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도 "정치에 테러 이용말라" 터키에 항의..대사 초치(종합)

2019. 3. 21.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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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선거집회 발언 외교갈등 불러..호주 총리 "발언 철회하라"
터키 관영 매체 "터키·호주 외무 전화 통화"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EPA=연합뉴스]

(서울·이스탄불=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하채림 = 뉴질랜드 테러와 관련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선거 유세 발언이 터키와 호주의 외교갈등을 일으켰다.

호주 정부는 20일(캔버라 현지시간) 호주 주재 터키대사를 불러 갈리폴리 전투(터키명, 차나칼레 전투) 등과 관련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에 항의하고 발언 철회를 요구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호주 정부는 또 다음달 터키 차나칼레에서 갈리폴리 전투 추모 행사에 방문하려는 자국민은 주의를 기울이라는 여행 주의보를 발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호주인 뉴질랜드 테러범과 제1차 세계대전 참전 호주군을 동일 선상에 놓는 발언으로 호주의 반발을 샀다.

앞서 주말 지방선거 집회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호주인 테러범 브렌턴 태런트가 스스로 촬영한 영상의 편집본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면서 서방에 '이슬람혐오'(Islamophobia)가 만연하다고 비난했다.

에르도안은 19일 갈리폴리 전투를 언급하면서 "호주와 뉴질랜드가 장거리 파병을 한 유일한 동기는 우리가 무슬림이고 그들이 기독교인이라서다"라고 주장했다.

그 전날에는 또 반무슬림 정서로 터키에 오는 호주인과 뉴질랜드인은 선조들처럼 '관에 담겨' 고향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극언에 가까운 발언을 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런 발언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모든 옵션을 고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리슨 총리는 시드니의 라디오 방송 2GB에서 "나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이 명백히 모욕적이고 대단히 불쾌할뿐 아니라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AP=연합뉴스]

모리슨은 캔버라에서 취재진에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은 '안작(1차 대전 참전 호주·뉴질랜드군)의 역사를 모욕하고 갈리폴리의 석판에 새긴 약속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갈리폴리의 석판에 새긴 약속이란 터키 '공화국의 아버지'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가 갈리폴리 전선에 묻힌 안작군의 안식을 약속한 것을 가리킨다.

터키대사 초치 후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이날 머리스 페인 호주 외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이 보도했다.

통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갈리폴리 전투는 1차 세계대전 당시 1915년 터키에서 영국·호주·뉴질랜드 등 연합군과 터키군 사이에서 벌어진 전투로, 양측에서 총 50만명이 넘는 전사자가 나왔으며 호주군도 수천명이 숨졌다.

이에 앞서 윈스턴 피터스 뉴질랜드 외무장관 겸 부총리도 터키 정치권이 이번 테러를 정치화하는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뉴질랜드를 방문한 터키 부통령에 이런 우려를 직접 전달했다.

eng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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