중고차 역시 두툼하고 팽팽한 지붕이 돋보였다.

센터콘솔 앞 버튼 하나로 지붕을 여닫을 수 있다

소프트톱만의 강점도 당연하다. 열었거나 닫았을 때 무게중심 이동이 적은 건 널리 알려진 사실. 여닫는 속도도 빠르다. 단 9.5초 만에 열리고 11초 만에 닫힌다. 앞 유리창 위편 접합부까지 모두 자동이기 때문에 버튼 하나만 눌러주면 된다. 시속 30㎞까지는 달리면서 여닫을 수 있다. 이때 소음을 줄이기 위해 2개의 유압식 장치마저 꽁꽁 싸맸다.

바이 제논 헤드램프가 들어갔다
LED 테일램프와 17인치 휠

비싼 컨버터블인 만큼 부티 나는 화장도 눈에 띈다. 일반 골프 TDI와 달리 앞쪽엔 LED 주간주행등을 더한 바이제논 헤드램프, 뒤쪽엔 LED 테일램프가 들어간다. LED 빠진 일반 골프가 좀 더 나이 들어 보였던 점을 감안하면 반가운 장치다.

시트 한쪽에 마련된 손잡이를 당기면 2열로 들어갈 수 있다

공간은 예상외로 널찍하다. 겨우 길이 4,245㎜에 불과한 작은 차가 뒷좌석 무릎 공간을 833㎜나 뽑아냈다. 참고로 최신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뒷좌석 무릎 공간이 919㎜다. 큼직한 E 세그먼트 세단보다 86㎜ 짧은 셈. 성인 남성이 앉는 데는 문제없으나 장거리는 다소 힘든 공간이다. 어린 자녀를 태운다면 큰 무리는 없을 듯하다.

지붕을 열든 닫든 트렁크 용량은 250L다

짐 공간도 꽤 넓다. 지붕을 열든 닫든 상관없이 250L다. 더욱이 뒷좌석을 50:50으로 접을 수 있어 해치백 공간 활용성까지 넘본다. 모두 공간 적게 차지하는 소프트톱 덕분이다. 참고로 카브리올레가 기본 골프보다 전체 길이 45㎜ 더 길다.

오르간 방식 페달과 덮개가 마련된 센터터널 수납공간

실내 스타일은 당시 폭스바겐이 그랬듯 그저 간결하다. 폭스바겐답게 적당한 소재를 빈틈없이 짜 맞췄다. 편의사양도 보통 수준. 열선 시트, 좌우 독립식 풀오토 에어컨, 오르간 방식 페달 정도를 내세울 수 있겠다. 통풍 시트는 없다.

준중형급임에도 문짝 아래 수납 공간과 글러브 박스 마감이 고급스럽다

보통 7년 정도 지나면 이곳저곳 세월의 흔적이 남기 마련이다. 특히 사람이 타는 실내에선 버튼 조명이 꺼진다든가 글씨가 닳아 없어지기 쉽다. 그러나 짧은 주행거리를 대변하듯 직접 살펴본 매물은 신차급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시트 가죽도 엉덩이 부분이 조금 늘어난 운전석을 빼면 흠잡을 구석은 없다.

2.0L 디젤 엔진이 들어간다

보닛 아래엔 2.0L 디젤 엔진을 품는다. 최고출력은 평범한 140마력에 그치지만 최대토크 32.6㎏·m를 1,750rpm부터 끌어내 제법 경쾌하게 달린다. 변속기는 클러치를 직접 맞물리는 6단 듀얼클러치. 시속 100㎞까지 9.9초 만에 가속하며, 최고속도는 시속 205㎞다.

골프 카브리올레 비틀림 강성은 1만3,500Nm/degree

내심 170마력짜리 GTD 엔진이 절실한 이유는 탄탄한 차체 때문이다. 지붕을 덜어낸 만큼 앞 유리창과 차체 아래에 온갖 보강재를 덧대 비틀림 강성을 끌어 올렸다. 당시 컨버터블 중에서 단연 최고 수준인 1만3,500Nm/degree(차체를 1° 비트는 데 필요한 힘)의 비틀림 강성을 자랑한다. 강한 골격은 견고한 주행감은 물론 찌그덕 거리는 소리까지 잠재운다.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 변속 레버. DSG 각인이 선명하다

작은 차체, 듀얼클러치 변속기, 그리고 디젤 엔진까지 효율 좋은 세 가지 조합이 어울려 연비는 대단하다. 2012년 인증 당시 복합연비 16.7㎞/L다. 고속연비는 L당 20.1㎞. 실제 소유주 평가도 연비만큼은 확실하다고.

롤 오버 프로텍션. 차가 전복되는 순간 0.25초 만에 튀어나와 승객을 보호한다

2012년식인데 첨단장치는 기대 않는 게 좋다. 코너를 더욱 적극적으로 돌아나갈 수 있게 돕는 전자식 디퍼렌셜 록(EDL)과 0.25초 만에 튀어나와 승객을 보호하는 '롤 오버 프로텍션' 정도가 눈에 띈다. 물론 언덕길 밀림방지 장치, 차체 자세 제어 장치 등이 들어가지만 요즘엔 거의 모든 차가 넣는다. 긴급 제동 보조 장치나 차선 이탈 보조 장치는 당시 이 차급에선 누리기 힘든 첨단 장치다.

폭스바겐 골프 카브리올레는 중고차가 되어 대중을 위한 컨버터블이라는 본질에 더욱 가까워졌다. 6세대를 끝으로 7세대부터는 카브리올레가 나오지 않아 나름대로 구형 느낌도 적다. 2월 7일 현재 SK엔카에 등록된 매물은 총 15대. 디젤 엔진을 얹은 만큼 주행거리는 짧지 않은 편이다.

골프 카브리올레는 지난 2015년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에 중심에 있던 엔진 형식 EA189 디젤 엔진을 얹었다. 대상은 2012~2014년 판매한 490대다. 지난 2018년 환경부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리콜을 진행했다. 리콜을 받은 차는 리콜 시점으로부터 2년 안에(주행거리 25만㎞ 이하) EGR 밸브, 연료 레일, 고압 펌프 등 관련 부품 11개를 무료로 수리 받을 수 있다.


6세대 폭스바겐 골프 카브리올레 연도별 시세(2월 7일 기준, SK엔카 제공)

글 윤지수 기자, 사진 임근재 실장(www.studio-z.co.kr), 취재협조 SK엔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