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조업 리쇼어링', 中 '첨단 상품 질적 성장', 獨 'AI 역량 강화'.. 한국의 준비상황은?

이재은 기자 2019. 3. 14.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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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 산업혁신 정책

페터 알트마이어 독일 경제에너지 장관은 지난달 독일의 핵심 산업 기술의 보호와 육성을 골자로 한 '국가산업전략 2030'을 발표했다. 지멘스, 바스프, 도이체방크 등 국가 이익에 크게 이바지하는 기업이 해외 자본에 매각돼 핵심 기술이 해외로 유출되지 않도록 일시적으로 국가가 기업의 지분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전 세계적으로 보호주의 기조가 강해지자 정부가 산업 보호에 적극 개입하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알트마이어 장관은 "미국과 유럽, 아시아 3대 경제 블록 사이에 미래 산업 선점을 위한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독일이 수동적인 관찰자로 전락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중국이 챔피언 기업을 적극 지원하는 것처럼 독일도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비슷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혁신성장 시대를 맞아 독일,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 산업 강국들이 미래 산업 선점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국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개념이 2016년 클라우스 슈왑 세계경제포럼 회장을 통해 알려졌지만, 이들은 그전부터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빅데이터·스마트팩토리 등이 융합된 첨단 산업으로의 전환을 준비해왔다.

◇독일, 인공지능에 60억유로 투자 전통 제조업 강국인 독일은 2012년부터 '인더스트리 4.0'이라는 제조업 혁신 전략을 가동했다. 독일 기업의 제조업 경쟁력에 정보통신기술을 결합해 산업 주도권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인더스트리 4.0의 일환으로 지난 7년간 자국 기업에 스마트 팩토리 기술이전을 지원하는 등 '스마트 제조'에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 7년간은 AI 역량 강화에 힘쓴다. 지난해 말 독일 정부는 2025년까지 인공지능 분야에 30억유로(약 3조38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민간 주도의 인공지능 투자 규모도 30억유로까지 늘려 총 60억유로를 쏟아붓겠다는 계획이다. 'AI 메이드 인 저머니(made in Germany)'를 목표로 인공지능 연구개발(R&D)과 전문가 육성을 지원하고 독일 산업의 주축인 자동차·제조업·헬스케어의 AI 경쟁력을 높이는 데 역점을 뒀다.

미국도 지난 2012년부터 제조업 부활 정책의 하나로 '첨단 제조 파트너십'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정부·학계가 협력, 신기술에 투자해 생산시설을 재편하고 이를 통해 해외로 빠져나간 제조업을 미국으로 되돌리는 리쇼어링(reshoring)이 목표다. 이를 위해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는 안보·첨단 소재·로봇공학·제조 공정 등 4대 지원 분야를 선정했다. 민관 협력 혁신연구소를 통해 3D 프린팅, 경량화 금속 제조, 친환경 에너지 등 제조업 기술 혁신과 생산 단가 절감도 지원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여기에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 등을 통해 리쇼어링과 제조업 활성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中, 제조강국 목표… 日, 로봇산업 육성 중국은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에서 최첨단 기술과 신제품을 대거 선보이면서 IT 굴기(崛起) 야망을 드러냈다. 중국은 2015년 '중국제조 2025'를 내놓고, 앞으로 30년간 3단계에 걸쳐 세계 1위 제조 강국이 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중국의 핵심 부품 국산화율을 2025년 70%까지 끌어올리고 반도체·로봇·자율주행차·항공 등 10대 전략산업에 대한 대대적 투자와 지원을 통해 세계 대표 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은 4차 산업혁명을 장기불황에서 벗어나게 해줄 동력으로 삼고 범국가적 차원의 '신산업구조비전' 정책을 추진 중이다. 자율주행차를 포함한 차세대 모빌리티, 스마트 생산·보안·물류·소매·농업, 주택·에너지·도시 중심의 스마트 생활, 건강 증진 등을 신산업구조비전의 4대 전략적 실천 과제로 지정했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간병로봇을 늘려 860만명에 육박하는 간병인 수요를 2035년까지 '제로'로 만든다는 구상이 그 중 하나다.

◇한국, '4차 산업혁명 대응 권고안' 예정 문재인 정부는 혁신성장과 소득주도성장을 핵심 정책으로 내세웠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제조업 혁신'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이달 산업통상자원부는 향후 3년간 연간 3조2000억원을 투입해 산업기술 연구개발(R&D)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국가 차원에서 큰 틀의 산업 혁신 전략은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연내로 '4차 산업혁명 대응 권고안'을 만들어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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