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그냥 타고 다니는 물건이라는 예전의 인식과 달리 요즘은 많이 달라졌다. 엔진오일은 기본이고 냉각수에 이어, 타이어에 신경 쓰는 사람도 많아졌다. 그만큼 자동차 하체도 관리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타이어는 보면서 정작 서스펜션엔 관심 없는 사람이 있다.
쇼바? No!

많은 사람이 ‘쇼바’라고 하지만 정식 명칭은 쇼크 업소버(Shock Absorber), 혹은 댐퍼(Damper)다. 배터리를 ‘밧데리’라고 하듯, 일본어 잔재인 줄 알았으나 우리나라 자체에서 나온 콩글리시다. 일본어 사전을 보면 쇼크 업소버는 ‘숏쿠 아부소바(ショック アブソーバー)’라고 하고, ‘쇼바(しょば)’는 ‘조폭들 간의 세력권’이라고 한다. 아마도 업소버를 압쇼바라고 하다가 ‘압’을 ‘앞’으로 착각해 앞쪽은 앞 쇼바, 뒤쪽은 뒤 쇼바로 잘못 불렀고, 나중에 앞과 뒤를 합쳐 ‘쇼바’로 자리 잡은 게 아닐까.
최초의 쇼크 업소버

원시적인 쇼크 업소버는 이미 1897년부터 마차에 있었다. 하지만 단순히 판 스프링 위에 고무를 끼워 넣은 수준에 그쳤다. 기계적인 구조를 갖춘 최초의 쇼크 업소버는 프랑스의 스루폴트(Truffault)가 만든 마찰형 쇼크 업소버다. 스루폴트는 1898년, 자전거에 쇼크 업소버를 얹고 베르사유 자전거 경주에서 우승했다.
스루폴트의 쇼크 업소버는 1901년 미국의 에드워드 하트포드(Edward Hartford)를 만나 더욱 완성도를 높였다. 이들은 함께 하트포드 서스펜션 회사(Hartford Suspension Company)를 세웠다. 미국 뉴저지 주에 자리한 공장에서 ‘스루폴트-하트포드(Truffault-Hartford)’라는 제품을 만들어 유명세를 탔다.
결과는 성공적. 1904년 하트포트의 쇼크 업소버를 얹은 브레이저-리차드(Braiser-Richard) 자동차가 고든 베넷 컵 레이스(Gordon Bennett Cup race)에서 우승했다. 당시 쇼크 업소버는 한 쌍의 레버와 회전축, 그리고 고무 밴드로 만들었고 레버 암 한쪽은 프레임에 달았다. 요즘 기준으로는 볼품없어도 당시엔 최신 기술을 양껏 담은 최초의 자동차용 쇼크 업소버이였다.
쇼크 업소버는 1912년, 유압식으로 한 차원 진화했다. 당시 올림피아 모터쇼에 나왔던 폴리르호 카뷰레터(Polyrhoe Carburettors) 자동차에 들어간 텔레스코(Telesco) 쇼크 업소버가 주인공이다. 댐퍼 안에 스프링과 오일, 밸브 등을 넣었다. 이후 1927년 포드 모델 A에 들어가면서 다른 자동차 회사도 사용했다.


현재는 전자식으로 조절하는 어댑티브 쇼크 업소버가 나오고 있다. 많이 알려진 쇼크 업소버 제조사는 S&T 모티브, 만도, ZF 삭스(SACHS), 가야바(KAYABA), GAB, 빌스테인(BILSTEIN), 올린즈(OHLINS), 코니(KONI), 테네코(TENNECO), SQQI가 있다.
그래서 얼마나 중요한데?

자동차의 서스펜션은 크게 스프링, 스테빌라이저, 그리고 쇼크 업소버로 이룬다. 쇼크 업소버는 스프링이 상하 진동, 충격을 완화하면서 만드는 반동을 잡는다. 이런 현상을 얼마나 잡는지에 감쇠력이라는 단어를 쓴다. 감쇠력이 크면 승차감이 딱딱해지고 작아지면 물렁해진다. 스테빌라이저는 좌, 우 흔들림을 줄인다.
흔히 빨리 달리거나 역동적인 주행을 하려면 무조건 단단한 쇼크 업소버를 끼워야한다고 한다. 하지만 쇼크 업소버가 너무 단단하면, 오히려 노면이 울퉁불퉁한 곳에서 타이어가 공중으로 뜰 수도 있다. 핸들링 성능이 안 좋아지는 선에서 끝나면 다행이지만, 최악의 경우 노면을 붙들지 못 해 사고로 이어진다.
만약 쇼크 업소버 없이 스프링만 달고 주행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네덜란드의 정비사 겸 유튜버인 마스터 마일로(Master Milo)가 궁금증을 풀어줄 영상을 올렸다. 실험에 사용한 차는 1세대 포드 포커스 왜건으로, 댐퍼에 구멍을 뚫고 내부 오일을 모두 뺐다.
극단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려고 험한 비포장도로에서 운전했지만, 그래도 우리가 알고 있던 움직임과 사뭇 달랐다. 스프링이 충격으로 들쑥날쑥 하는데 날뛰는 스프링을 잡아줄 쇼크 업소버가 없어 계속해서 출렁거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승차감이 떨어지고 요철 구간에선 울렁울렁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쇼크 업소버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3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심한 코너가 아닌데도 많이 쏠린다는 느낌으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이 방법은 감각이 예민한 편이어야 한다. 두 번째는 차를 리프트에 띄웠을 때 쇼크 업소버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만약 축축하게 젖어있다면 내부에 있던 오일이 샌다는 뜻으로 교체하는 게 좋다. 세 번째는 차를 아래로 꾹 누를 수 있는 부분을 찾아서 3~4차례 세게 눌렀다 떼면 된다. 쇼크 업소버에 문제가 있으면 차체가 눈에 띄게 출렁대면서 원래대로 돌아간다.
사실 쇼크 업소버는 쉽게 고장 나지 않는다. 자동차를 산 뒤에 평범하게 타고 다니면 폐차할 때 까지도 멀쩡한 부품 중에 하나다. 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사람이 많이 타거나, 과속방지턱을 빠른 속도로 넘어 다닌 적이 많으면 한 번쯤 상태를 확인하는 게 좋다. 특히 스프링만 다운스프링으로 바꿔서 차고를 낮췄으면 쇼크 업소버는 계속해서 눌려있는 상태나 다름없어서 더더욱 확인이 필요하다.
글 강동희 기자
사진 각 제조사, 위키피디아
영상 유튜브 mastermilo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